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불산 ('18.06.29)
○ 산 명 : 억불산 (518m)
○ 산 행 일 : '18년06월 29일(금)
○ 산행코스: 평화저수지⇒천문과학관⇒억불산⇒며느리바위⇒도로⇒당뫼산⇒우드랜드 주차장
○ 산행거리 및 시간: 킬로 / 3시간
○ 날 씨 : 흐리고 / 비
○ 위 치 : 전남 장흥군 장흥읍 우목리 / 안양면. 용산면 일원
문림의향의 고을, "장흥 억불산"을 찾았습니다. 산행코스는 우드랜드를 출발 억불산 정상까지 입니다.어제 밤부터 소리없이 내리던 빗줄기가 새벽녁에는 약간 소강상테에 접어들기에 오늘은 일찍 잠을 털고 억불산 산행길에 나서봅니다.
이곳은 억새밭과 기암괴석과 산 탁트인 다도해가 조화를 이뤄 한 폭의 그림 같은 '천관산'을 비롯, 배를 깔고 엎드려 고개를 들고 있는 듯한 거대한 사자형상의 '사자산'과 천년가람 보림사를 안고 있는 '가지산'이 있습니다.
그밖에 온 산을 붉은 빛으로 장식, 산행객의 혼을 빼놓는 '제암산'과 천혜의 요새지로 철옹성 같은 느낌을 주는 '수인산'도 사랑받고 있는 장흥지역의 산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들 한 가락씩 하는 명산속에서 조용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산으로, 빼놓으면 너무 억울한 산이 바로 "억불산"입니다.
저희 친구들과 함께 숙박한 이곳은 "아름방과 드림방" 모습입니다.
어제 밤에 도착을 하여 "사랑의 오솔길" 산책로를 저녁 식사를 끝내고 조용하고도 천천히 그리고 느리게 어둠이 내리기전의 나만의 소중한 시간을 갖어봅니다.
우드랜드 모습이 매년와서 찾아보지만 늘 새롭게 좋은 모습으로 바뀌어가기에 자주 찾게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편백숲과 측백나무숲이 우거진 대크길을 아주 편하게 걸을 수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습니다.
편백숲길에 풀잎 이슬이 발을 적시고 편백나무는 작은 바람에도 부드럽게 흔들리며 수면위로 오른 맑은 산소 깨끗한 공기는 물안개 덮인 우드랜드숲을 더욱 고요하게 하며 나의 혼자만의 아침의 고요가 물안개가 함께 피어오르고 싶어하는 줄도 모르겠습니다.
숲길을 걸으면서 억불산 자락에 비친 억불산 며느리바위 모습이 나의시야에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억불산은 엄마의 치마자락을 펼쳐놓은 듯 온화한 풍경입니다. 며느리 바위 전설을 물고 있는 바위가 떠오르는 여명을 기도하듯 자연의 운해 속에 피어오른 또 다른 그리움을 더해주는듯 합니다.
한걸음 한걸음 쉬지않고 걷다보니 어느새 정상까지는 1킬로가 남아있네요.
산에서 바람과 공기와 꽃을 만나
아름다운 꽃술에 입맞춤하며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빗방울 소리에 흐느끼며
용광로에 뜨겁게 타오르는 무더운 여름 장마비속에 녹아내리는 한날의 산행의 그리움은 늘 그렇게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우드랜드에서 밀려오는 편백 숲 기운이 훈훈한 바람이 되어주기에 오늘도 나는 시들지 않은 꽃이 되어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는 흔적없는 꽃이고 싶을때가 있듯이 때론 물과 같은 무심함으로 흐르다 무색의 꽃이되어 바람으로 날리며 그렇게 날고 싶어하는줄도 모르겠습니다.
정상부근에 다다르자 자귀나무꽃이 빗물에 젖어 떨고 있습니다. 참고로 지귀나무 꽃말은 "환희" "가슴의 두근거림" 이며 특징으로는 자귀나무는 잎이 밤에는 오므라들어 서로 겹쳐지며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에 보면 잎이 접혀지며 자귀나무 잎은 맨 끝에 있는 잎까지도 짝을 맞춰서 온전히 겹쳐진다고 하며 밤에는 빛이나 온도 변화에 따른 식물의 수면운동으로 낮에 양쪽으로 펼쳐져 있던 자귀나무 잎이 오므라드는 특성이 있으며 특히, 제가 좋아하는 분홍빛 꽃술은 공작새 벼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억불산에서 / 현산
뚫린 하늘에 내린
빗줄기타고
밀려 올라오는 운무는
억불산을 호수로 만들어
물결만 춤추듯 출렁이니
고요한 숲이 잠들고
예쁜 새가 눈을감고
아름다운 꽃이 쉬는 것처럼
박림소가 되어 잠겨있네
며느리가 쓴 수건은
억불산 바람에
구름타고 흐르다
밤이면 달빛타고 날립니다.
주) 박림소 : 억불산 며느리바위 시아버지가 살던던 깊은소(沼)가 된 마을에 박씨와 임씨 많이 살던곳
산딸기의 꽃말은 "애정" "질투" "시기"로 어린시절 유난히 많이 따먹었던 추억의 열매이기에 더더욱 호감이 가기에 한컷 찍어보면서 산딸기 꽃은 비록 하려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순수하게 비춰지는것은 나만의 생각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억불산 정상에 올라서니 이슬비에 안개까지 자욱하여 전망권이 사라지고 비때문인지는 몰라도 사진을 찍어 줄 등산객이 보이지 않어 혼자서 정상 표지석 앞에서 셀프사진을 담아봅니다.
그래도 여름에 피는 나리꽃이 비속에서도 꽃잎과 꽃술을 감추지도 않고 마음껏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기에 "꽃말"을 찾아보니 "순결" "깨끗한 마음" 라 하며 참고로 나리는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잎 밑에 부분에 있는 주아가 땅에 떨어져 발아한다고 합니다.
억불산 자락에서 만난 진분홍색 싸리꽃이며 "꽃말"은 사색, 생각, 상념이라고 하며 연초록의 나뭇잎마다 비를 머금고 예쁜 연두빛 덩굴사이로 진분홍색 싸리꽃의 빛깔이 어찌나 곱고 아름다운지 나도몰래 반겨보며 싸리비 노래를 불러봅니다. "봄에는 싸리비 꽃잎을 쓸고 여름엔 싸리비 빗물을 쓸고 가을엔 싸리비 낙엽을 쓸고 겨울엔 싸리비 흰눈을 쓴다" 흥얼흥얼
억불산 산행길에 쌓아놓은 돌탑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억불산을 오가면서 나름데로 소원을 빌며 돌 하나 하나에 정성과 열정으로 쌓아 올렸을 것을 생각해봅니다. 비록 차가운 돌로 돌무덤처럼 올려 졌지만 돌탑 안에는 흙이 아닌 돌이 채워졌기에 무너지지않고 오래 가기에 겉과속이 같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속에 돌탑을 바라봅니다.
여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아침 넝쿨식물 "아이비"의 모습이 비에 젖어있지만 잎줄기 몇잎이 가을을 재촉하듯 곱게 물들어가는 보습을 보면서 꽃말을 찾아보니 꽃말이 "행운이 함께하는 사랑" 이라 합니다.
산에 떠있듯 산위에 떠 있는 한송이 꽃은 구름이 하늘을 낮게하고 계곡 물소리는 자연의 메아리가 되어 울리니 오랜 가뭄에 말라있던 나무와 풀들의 싱그로움을보며 억불산 정상 주변에 바위들도 이끼가 되살아나는듯 푸릅니다. 가끔씩 나뭇잎에 떨어진 물방울만 바람에 떨어지니 혼자서 산행을 하는 나의 발걸음은 어느덧 신선이 되어 운무속에 걷고 있습니다.
비오는 날이면 이렇게 말라있는 바위 웅덩이에도 물이 고입니다. 물이 고인 옹덩이 안을 쳐다보면 구름이 모여들고 낙수물 소리에 물보라가 일어나기도하여 가끔은 장대 같은 빗줄기가 시샘을 하는지 웅덩이를 흩트려놓고 있지만 시원하게 내리는 빗줄기는 마음에 묻은 험과 티를 씻기어 내리기에는 충분합니다.
하산길에 만난 소나무 한그루는 넝쿨식물 아이비에 감겨 올곧게 자라지도 못한채 등이 휘어져 가면서도 소나무의 기백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것처럼 나의 눈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하기야 소나무 한그루가 이렇게 자라면 어떻고 저렇게 자라면 또 어떠하리요만 우리 삶처럼 자라는것도 뿌리를 내리는것도 한 순간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