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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정희 시대의 문화정치와 지성'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으며, 4.19와 5.16으로 시작되는 1960년대의 문화사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다. 몇 개의 주제를 통해 두 명의 저자가 1960년대의 사회사를 검토하고 있는데, 글의 방향이나 내용이 지칫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것은 어쩌면 저자 두 사람의 1960년대를 바라보는 관점이 조금은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지식인으로 여겨졌던 이어령, 조동일, 김현 등의 초기 학적 자취를 더듬으면서, 그들의 관념적 사고와 당대 사회의 영향력의 의미등을 점검하고 있는 부분은 나로서는 매우 유익한 내용이었다. 아울러 함석헌 선생과 그가 출간했던 <사상계>가 당대에 어떤 의미를 지녔고 또한 어떤 한계가 있었는지에 관해서도 나름의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도 책 읽기 문화의 사회적 의미, 자유 교양문고의 병폐와 긍정적 측면, 여성성을 강조하던 풍조와 이에 대한 반작용의 문제 등 다양한 주제를 통해서 당시의 문화사적 흐름을 검토하고 있다.
1960년대는 4.19에 이은 5.16의 반동 정치가 시작되면서 독재정치가 시작되었던 시기였기에, 시대적 의미를 점검하고 당대의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양한 주제를 통해 1960년대의 문화사를 스케치하듯이 서술하고 있는데, 때로는 저자들의 입장이 미묘하게 차이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그 역시 문화사를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기에, 독자들이 그것을 감안하여 읽는다면 나름 유익한 성과를 추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
2016년부터 시작된 촛불혁명과 조기 대선에 의해 새롭게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다. 늘 우리의 현대사는 긍정과 부정의 굴곡진 흔적을 남겨왔기에, 앞으로 또다른 반동이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지켜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새로운 시대에 깨어있는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자각해야만 할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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