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해동안 타운쉽을 걸었다이른바 기도하며 걷는다는 Pray walking 이었는데 정해진 타운쉽 구석구석을 돌며 지나가는 분들과 인사를 하고 축복하고 때로는 내게서 배웠던 아이들의 집을 방문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보는 전도방식이었다.
그다지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축복하고 격려하자는 차원에서 시작했는데 나름대로 좋은 전도 방식이 되었다.
오래전 사역했던 팜스쿨이 문을 닫고 그대로 학교를 포기한체로 아줌마가 되어버린 아이들도 있었고 지역 공항에서 일하시는 분, 한창 일 할 나이인데 직장을 못구해 집에서 빈둥빈둥 노는 청년들, 퇴직을 하고 길에서 앉아 계신 어르신들, 정신을 놓고 술에 취해 내 옆을 따라오며 "칭챙총 차이나" 하면서 계속 따라오는 청년 홈레스 피플 , 이디오피아에서 온 이단을 믿는 친구들..
이친구들은 학교어귀에서 신발을 고쳐주는 잡화점을 하며 그들의 찬양곡을 종일 틀어 놓는다.. 한번은 전도하려고 말을 걸었다가 전도 당할뻔 했다... 좀 창피하지만 성경을 자기네 유리한 쪽으로 달달이 외우는 이 친구들에게 눌렸고, 영어의 한계를 느껴서 담을 기약하고 후퇴했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을 거리에서 만나고 축복하고 함께하는 시간이다.. 그렇게 걷다가 동네 한 모퉁이에 위치한
구멍가게에서 마시는 콜라 한병은 더운 날 최고의 즐거움이다.
오늘은 리더쉽 미팅이 있었다. 나를 포함해 5명이 모이는 교회 리더모임이다.
언어의 장벽이 워낙 두터워서 내겐 늘 힘든시간이다. 도대체 영어는 어떤 언어이길래 그냥 편하게 말하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말들이 회의만 들어가면 전혀 다른 언어가 되어버린다.
어떤때는 어떤 주제가 진행이 되어 가고 있는지 감이 안잡힐데도 있다. 실마리를 잡으려고 귀를 쫑긋해봐도 서로의 의견 주고받는 내용들이 전혀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다. 게다가 모두들 영국식 영어를 쓴다. 머리가 어떨때는 쑤시고 괴로워 자존심이 상할때도 있다.. 남아공에 오기전 미국인 초등학교에서 6년을 미국인들과 지냈다.. 그때도 영어 때문에 그렇게 자존심이 구겨졌었는데 여기와서 아직 이모양이다... 영어는 진짜 어렵다 하면 할 수록 한계에 부딪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리더쉽에 끼워준 교회가 감사할뿐이다.
가만히 듣자하면 주로 교회 성도들의 문제점이나 교회를 떠난 분들에 대한 보고, 그리고 재정적인 내용과 실질적인 여러 교회 전반에 걸친 사람들의 반응, 그리고 목사님의 개인 나눔등이다....못 알아들어 난처한 입장에 가끔 처해지긴 하지만 그때마다 나도 교회리더쉽을 위해 기도하고, 한사람 한사람 교회를 떠나신분들에 대한 소식을 접할때마다 마음에서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난 교회에서 찬양인도자이다 어떤때는 다른 악기 반주자들이 자리에 못나올시 드럼, 키보드, 기타, 각 악기별로 땜빵이 가능한 뮤지션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예배 사역자라는 말들을 참 좋아한다.
그런데 여기선 다 뮤지션으로 통한다.. 한때는 나도 설교를 해야하는 입장인데 악기나 연주하는 것 같은 딴따라 같아서 그렇게 이 일이 싫었다... 그리고 팀연습에 빠지기도 했다.
난 찬양 인도를 하게되면 함께 찬양하는 예배드리는 분들의 모습을 하나씩 흝어본다...
어떤분은 우시기도 하고 어떤분은 두손을 높게들어 기쁨의 찬양을 드리기도 한다.
내가 전하는건 딴따라의 음악이 아니라 예수의 피를 전하는 일이었다.
타운쉽을 걸으며 사람들을 만날때, 교회 리더쉽들과 만나 세시간에 가까운 회의에 몰입할때, 그리고 회의를 통해 들려오는 모든 이야기들...교회에서 내가 바라보는 수많은 찬양하는 무리들, 그리고 내게 악수를 청하시는 교회 성도들... 더 나아가 오늘 쇼핑몰에서 본 수백명의 지나간 사람들....
그냥 아무런 의미없이 오늘도 스치고 지나갈 그런 사람들처럼 보이지만 잠깐만 돌아보면 다 우리의 마음을 뭉클케 하거나 가슴아프게 하는 상처받은 이야기로 가득찬 사람들뿐이다.. 모두가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하고 관심받고 싶어해서 저렇게 매일 싸우고 .. 떠나고 미워하고 싫어하고...
오늘도 모두에게 필요한건 '예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