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990-991차 제7기 신곡 천국편 제3곡(14-15) 2024-4-13~2024-4-20)
신곡(The Divine Comedy)
천국편(Paradiso) 제3곡 월천(月天)(서원을 파기한 피카르다, 코스탄차)
강사: 김용동 선생
1. 제 3 곡의 개요
1. 단테의 생각이 바르게 돌아섬(1-9), 실물을 허상으로 착각(10-24)
2. 나는 피카르타 도나티(25-66):25-33, 34-41,42-57, 58-66
3 '더욱 높은 하늘을 원하는가' 라는 단테의 물음에 대한 피카르다의 응답(67-87)
4. 단테의 물음에 대한 피카르다의 답변(88-108): 88-96, 97-108
5. 피카르다가 환속동료 코스탄차를 소개한 후 사라짐(109-130): 109-120,121-130
2. 줄거리
단테는 달의 흑점에 대한 베아트리체의 지적을 옳다고 여겨 그녀에게 말을 하려는 때에 창백하고도 흐릿한 많은 얼굴들을 본다. 그것들이 투영물(投影體) 인가 싶어 살펴보았으나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1~24행).베아트리체는 그의 실수에(실물을 허상으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은 하나님께 서원을 하고 그것을 어긴 자들이라고 말해준다. 그들의 자리는 청화천(Empyrean)에 있지만 천국에서 가장 낮은 자리인 월천에 와 있다고 한다. 베아트리체는 단테에게 저들과 얘기하고 그들이 말하는 것을 잘 들으라고 한다. 그 영혼들 중의 하나가 피카르다 도나티(Piccarda Donati)이다. 그녀는 폭력에 의하여 수도원을 떠나게 되었고, 정략결혼을 하게 되었다(25~33)고 말한다. 단테는 피카르다에게 더 높은 천국에 오르고 싶지 않느냐고 묻는다(66행). 피카르다는 사랑의 힘이 우리로 하여금 현재의 자리를 원하게 하고 다른 것은 갈망치 않게 한다고 말 한다. 단테는 이 말을 듣고 제1월천에서 청화천 까지 모두 낙원인 것을 깨닫게 된다(67~90행). 단테는 무엇이 서원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게 했는가를 묻는다. 피카르다는 클라라 수녀회에 들어갔다가 폭력에 의하여 끌려 나오게 된 경위를 설명 하고(91~108행), 같은 처지의 황녀 코스탄차(1154~1198)의 영혼을 가리키며 그녀의 사연을 말해준다(109~120행). 이렇게 말한 뒤 피카르다는 사라지고 단테의 눈은 베아트리체에게로 향한다(121~130행).
3. 내용 분해
1) 실물을 허상(虛像)으로 착각(1~24행)
‘내 가슴을 불태우던 저 해님(1행)은 단테9세 때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났을 때의 상태를 가리키고, 해님은 2곡에서 흑점에 대한 오류를 지적해 주신 베아트리체이다. 자기의 잘못을 말씀 드리려 할 때 한 영혼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한다. 3곡의 주인공이 한 여인임을 미리 암시 한다. '내 아룀(9행)'은 달의 흑점에 대한 자기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시인하는 것이다. '이마 위의 진주(14행)' 는 중세 귀부인의 헤드드레스에 있는 진주이다. 천국 2곡33~34행에 진주는 달을 의미했다. 달빛은 희미한데 이 속에 나타난 사람의 얼굴은 더욱 희미하다. 진주 빛 속에 흰 진주와 같은 얼굴이 사람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단테는 그러한 얼굴들은 나르키소스(Narcissus)가 샘물에 비친 자기 얼굴을 실물로 착각하고 그를 사랑한 것과 반대의 착각(실물을 그림자)을 한 것이다. 그 실체의 얼굴들을 영상으로 본 것이다. 주위를 살폈으나 아무 것도 보지 못하자 베아트리체를 보니 그녀는 웃음과 거룩한 눈에 사랑이 빛났다(13~24행).
2) 나는 피카르다 도나티(Picarda Donati) (25~66행)
베아트리체는 단테를 훈계하며, 그대가 보는 것은 실체이며 서원(誓願)을 어긴 자들이었기 때문에 월천 낮은 곳에 와 있다고 말한다. 저들의 얘기를 잘 듣고 믿으라고 한다(25~33행).‘나의 웃음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25행)’는 것은 그대는 천상에 있으면서 아직도 발은 지상에 있으니 믿음과 신뢰를 가지라는 뜻이다. 달은 지구에 가장 가까우나 청화천(Empyrean)에서 가장 먼 별이다. 여기 있는 영혼들은 초지(初志)를 일관(一貫)하지 못하였기에 표면이 고르지 못한 달에 와 있는 것이다.
단테는 말하고 싶어 하는 혼을 향해 이름을 밝혀 달라 하니 ‘나는 세상에서 동정 수녀였으며 이름은 피카르다 라고 말한다. 피카르다는 단테 아내의 친척이며, 친구 포레세의 누이이며 정적 코르소의 누이이다. ’더딘 천구(51행)‘는 회전 속도가 느린 달을 가리킨다. 월천에 배치된 것은 서원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옥의 혼들은 비참하게 변했으므로 알아 볼 수 없었으나 천국의 혼들은 행복하게 변했으므로 알아보기 힘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은 피카르다를 알아본다고 말했다(34~63행).
3) 더욱 높은 하늘을 원하는가?(67~87)
단테는 림보 지옥의 혼들이 거기서 벗어나기를 원했으나 벗어나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서 서원파기자(誓願破棄者)들도 높은 하늘에 오르기를 원하는가? 라고 묻는다. 피카르다의 행복한 심경을 ‘사랑의 첫 불길에 타는 양(68행)’이라 표현했다. 각각의 하늘은 용량에 비례하여 하나님의 빛을 받는다. 이와 같이 개개의 혼들도 받을 용량에 따라 축복을 받는다. 이리하야 천국의 어느 계층에 있든지 그들은 모두 만족해하고 있다는 것이 피카르다의 답변이었다. 그러므로 피카르다가 더 높은 하늘에 오를 것이라고 열망한 것은 단테의 생각이었다. 상위의 천국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면 이것은 하나님의 목적론적 질서에 위배되는 것이었다. 천국에서는 하나님의 의지가 곧 우리의 평화(엡2:14)라 했다. 피카르다의 말을 듣고 단테는 하늘나라에서 비록 은혜의 빛이 골고루 비치지는 않는다 해도 어디서나 천국인 것을 알게 되었다.
4) 베(cloth,布)를 다 짜지 못한 사연(事緣)(88~108행)
첫 번째 질문에 흡족한 답을 얻은 단테는 또 다른 질문을 한다. 음식이라는 은유를 사용했다. '어떤 날실이 그녀로 하여금 서원의 북(shuttle)을 끝까지 놀리지 못하였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94~96행 최현역)' 아시시의 성녀 클라라(St Clare of Assisi 1194~1253)는 성. 프란시스의 감화를 받고 수도자가 되어 최초의 여자수도원을 세웠다. 피카드라는 피렌체에 있는 이 수도원에 들어가 서원을 하고 수녀생활을 하던 중, 악에 젖었던 사람들(106~108행)에 의하여 강제환속(强制還俗)을 당했다. 피카르다의 오라비 코르소(Corso Donati)와 그의 부하들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 코르소는 피카르다를 정략결혼의 희생자로 만든 장본인이요, 단테 추방에 일익을 담당한 인물이다. 이것이 두 번째 단테의 질문에 대한 피카르다의 답변이다. 피카르다가 서원을 파기한 것은 자의(自意) 아닌 타의(他意)에 의한 것이지만, 단테는 목숨을 걸고 서원을 초지일관 지키지 못한 책임이 그녀에게도 있다하였다. 달 표면의 고르지 못한 흑점은 피카르다의 일관성 없음(inconsistency)을 상징한다는 해석에 공감한다.
5) 환속(還俗) 동료 코스탄차(Empress Constance) (109~130행)
피카르다는 말을 마치고 또 하나의 다른 얼굴을 단테에게 소개한다. 그녀는 황후 코스탄차이다(1154출생,1185결혼,1198사망). 그녀도 폭력에 의하여 서원을 파기했다. 황후 코스탄차(1154~1198)는 헨리 6세의 아내요, 프레드릭 2세의 어머니이다. 만프레디는 자신을 코스탄차의 손자(연3:113)라 했다. 단테는 당시의 전해오는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이렇게 기록했다고 한다. 코스탄차가 세속으로 돌아갔으나 마음의 너울(veil)을 벗은 적은 없었다. 슈바벤(Swabia)은 서남 독일의 한 공국(公國)이었는데, 단테는 이 나라의 세 왕자를 가리켜 ‘바람들’이라고 말한다. 첫째는 프레드릭 바르바로사 이고, 둘째 바람은 헨리 6세(콘스탄차의 남편)이고, 셋째가 황후의 아들 프레드릭 2세이다. 저는 단테에 의하면 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이다. 피카르다가 이렇게 말한 다음(112~120행), 아베 마리아를 반복하더니 조용히 사라졌다. 이것은 3곡 10~24의 투영(Reflection)을 연상시킨다. 코스탄차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단테의 눈은 열망의 과녁인 베아트리체에게로 옮겼다.
4. 소 감
제3곡은 피카르다, 성녀 클라라, 황후 코스탄차 등 여성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달 표면의 고르지 못함 그리고 흑점을 수도서원 파기의 상징으로 묘사했다. 종교적 서원은 하나님께 한 것이기에 이를 지키지 못하는 죄가 크다. 비록 월천의 동정서원 파기자들이 타의에 의한 환속이지만 그들은 청화천에서 가장 멀고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달나라에서 단테를 만났다. 모든 사후의 영혼은 청화천에 살지만 월천에 나타난 것은 서원파기와 무관하자 않으리라. 하나님과의 서약한 것은 순교를 무릎 쓰고 지키는 것이 신의 뜻임을 3곡을 통하여 배운다. 그러므로 영적서원은 함부로 할 것이 아니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30행). 황후 코스탄차는 슈바벤의 역사를 장식한 광채 이었다. 그녀는 천국에서도 광채를 비추고 있으나 수녀로서의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살기를 더 원했다(115~117행). 최고의 값진 삶은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사는 것이다. 비록 이렇다 할 세속적 무엇을 나타내지 못할망정....단테는 사랑에 실패했고, 정치에 실각했고 일생 유랑의 생을 살았을망정 하나님 보시기엔 가장 값진 삶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신곡을 세상에 남기려고 그는 피렌체에 태어났다. 우리는 무엇을 하러 무엇을 남기려 세상에 왔을까?
2007.6.14, 홍 응 표 씀 (2017. 7.21 수정)
<참고도서>
1.Dante/Singleton,Trans/Paradiso2,Commentary/PrincetonUniv-Press 1977/p64~74
2.Dante/Mark Musa Trans/Paradise/Penguine Classics/1986/p32~42
3.矢內原忠雄 講義/神曲(天國篇)/みすず書房/1970/p62~83
4.崔玟順譯/단테神曲 下/을유문화사/1988/(p566~571)
5.Dante/Robert & Jean Hollander역/Paradiso/Anchor Books/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