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여도 겁나게 엮여뿌렀습니다. 족탕이라는 게 산모나 환자, 관절이 안 좋은 사람에게
보양식이라는 점을 빼고 입안이 쩍쩍 붙는 이색적인 식감을 제외한다면,
솔직히 맛으로는 그다지 매력적인 음식이 아닙니다.
그런 걸 뻔히 알면서도 운동하며 보던 백종원의 3대천왕에 나온 돈족탕의 포스에
그냥 엮여버린 겁니다. '으음~ 저러케 하면 마시껫따~'
그래서 당장 돼지족발을 샀는데 사고나서는 이성을 아주 쪼꼼 되찾은지라
족탕의 민밋한 맛에서 좀 벗어나보려고 고기가 붙은 반골뼈도 함께 사서
하룻밤 물에 재워 피를 뺍니다.
그리고 잡내를 잡아줄 대파, 양파, 마늘, 통후추, 생강, 월계수 잎과 계피가루도 준비합니다.
족발과 반골뼈만으로 한번 끓여 물을 버린 후 위 재료들을 넣고 한없이 끓입니다.
그럴 듯하지요? 그런데 계란지단, 은행, 대추, 부추가 들어가지 않아서 일까요?
반골뼈 고기가 들어갔어도 맛은 '역시나'였습니다.
남은 양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지만 '혀에 감기는 맛 어쩌구~'를 되뇝니다.
그래서 몸부림을 쳐봅니다. 된장을 풀어 찌개나 전골 중간쯤으로 만들어 먹습니다.
그런다고 맛이 좀 나아지겠나요?
호박에 줄친다고 수박 되는 게 아니지요.
역시 궁즉통(窮卽通)입니다.
처음 족탕을 만들고 냉장고에 보관하려고 식힌 족탕 국물입니다. 풀떡 같지요?
순수한 족탕으로 먹어도 마땅치 않고 된장을 풀어도 긴가민가이니 여기에서
길을 찾습니다. 족탕의 특징인 콜라겐 젤리.
뼈를 발라 껍질, 살 모조리 집어넣고 간장과 후추, 소금으로 양념해서 졸입니다.
그리고 굳힙니다. 그렇지요 족편입니다.
족편으로 만들어 놓으니 먹어서 없애줘야 하는 부담이 덜어지고 안주거리가 생겼습니다.
아침에 헬스 회원이 놀라운 듯 감탄사를 연발합니다.
"원장님, 젖가슴이 커졌어요~~"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첫댓글 원장님의 창의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군요 가슴이 아니고 젖가슴 ??
근육이 좀 있는 가슴이고 젖이 분비되지는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