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관옥 이현주 목사님이 오셨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모심을 준비했습니다.
처음엔 모실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마냥 좋았더랬습니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고민이 손님처럼 찾아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 만남이 서로에게 빛이 날까...
어떻게 하면 잘 모시고 잘 받을 수 있을까...
다행히 같은 맘을 가진 벗들이 지혜와 정성을 모아 주셨어요.
단 한 사람이라도 이 만남을 통해 새롭게 눈을 뜨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바로 나라면... 이런 마음으로 준비했습니다.
어찌 가슴 뛰지않을 수 있었겠어요.
그냥 바라만 보아도 좋은 큰 스승님이신걸요!
"목사님 오셨어요."
신난다의 기별을 받고 버선발로 달려나갔습니다.
저 멀리 들어오시는 분...
눈물이 핑...
"막내, 발 다 젖었어요"
연못에 풍덩 발을 다 적신 허준 양말 신발 다 젖었다며 징징...
맘은 이미 목사님께로 달려가는데 계속 매달리며 칭얼칭얼...
옆에 있던 지우가 해결사로 나섭니다.
"관옥 할아버지한테 마법 부려달라고 해!"
첫 만남이 이러했습니다...
"어이쿠 다 젖었구나 이 녀석.
이거 신고 가면 감기 걸린다. 이리 와 봐라."
마법 부리시는 중~ ㅋㅋ
"그래도 안 신을래요."
"(쩝...)"
결국 몇차례 실랑이 끝에
마법으로 꽉 짜주신 양말도 신고 제 검정고무신 빌려 신고가며 한마디,
"막내~ 막내를 사랑하니까 그래도 이 고무신 신고 가 줄게요~~"
정말 쩝... 입니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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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어린방에 모여 앉았습니다.
교사들과의 오롯한 만남
야단법석 사회를 맡은 푸른솔과
순천시민의 신문 박경숙 기자도 함께~
"여러분 행복하시죠?"
"네! (박 아무개 선생님 우렁찬 목소리로)"
"왜 행복하지요?"
"여기선 일을 해도 힘들지가 않습니다"
"그 얘긴 전에 있던 곳은 힘들었단 얘기가 되겠네요?"
"(웃음)"
"맞아요. 지금 여기가 행복하다는 걸 알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경험해야 합니다.
평생 어둠 속에 살았던 사람은 빛이 무언지 잘 몰라요.
요즘 산책을 하다보면 그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예전에 집사람과 같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었던 길이에요.
우리 집사람이 끝말잇기를 아주 잘해요. 나를 궁지에 몰아넣기도 하고..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하며 걷던 길을 지금은 혼자 걷잖아.
그러니 아, 예전에 둘이 걸을 때가 얼마나 행복했었는지 알게되는 거예요."
"제 안의 부정적 감정이 찾아와서 11월 내내 힘들었어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줄 수 있을까?"
"음... 사람들도 싫고 일을 대할 때마다 이건 아니다란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래 그렇게 풀어서 말하니 부정적 감정이란 말보단 이해하기가 훨씬 쉽잖아?"
나쁜 경험이든 좋은 경험이든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내 영혼이 성숙하기 위한 길이다 생각하고 잘 배우라고 하셨지요.
치과에서 양볼을 마취하고 경험하셨던 식사 이야기 재미나게 들었어요.
"내가 그렇게 마취하고 밥먹어 볼 일이 살면서 또 있을까 싶어서 먹자고 했어요."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볼과 혀에 대한 고마움...
누구나 경험은 하고 살지만
누구나 그것을 배움꺼리로 받는 복을 누리진 못하는 것 같아요.
나에게 찾아드는 크고 작은 경험들 속에서
선물을 잘 받는 법, 저는 그것을 스승님께 배웁니다.
스승님 말씀 다 옮기지 못해요.
그럴 수도 없어요...
따뜻한 말소리, 눈빛이 전부인걸요.
그 선물을 지금부터 여러분께 드리고 싶어요.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해 여쭙니다.
떠나야 할 사람, 떠나보내야 하는 사람...
"아름다운 마무리... 그 말에 얽매이지 않는 게 좋겠어.
아름다운 사람이 마무리를 하면 그게 아름다운 마무리 아니겠어요?"
이렇게 쉽고도 쉬운 진리인데
우리는 많은 감정의 올가미에 묶여 살고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억지로 하려하지 말라.
그저 물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게 살아라...
그 말씀이 오늘을 사는 저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한껏 웃기도 하고~
관옥 목사님이 구사하시는 유머
I like it so much!
따뜻한 인간애를 바탕으로 하시는 말씀이기에
듣는 이들의 귀가 맑아지고 마음이 아이처럼 가벼워집니다.
"여러분은 여기에 정말 훌륭한 스승님 모시고 사는거 아시죠?"
"네에......"
"바로 우리 아이들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쿵! 저는 다른 스승님을 생각하고 대답했거든요.)
"아이들은 하늘에서 내려온 지 얼마 안 되어 하늘을 가장 닮아있습니다.
자연 그대로예요. 그런 아이들을 스승으로 잘 모셔야해요.
그러나 그 아이들에게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여러분도 불과 몇 년 전까지 그런 하늘을 닮은 누군가의 스승이었듯이..."
아, 저도 그런 존재였군요.
여기 계신 당신들도요...
우리는 바로 그런 하늘의 사람이었군요...!
.
.
"(막내) 촌스럽지만 우리 기념으로 단체사진 한 방 찍을까요?"
"(관옥 목사님) 누가 촌스럽다고 그래?"하시어
안심하고 찍었습니다. 앞에 저런 것도 막 들고서요 ^^
진짜 촌스럽고 좋지요? ㅎㅎ
저도 함께 찍으라고 푸른솔이 고맙게 찰칵!
폭소가 터진 이유... ㅋㅋㅋ
스승과 제자...
두 분의 동행이 아름답습니다.
나란히 하신 스승과 제자 모습
꼭 한 번 찍어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두 분 닮으신 것 같지 않아요?
.
.
.
같은 길을 걸어가시는 두 분,
"당신들이 계시어 우리가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사랑때문에
사랑으로
사랑을 위하여 살아갈 뿐,
나머지는 없다.
※ 모임을 마치고 교사들과 함께 함박꽃네로 저녁 밥모심하러 갔답니다.
"오랜만에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첫댓글 감사해요^^ 아침 일찍 식단표를 보러 들어 왔다 아이들 학교 보내고 다시 앉게 되었습니다. 사진과 글을 보면서 눈가가 촉촉해 집니다. 언제가 내 곁에 함께 있어 더 소중함과 감사함을 모르고 지냈던 시간들을 깨닫게 해준 한 해 였습니다. 사랑어린 학교를 통해 모두가 어린이로 다시 되돌아 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늘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서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신 막내 이모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맑고 밝은 그냥 천사들! 예서 매일 천사들 보러 갑니다.
가장 자연을 닮은 우리의 스승이라니! 내 아들이! 그런데 저는 항상 제 생각과 행동으로 아이를 잡아 끌려고만 했었네요! 반성! 반성! 관옥목사님과 준이! 잘 어울려요!
(허준 씀) I smell something fishy!(뭔가 수상한데!) 이현주 목사님의 마술은 마르게 하는 마술이 아니라 안마르게 하는 마술인거 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