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698) /////// 2012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 김현희

[하지연 (하현식)]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698) /////// 

2012년 평화신문 신춘문예 / 김현희

그늘 / 김현희

후박나무가 젖은 잠을 털어내고

며칠 품었던 그늘을 꺼내 펼쳐놓는다

나무가 제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바로 이때,

햇빛은 나무들의 거울이다

이리저리 몸을 비추느라 눈이 부신 나무들

거울의 각도에 따라 키는 늘어나고 줄어든다

나무의 품을 통과한 빛은 오직 검은 빛

제 몸이 푸르다는 걸 아는 나무는 세상에 없다

키만큼 깔리는 그늘멍석

둥근 그늘 속으로 한바탕 새소리가 내려앉는다

부리에 쪼인 그늘에 구멍이 났다

입이 가려운 참새들, 수다스런 풍경을 물고 건너편 회화나무로 날아간다

가지마다 소리가 열리고

저편 하늘이 넓어졌다

새들의 부산한 날갯짓에 낮은 한 뼘씩 줄어든다

이곳에 먼저 터를 잡은 후박나무, 가장 넓은 평수를 차지했다

지난여름 뼈마디를 늘리던 손

바람에 그늘이 찢어지고 나무의 거울도 금이 갔다

폭설에 팔 하나를 잃고 끙끙 앓던 나무

아름드리 저 품에 우레를 피해 몸을 웅크리던 절박한 순간들이 숨어있다

사라진 가지를 기억하는 박새가 후박나무를 맴도는 동안

나무는 내내 환상통을 앓았다

바람이 후박향을 물고 빠져 나간다

바람의 손짓 따라 그늘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당선소감] 진심이 담긴 시를 짓겠다

무언가 뒷덜미를 당기는 증상에 잔병치례를 했던 날들, 원인 모를 고열이 온 몸에 열꽃으로 피던 날,

원인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문학이 나를 치유했다. 중년을 새롭게 설계하는 힘이었다.

조금 늦게 만났지만 나의 결핍을 시로 메우리라.

공백으로 남을 뻔했던 나의 이력에 새로운 파일을 첨부해주신 평화신문과 이승하ㆍ정호승 두 분 심사위원님께 거듭 감사를 드린다.

잡초 가득한 묵정밭에 시의 씨를 뿌리게 해주신 마경덕 선생님, 방송대 국문과 교수님들께도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함께 공부한 문우들과 친구 강옥, 내 시의 첫 번째 독자인 아들 이안,

철 지난 공부에 불평없는 외조를 해준 남편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모두에게 진심이 통하는 시를 짓는 시인이 되고 싶다. 일찍 고인이 된 부모님이 무척 그리운 날이다.

[심사평] 자연스럽게 와 닿는 주제의식, 수난을 통해 존재감 얻어가는 과정도 신선

투고자들이 '평화신문'이라는 발표 지면을 염두에 두지 않고 시를 쓰고 있어서 이 점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종교인으로서 전교나 신앙심 표현을 위해 의도성을 갖고 쓴 작품이라면 문학적 진실에 못 미칠 수 있어

내심 걱정하며 심사에 임했는데 그런 작품이 많지는 않았다.

<책의 장례>를 쓴 김은호,

<나는 풍경이 아니다>를 쓴 정지윤,

<손톱>을 쓴 예시인,

<오징어먹물 B2, 혹은 자산어보에 대한 고찰>을 쓴 황옥경,

<목이>를 쓴 김현희 다섯 분은 모두 운이 따라주지 않아서 아직 등단을 못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군의 작품이 눈에 안 띄는 대신 다 일정 수준에 이르러 있어 상대적으로 흠결이 덜한 작품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수준이 상향됐다고 할까, 평화신문 신춘문예의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간주할 수 있겠다.

<책의 장례>는

초반부와 중반부의 신선함을 후반부에 가서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다.

잘 끌고 가다가 전환점에서 "할머니 강아지 '토토' 돌아가셨다" 하면서 엉뚱한 방향으로 가버렸다. 마지막 연도 밋밋하다.

<나는 풍경이 아니다>는 표현은

상당히 세련돼 있는데 궁극적으로 무슨 이미지를 보여주려는 것인지,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려는 것인지 잘 파악되지 않는다. 나는 풍경이 아니라면 무엇일까?

시의 본문에 '않는다'라는 부정적 표현이 다섯 번이나 나오는 것도 이 시의 주제를 흐리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손톱>은

10개가 넘은 쉼표를 쓰면서 중문과 복문이 많은 산문시로써 시의 운율이 완전히 죽어버린 결함이 있지만

손톱을 유리창으로 본 발상의 참신함과 시적 표현의 세련됨, 현란한 이미지 묘사는 선외로 밀치는 것을 망설이게 했다.

<오징어먹물 B2…>는 좋은 소재를 찾아냈지만 '고찰'까지 이르지 못했다.

김현희의 투고작 중 제일 앞의 <목이>는

세련된 감각이 돋보였지만 표현기법이 낯익은 것이 문제였다.

제일 뒤에 있는 <그늘>은 생명체의 생명 유지 비밀을 캐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후박나무를 키우는 것은 햇빛만이 아니다.

나무를 의인화한 뒤에 그늘과 바람과 새와 폭설의 의미를 짚어보면서,

생명이 자기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는 유아독존해서 안 되고 주변의 모든 사물과 교류해야 함을 말해주는 주제가

자연스럽게 와 닿는다.

나무가 수난을 통해 존재감을 얻어가는 과정도 신선한 발견이다.

당선을 축하하며 정진해줄 것을 당부한다.

- 심사위원 이승하, 정호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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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시인의 시 "그늘"은 후박나무를 중심으로 자연과 생명의 순환을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시는 나무의 그늘과 햇빛, 새들의 움직임을 통해 자연의 조화와 생명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후박나무: 젖은 잠을 털어내고 그늘을 펼치는 모습이 묘사됩니다.

• 햇빛: 나무들의 거울 역할을 하며, 나무의 키가 늘어나고 줄어드는 모습을 비춥니다.

• 새들: 그늘 속에서 새소리가 내려앉고, 참새들이 수다스런 풍경을 물고 날아가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 바람: 후박향을 물고 빠져나가며 그늘이 흔들리는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 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동시에 생명의 고통과 회복을 담고 있어 깊은 감동을 줍니다.

수사법은

김현희 시인의 시 "그늘"에서 사용된 몇 가지 주요 수사법을 살펴볼게요:

1. 의인화: 나무를 사람처럼 묘사하여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예를 들어, "후박나무가 젖은 잠을 털어내고"라는 구절에서 나무가 잠을 자고 깨어나는 모습이 의인화되어 표현됩니다.

2. 은유: 햇빛을 나무들의 거울로 비유하여 나무가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순간을 묘사합니다. "햇빛은 나무들의 거울이다"라는 구절이 그 예입니다.

3. 대조: 빛과 어둠, 그늘과 햇빛의 대조를 통해 자연의 조화를 강조합니다. "나무의 품을 통과한 빛은 오직 검은 빛"이라는 구절에서 빛과 어둠의 대조가 잘 드러납니다.

4. 반복: 특정 단어나 구절을 반복하여 시의 리듬과 강조를 더합니다. 예를 들어, "그늘"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반복되어 시의 주제를 강조합니다.

5. 상징: 나무와 그늘, 새소리 등 자연 요소를 통해 생명과 고통, 회복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새들의 부산한 날갯짓에 낮은 한 뼘씩 줄어든다"라는 구절에서 새들의 움직임이 자연의 변화를 상징합니다.

상징은

김현희 시인의 시 "그늘"에서 사용된 상징은 자연과 생명의 순환, 고통과 회복을 표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몇 가지 주요 상징을 살펴볼게요:

1. 후박나무: 후박나무는 생명과 회복의 상징입니다. 나무가 겪는 고통과 회복 과정을 통해 생명의 강인함과 자연의 순환을 표현합니다.

2. 그늘: 그늘은 보호와 안식의 상징입니다. 나무가 제공하는 그늘은 생명체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며, 자연의 조화와 균형을 상징합니다.

3. 햇빛: 햇빛은 생명의 원천이자 나무의 거울로서, 생명체가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는 생명의 본질과 자아 인식을 상징합니다.

4. 새들: 새들은 자연의 소리와 움직임을 상징하며, 생명의 활기와 자연의 변화를 나타냅니다. 새들의 움직임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역동성을 상징합니다.

5. 바람: 바람은 변화와 순환의 상징입니다. 바람이 후박향을 물고 빠져나가는 모습은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흐름을 상징합니다.

묘사와 진술은

김현희 시인의 시 "그늘"에서 묘사와 진술은 시의 분위기와 주제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음은 시에서 사용된 묘사와 진술의 예입니다:

묘사

묘사는 시각적이고 생생한 이미지를 통해 독자가 시의 장면을 상상할 수 있게 합니다. 예를 들어:

• "후박나무가 젖은 잠을 털어내고 며칠 품었던 그늘을 꺼내 펼쳐놓는다"라는 구절은 나무가 잠에서 깨어나 그늘을 펼치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 "햇빛은 나무들의 거울이다"라는 구절은 햇빛이 나무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처럼 묘사되어 있습니다.

진술

진술은 시의 주제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 "나무의 품을 통과한 빛은 오직 검은 빛"이라는 구절은 나무가 빛을 통과시키면서 어둠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진술합니다.

• "바람이 후박향을 물고 빠져 나간다"라는 구절은 바람이 나무의 향기를 가지고 떠나는 모습을 진술합니다.

이러한 묘사와 진술을 통해 시인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고통, 회복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제와 소재는

김현희 시인의 시 "그늘"의 주제와 소재를 살펴보겠습니다.

주제

시의 주제는 자연과 생명의 순환, 고통과 회복입니다.

후박나무를 중심으로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고통,

그리고 회복의 과정을 통해 생명의 강인함과 자연의 조화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무가 겪는 고통과 회복 과정을 통해 생명의 본질과 자연의 순환을 강조합니다.

소재

시에서 사용된 주요 소재는 다음과 같습니다:

• 후박나무: 시의 중심 소재로, 생명과 회복을 상징합니다.

• 그늘: 보호와 안식의 상징으로, 나무가 제공하는 쉼터를 나타냅니다.

• 햇빛: 생명의 원천이자 나무의 거울로서, 생명의 본질과 자아 인식을 상징합니다.

• 새들: 자연의 소리와 움직임을 상징하며, 생명의 활기와 자연의 변화를 나타냅니다.

• 바람: 변화와 순환의 상징으로, 자연의 흐름과 생명의 순환을 나타냅니다.

비유와 서술은

김현희 시인의 시 "그늘"에서 비유와 서술은 시의 분위기와 주제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음은 시에서 사용된 비유와 서술의 예입니다:

비유

비유는 두 가지 다른 사물을 비교하여 하나를 다른 것처럼 표현하는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 "햇빛은 나무들의 거울이다"라는 구절은 햇빛을 나무들의 거울로 비유하여 나무가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순간을 묘사합니다.

• "키만큼 깔리는 그늘멍석"이라는 구절은 그늘을 멍석에 비유하여 나무가 만드는 그늘의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합니다.

서술

서술은 시의 장면이나 상황을 설명하는 기법입니다. 예를 들어:

• "후박나무가 젖은 잠을 털어내고 며칠 품었던 그늘을 꺼내 펼쳐놓는다"라는 구절은 나무가 잠에서 깨어나 그늘을 펼치는 모습을 서술합니다.

• "바람이 후박향을 물고 빠져 나간다"라는 구절은 바람이 나무의 향기를 가지고 떠나는 모습을 서술합니다.

이러한 비유와 서술을 통해 시인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생명의 고통, 회복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