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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의 시대를 5년마다 한권에 담은 이 책의 3권은 1921년부터 1925년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시기의 특징을 '의열투쟁, 무장투쟁, 그리고 대중투쟁'이라는 부제로 삼아, 일제에 적극적으로 투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시기는 ‘3.1혁명’ 이후 국내외에서의 독립투쟁에 고무된 측면이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러시아혁명의 성공으로 사회주의 사상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면서 독립에 대한 의지가 점점 고조되던 분위기였다고 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 기간 중에서 혁명과 투쟁에 대한 열기가 가장 뜨거웠다고 평가할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국내적으로는 일제의 정책이 '무단통치에서 문화통치로' 바뀌었으며, 이에 사람들을 친일파로 회유하고 양성하려는 정책을 실시하였다. 영화 <밀정>의 소재가 되기도 했던 밀정들을 일제가 은밀히 양성하여, 독립운동가들을 탐문하고 체포하는데 앞장서도록 하였던 것이다. 고무된 열기 속에서 독립에의 의욕이 확산되었지만, 한편으로 그에 대한 일제의 교묘한 탄압이 ‘밀정’이라는 형태로 발현되기도 했다. 밀정들의 확동으로 인해 적지 않은 독립투사들이 잡히거나 투옥되는 등의 고초를 겪어야만 했던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다른 한편 주로 만주 지역에서의 '멀고 먼 무장 투쟁의 길'을 걸었던 독립투사들이 적지 않았고, 특히 김원봉으로 대표되는 '의열단'의 활동은 일제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효과를 얻기도 했다. 최근에도 김원봉의 훈장 추서를 둘러싸고, 그의 이념을 거론하며 이에 반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 대부분은 일제 강점기의 친일파들을 적극적으로 비호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제 독립운동의 성과만을 직시하고 이념으로 재단하는 행태는 탈피해야만 한다. 누구보다 더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음에도 이념 때문에 훈장조차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결코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임시정부의 내분'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각자의 노선에 따른 차이로 인한 결과이겠지만 이 역시 이승만의 자기중심적인 처세가 분열을 낳는데 한몫을 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 해방 이후 우리가 마주쳤던 첫 번째 비극의 발단은 어쩌면 미군정이 분열주의자인 이승만을 이용하여, 친일파를 적극적으로 비호했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을 추종하는 ‘신친일파’들이 지금도 일제를 찬양하면서, 일본의 극우주의자들과 유사한 논리를 펼쳐내도록 했던 작금의 결과가 초래된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 시기에는 국내외적으로 거세게 밀려드는 사회주의 사상을 받아들여 투쟁의 동력을 삼기도 했으며, 노동운동과 청년운동 그리고 여성운동 등 각 분야에서의 투쟁도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이른바 '문화정치'로 인해 각 분야에서 형식적으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이 보였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 시기의 역사를 보다 꼼꼼하게 알고 싶다면, 부록으로 제시된 ‘연표’와 ‘인명사전’ 등을 통해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신채호에 의해 작성된 ‘조선혁명선언’(1923)을 비롯한 각종 사료들의 전문도 부록에 제시된 ‘사료 읽기’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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