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704) /////// 제6회 투데이신문 직장인신춘문예 / 길덕호

[하지연 (하현식)]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704) /////// 

제6회 투데이신문 직장인신춘문예 / 길덕호

심해어 / 길덕호

해가 뜨기 전 골목은 깊은 바다가 된다.

어제 뜬 별이 성게처럼 유리창에 들어가 박히고

달빛 떠난 적막만이 청니 덮인 푸른 길을 내었다.

골목 어귀에는 바람의 물결이

아가미로 들썩이는 낙엽들을 이리저리 골목길로 내몰아

잠들지 않는 가로등을 등대 삼아

저마다의 항로를 향해 무겁게 철썩인다.

어두운 골목 바위틈에선 담배의 빨간 불빛이

야광석처럼 공기를 빨아들이고

빛을 보고 모여든 심해어 한 무리

크릴새우처럼 몸을 웅크리고

추위에 오그라든 비늘을 깃으로 세운다.

해풍에 돛을 올린 사람들

삼삼오오 자신의 지느러미로 헤엄치며

집어등 밝힌 인력 사무소 앞에 묵묵히 모여 든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면서

깊은 해연의 푸르스름한 자궁 안

어머니의 따스한 첫 부름을 생각해 본다.

부드러운 물결 같은 그 한 마디가 탯줄을 타고 들어와

뼈를 세우고 심장을 뛰게 하였지.

양수 같은 새벽 공기가 바다의 모습을 한 채

사람들을 안개 속으로 이끌고 있었다.

파도 한 점 없는 갯벌 같은 해저의 광야

골목의 탯줄을 따라 출렁이는 한 무리의 물결

울먹울먹 꽃으로 뼈를 세우는

심해어 한 마리

굵은 몸짓의 자맥질로 깊은 바다를 유영하면

태양은 그제야 수평선에서 입질을 시작한다.

[당선소감]

한탄강 물윗길을 걸어갑니다. 

물은 발 아래로 흐르지만 소리는 늘 귓전을 맴돕니다. 

물이 흐르는 소리, 바람이 부는 소리, 나뭇잎이 흔들리는 소리들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최상의 시어들입니다.

때때로 노을이 익어가듯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시상들은 나를 행복하게 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시의 물줄기는 말라만 가고 메마른 시간들이 지나만 갔습니다. 

동력이 떨어지고 지칠 때에 투데이신문에서 보내주신 기쁜 소식은 저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일어설 수 있는 기회가 된 듯합니다.

늘 옆에서 응원해 주는 가족들, 우리 선생님들, 시문학 동아리 친구들 감사합니다. 

서로 시를 주고받으며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던 귀한 친구, 

또 그 옆에서 빙그레 웃으며 글을 봐주던 소중한 친구들 정말 감사합니다. 

기쁨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두려움은 잠시 책갈피에 넣어두고

기쁨의 꽃잎만 추려내어 감사의 꽃다발을 드립니다. 

졸시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늘 부족하다고 느끼는 글이기에 더 열심히 쓰라는 채찍의 말씀으로 알겠습니다. 

산이 되고 바람이 되고 강물이 되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심사평]

예년보다 더 많은 직업군에서 더 깊은 직장 체험을 안고 시의 세계로 들어왔다.

196인의 총 919편. 이 중 예심을 통과한 30인의 작품에서 수준이 좀 떨어진다 싶은 것을 빼고 나니 

<심해어>(길덕호), <선인장>(황용녀), <연근조림을 먹지 않는 이유>(김종태), <문서 세단기>(김미향),

<장미꽃무늬 팬티에 관한 소문>(오정순), <삼신할미의 고뇌>(김경희), <겨울로 가는 시계>(이정근),

<울음이 흘러넘치는 날의 뒷면일지도>(김수수), <늦은 나라의 이상한>(박선영) 등이 놓였다. 

이들을 두고 다시 오래 정독했는데 그 까닭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서라기보다 보다

완성도 높은 시 한 편을 찾기 어려워서였다. 

대부분 체험을 비유하고 상징하는 표현을 즐기고 있었는데, 시의 전개 과정에서 일관성을 잃고 있었다.

최종에 남은 것이 

<연근조림을 먹지 않는 이유>, <선인장>, <심해어> 3편이었다.

<연근조림을 먹지 않는 이유>는

어릴 적의 아픈 추억을 되살리는 상징물로 ‘연근’을 내세운 구체성이 주목됐지만 경험을 설명하는 어투가 강했다. <선인장>은 

‘메마른 세계’를 건너가는 삶의 시간을 사막의 선인장에 비유하는 참신성이 ‘목마른 내가 선인장 즙을 빨아’ 먹는 서술로 잘 표현됐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시적 긴장을 잃어버렸다. 

앞으로, 하나의 정황에서 시적 현실을 형상화하는 일을 과제로 삼는다면 크게 진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해어>는

새벽 골목을 ‘깊은 바다’로, 일자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을 ‘심해어’로 비유하는 상황 설정을 끝까지

하나의 ‘시적 정황’으로 밀고 나가는 힘이 강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면서/ 깊은 해연의 푸르스름한 자궁 안/ 어머니의 따스한 첫 부름을 생각해 본다.”로 막노동 일터조차 얻지 못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담아내는 ‘정서적 형상’도 볼만했다. 

함께 보낸 <대걸레의 인생>, <신쥐라기 시대> 역시 오랜 시작 과정을 짐작케 하는 수준이었다. 

다만 시적 패턴이 다소 규격화돼 있다는 아쉬움도 있었다는 사실도 지적하며 당선으로 올린다.

심사위원 박덕규(시인·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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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덕호 작가의 시 "심해어"는

독특한 비유와 상징을 통해 깊은 감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시는 해가 뜨기 전의 골목을 깊은 바다로 비유하며,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을 심해어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시는 여러 가지 이미지를 통해 우리의 삶 속에 담긴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해석을 드리자면:

• "해가 뜨기 전 골목은 깊은 바다가 된다." 이 문장은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고독과 차가움을 표현합니다.

• "어제 뜬 별이 성게처럼 유리창에 들어가 박히고 달빛 떠난 적막만이 청니 덮인 푸른 길을 내었다." 이 부분은 과거의 기억들이 현재의 고요함 속에 묻혀 있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 "바람의 물결이 아가미로 들썩이는 낙엽들을 이리저리 골목길로 내몰아 잠들지 않는 가로등을 등대 삼아 저마다의 항로를 향해 무겁게 철썩인다." 이 문장은 바람에 날리는 낙엽들이 마치 물고기처럼 움직이며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시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는 기다림입니다.

시인은 어두운 골목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심해어에 비유하며,

그들의 고통과 희망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면서 깊은 해연의 푸르스름한 자궁 안 어머니의 따스한 첫 부름을 생각해 본다." 이 구절은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며 희망을 찾는 사람들의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 시는 깊은 바다 속 생물들처럼 우리의 삶도 복잡하고 깊은 감정 속에서 이루어져 있음을 상기시켜줍니다. 

수사법은

길덕호 작가의 시 "심해어"는 여러 가지 수사법을 사용하여 깊은 감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 몇 가지 주요 수사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1. 비유 (Metaphor)

• 시의 전체적인 테마는 어둠 속의 골목을 깊은 바다로 비유하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심해어로 비유합니다.

• 예: "해가 뜨기 전 골목은 깊은 바다가 된다."

2. 의인화 (Personification)

• 시 속에서 바람과 낙엽, 가로등 등을 의인화하여 생동감 있게 표현합니다.

• 예: "바람의 물결이 아가미로 들썩이는 낙엽들을 이리저리 골목길로 내몰아"

3. 상징 (Symbolism)

• 다양한 상징을 통해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표현합니다. 특히 심해어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 예: "빛을 보고 모여든 심해어 한 무리"

4. 역설 (Paradox)

• 시에서 골목을 깊은 바다로 비유하면서,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모습을 역설적으로 나타냅니다.

• 예: "양수 같은 새벽 공기가 바다의 모습을 한 채 사람들을 안개 속으로 이끌고 있었다."

이와 같은 수사법들을 통해 시는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복잡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상징은

길덕호 작가의 시 "심해어"에서 사용된 상징들은 시의 깊이와 감정을 풍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 몇 가지 주요 상징을 설명드리겠습니다:

주요 상징들:

1. 골목 = 깊은 바다

   • 해가 뜨기 전 어두운 골목을 깊은 바다로 비유하여, 어두움 속에서 느껴지는 고독과 차가움을 상징합니다.

2. 심해어

   • 추운 새벽, 일자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을 심해어로 비유하여, 사회의 한계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상징합니다.

3. 가로등 = 등대

   • 잠들지 않는 가로등을 등대로 비유하여, 어둠 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4. 빨간 담배 불빛 = 야광석

   • 담배의 불빛을 야광석으로 비유하여,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를 밝히려는 노력을 상징합니다.

5. 어머니의 부름

   • "어머니의 따스한 첫 부름"은 따뜻한 기억과 희망을 상징하며,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이와 같은 상징들을 통해 시는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주고, 복잡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묘사와 진술은

길덕호 작가의 시 "심해어"에서 묘사와 진술은 시의 깊이와 감정을 전달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됩니다.

이 시는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구체적인 이미지를 통해 감정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묘사 (Description)

1. 자연의 묘사

   • "해가 뜨기 전 골목은 깊은 바다가 된다."

   • "어제 뜬 별이 성게처럼 유리창에 들어가 박히고"

   • "달빛 떠난 적막만이 청니 덮인 푸른 길을 내었다."

이와 같은 묘사는 시적 공간을 현실에서 벗어난 상상의 세계로 바꾸어 주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1. 인물의 묘사

   • "빛을 보고 모여든 심해어 한 무리 크릴새우처럼 몸을 웅크리고 추위에 오그라든 비늘을 깃으로 세운다."

이 구절은 사람들을 심해어와 크릴새우에 비유하여, 그들의 고된 삶을 생생하게 표현합니다.

진술 (Statement)

1. 현실의 진술

   •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면서"

   • "해풍에 돛을 올린 사람들 삼삼오오 자신의 지느러미로 헤엄치며 집어등 밝힌 인력 사무소 앞에 묵묵히 모여 든다."

이와 같은 진술은 시인이 바라보는 현실을 독자에게 직접 전달하며, 사람들의 고된 상황과 감정을 분명하게 드러냅니다.

1. 회상의 진술

   • "어머니의 따스한 첫 부름을 생각해 본다. 부드러운 물결 같은 그 한 마디가 탯줄을 타고 들어와 뼈를 세우고 심장을 뛰게 하였지."

이 구절은 과거의 따뜻한 기억을 떠올리며, 현재의 어려움을 견디는 힘을 상징합니다.

결론

묘사와 진술은 시 속에서 각각의 역할을 하며, 독자에게 시인의 의도와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주제와소재는

길덕호 작가의 시 "심해어"의 주제와 소재는 깊이 있는 상징과 비유를 통해 사람들의 삶과 고통,

그리고 희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주제

이 시의 주요 주제는 어둠 속에서의 고독과 기다림, 그리고 희망입니다.

사람들은 어두운 골목에서 심해어처럼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머니의 따뜻한 부름을 떠올리며, 고통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소재

이 시의 주요 소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깊은 바다:

   • 해가 뜨기 전 어두운 골목을 깊은 바다로 비유하여, 고독과 차가움을 상징합니다.

2. 심해어:

   • 심해어는 어두운 현실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상징합니다.

3. 별과 달빛:

   • 어제의 별과 달빛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고요함을 상징합니다.

4. 낙엽과 바람:

   • 낙엽과 바람은 사람들의 움직임과 불안한 마음을 상징합니다.

5. 어머니의 부름:

   • 어머니의 따뜻한 부름은 희망과 따뜻한 기억을 상징하며, 사람들에게 위안을 줍니다.

길덕호 작가의 시는 이러한 주제와 소재를 통해 독자에게 깊은 감동과 인상을 줍니다. 

묘사된 곳은

길덕호 작가의 시 "심해어"에서 묘사된 곳은 해가 뜨기 전의 어두운 골목입니다.

이 시는 깊은 바다로 비유된 이 골목에서 사람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모이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묘사된 주요 장소들:

1. 어두운 골목:

   • "해가 뜨기 전 골목은 깊은 바다가 된다."

   • "골목 어귀에는 바람의 물결이 아가미로 들썩이는 낙엽들을 이리저리 골목길로 내몰아 잠들지 않는 가로등을 등대 삼아 저마다의 항로를 향해 무겁게 철썩인다."

2. 골목 바위틈:

   • "어두운 골목 바위틈에선 담배의 빨간 불빛이 야광석처럼 공기를 빨아들이고"

   • "빛을 보고 모여든 심해어 한 무리 크릴새우처럼 몸을 웅크리고 추위에 오그라든 비늘을 깃으로 세운다."

3. 인력 사무소 앞:

   • "해풍에 돛을 올린 사람들 삼삼오오 자신의 지느러미로 헤엄치며 집어등 밝힌 인력 사무소 앞에 묵묵히 모여 든다."

이와 같은 장소들이 시에서 생생하게 묘사되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줍니다. 

비유된 곳은

길덕호 작가의 시 "심해어"에서 비유된 주요 장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깊은 바다:

   • 시의 첫 구절에서 "해가 뜨기 전 골목은 깊은 바다가 된다."라고 비유되어, 어두운 골목을 깊은 바다로 상징합니다. 이 비유는 고독과 차가움을 표현하며,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잘 나타냅니다.

2. 골목:

   • "달빛 떠난 적막만이 청니 덮인 푸른 길을 내었다."에서 골목을 묘사하며, 고요함과 함께 차가운 분위기를 전달합니다.

3. 바위틈:

   • "어두운 골목 바위틈에선 담배의 빨간 불빛이 야광석처럼 공기를 빨아들이고"에서 바위틈을 비유적으로 묘사하여 어두운 골목 속의 조명과 움직임을 강조합니다.

4. 인력 사무소 앞:

   • "해풍에 돛을 올린 사람들 삼삼오오 자신의 지느러미로 헤엄치며 집어등 밝힌 인력 사무소 앞에 묵묵히 모여 든다."에서 인력 사무소를 비유하여 사람들의 목적지와 그들이 나아가는 방향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이와 같은 비유들은 시 전체의 분위기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