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진화 시집 이로운 사람은 그림자가 길다 129 * 208 * 11 mm 128쪽
마음의 안과 밖, 혹은 고통의 축제
노진화의 이번 시집에 나타난 주된 정서와 모티프는 ‘외로움-그리움’과 ‘그림자’다. 이는 표제(『외로운 사람은 그림자가 길다』)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으며, 대지를 살아가는 인간의 실존이며 조건이다. 그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는 구멍, 지울 수 없는 얼룩이다. 잔 다르크란 별명의 그녀에겐 분출된 에너지만큼이나 깊은 내면의 고독과 슬픔, 쓸쓸함이 가로놓여 있다. 그런 세계 내면의 시적 공간은 주로 바다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바다는 고향과 어머니를 환기하는 장소이며 무의식의 근간이다. 동경과 좌절의 양가 심리가 공존하는 바다는 하느님과 사랑의 지평이기도 하다. 하여 마침내의 사랑에는 숭고한 감정과 정신이 깃들어 있다. ‘내’ 안의 오래된 울음과 울림, 그것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마음의 공백이다. 허무를 무화시키는 방식으로써, 생의 슬픔과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써 노산(魯山)의 시는 평이한 가운데서도 정서와 감각의 깊이가 있다. 내적인 절실함이 있다. 그런 그녀의 시를 읽으면 알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어떤 기운, ‘나’에 대한 특별한 언어와 감정이 느껴진다. 김상환 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