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아', 박경진, 창비 1999
나는 문제아다. 선생님이 문제아라니까 나는 문제아다. 처음에는 그 말이 듣기 싫어서 눈에 불이 났다. 지금은 상관 없다. 어떤 때는 그 말을 들으니까 더 편하다. 문제아라고 아예 봐주는 것도 많다. 웬만한 일로는 혼나지도 않는다. 그냥 포기한 셈치니까. 잔소리나 듣다가 만다. 애들도 내 앞에서는 슬슬 기기만 한다는 걸 안다. 그러니까 내가 점점 더 문제아가 되어 가는 것 같기도 하다. 72쪽
선생님이나 다른 애들이 나한테 붙여 준 문제아라는 딱지는 영영 떼어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억울하고, 화가 나고, 신경질이 났다. 결국 나는 문제아라는 딱지를 떼어 낼 수 없겠다고 생각한 이상, 점점 그 딱지를 이용하는 쪽으로 변했다. 그게 더 편했다. 나는 문제아니까, 나는 문제아라서 어쩔 수가 없으니까, 나는 문제아라서 선생님도 나를 포기했을 테니까, 나는 잘 혼나지도 않으니까, 나한테는 신경도 안 쓰니까, 나는 내 마음대로였다. 80쪽
그런데 선생님은 처음부터 나를 그런 식으로 생각한 거였다. 이미 그렇게 취급을 받으니까 나한테는 더 이상 아무런 말이들려오지 않았다. 그 다음부터는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다. 단 한번만이라도 나를 문제아로 취급하지 않고 대했다면, 나는 달랐을 거다. 봉수 형처럼 말이다. 88쪽
나는 나를 문제아로 보는 사람한테는 영원히 문제아로만 있게 될 거다. 아무도 그걸 모른다. 내가 왜 문제아가 되었는지, 나를 보통 아이들처럼 대해 주면 나도 아주 평범한 보통 애라는 걸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딱 한 명 있다. 봉수 형이다. 89쪽
"단 한번만이라도 나를 문제아로 취급하지 않고 대했다면, 나는 달랐을 거다."
동화에는 보통 아이로 대해줬다면 달라졌을 거란 말이 또 나옵니다.
이런저런 문제가 있어도 평범한 아이로 대해주었다면...
적어도 우리라도, 사회복지사라도 문제 대신 강점을 찾으려 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회복지사마저 문제를 붙잡고 문제를 이야기하고 문제와 씨름해야할까요?
우리마저도?
우리라도!!
첫댓글 백창우님 노래 문제아라는 노래 들으며... 생각 많이 했었는데...
맞아요. 백창우 선생님 노래 '문제아'도 '사례관리 실천 이야기'에 소개했지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네요. 읽어보고 싶습니다.
읽어봐요. 우리가 보려 하는 것만 보이고, 당사자도 우리가 보는 대로 행동하는 게 아닐까요?
강점과 희망을 보려는 사람에게는 당사자가 귀하게 보이고, 또 귀하게 대하겠지요.
제도 그 선생님처럼 하지않았나... 돌아보게 됩니다. 가슴 한 켠이 시리네요..
직원들과 나누기 위해 김제사회복지관 카페로 스크랩합니다. 오늘 책 대여하러 도서관에도 가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