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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멈추었다.
정원일기.. 시작..
많은 꽃들이 패션쇼를 벌인다. 7월은 그런 계절이다. 각자 자신이 창작한 여러 가지 칼라들을 가지고 나온다.
con artist가 아닌 자신이 독창적으로 디자인한 옷이다. 날이 덥질 않고 시원하고 열대야가 없으니 꽃들이 색들도 완만하게 아니 과감하게 디자인한다.대관령이기에 가능한 아니 살바토레이기에 가능한 여러 꽃들. 이제 절정의 7.. 8월이 왔다. 모기가 없고 열대야가 없는 것만도 대관령의 환상적인 기후이다.나에게는 7월, 8월은 타샤의 정원이 펼쳐지는 그런 계절이자 봄에 만들어 놓은 아니 지난가을부터 만들어 놓은 10년 이상 된 정원의 절정이 되는 시간이다.그래서 7월, 8월은 꽃을 많이 보여 주고 싶고 자랑하고 싶다. 피와 땀 그리고 잡초와 전쟁을 벌였던 시간들이 스친다.
이 모든 것이, 꽃의 마술,
빛나는 여름 들판에 솜털 같은 색채들.
넓게 펼쳐진 푸른 하늘, 꿀벌의 노래.
이 모든 것은, 신이
탄식하며 꾸는 꿈일까?
구원을 향한 깨닫지 못한 힘의 아우성일까?
아름답고 굳건히 푸름 속에 누워 있는,
저 먼 산등성이
그것도 다만 경련일 뿐일까?
잔디에 누워 / 헤르만 헤세
정원일의 즐거움 중 p.46
잠시 일하다가 듣는 나의 취미 고전음악과 꽃
일하다가 나비가 찾아 왔다. 작년에 오고, 어제 밤에 오고, 새벽에 오고, 또 낮에 오고.. 너는 나의 근심을 비웃고 있구나
지난 여름날의 장미를 그리워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왔다. 마타곤 백합인 '카멜레온'이 피는 이 초여름, 지구 상의 그림을 좀 그린다는 화가들은 다 이곳에 초대를 받고 와 있는것 같다. 형형색색 표현하기도 힘든 색을 하루가 다르게 보여주고 있다. 정원의 라울 뒤피 '카라'가 그려지고 헤르만 헤세의 친구이자 그가 그토록 좋아해 그림도 그린 지니아(한련화), 내 기억으로는 명화의 전당에 올라 있는 '퀸 엘리자베스' 장미를 비롯하여 여름이 왔다는 신호인 달리아, 여러 가지 천연의 우아한 백합들, 니코티아나, 칸나, 하와이안 무궁화, 오렌지색 보다 진하면서 연한 오스테오스펄믐, 신의 향기 베로니카, 달콤한 자뎅 드 프랑스의 2차 개화, 그리고 그외 여러 가지 꽃들이 그려지고 있다. 궁핍하고 괴롭고 우울했던 겨울을 지나 비록 맛보거나 소유할 수는 없지만 가지고 있는 이 작은 꽃들의 모습에서 지난 여름날의 장미를 그리워하지 않아도 되는 계절임은 확실하다.
밤에 온 나비가 새벽에 또 그 자리에 있고, 다시 그 나비를 만났다. 나비와 나뿐이다. 이 계절은 마리아 칼라스와 발터 키제킹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티켓 없이도 꽃밭에서 홀로 들을 수 있는 그토톡 기다린 시간이다.
*
의사가 말하네, 괜찮을 거라고
하지만 지금 난 우울해.
-톰 웨이츠-
# 나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심리 치료 상담을 받았고, 그 때문에 붉은 산호 팔찌와 내 애인을 잃었다.
붉은 산호 팔찌는 러시아에서 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페테르부르크산이고 백 년도 넘은 것이다.
증조할머니는 팔찌를 왼쪽 손목에 차고 있었고, 증조할아버지는 그 팔찌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이것이 내가 하고 싶은 얘기인가? 잘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다.
# 그는 냄비와 접시를 씻고, 위스키를 한 잔 더 마시고, 카세트테이프 앞에 망연히 서 있다. 음악을 듣는 시간, 음악을 위한 시간, 여느 저녁처럼, 담배를 피우는 시간, 시간을 위한 시간, 음악을 듣는 일이 없었다면 그는 무엇을 해야 했을까. 헌터는 손으로 눈언저리를 비비고 심장을 잠시 만져 본다. 박동은 조용하고 완만하다. 모차르트? 아니면 베토벤? 슈베르트는 항상 슬프다. 바흐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평균율 소나타 1번>, 헌터는 테이프를 녹음기에 집어넣고 시작 단추를 누른다. 음악은 조용히 울려 퍼지고, 그는 창가에 있는 의자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인다.
유디트 헤르만 / 여름 별장, 그 후
Evening primrose가 피웠다. 달맞이 개량종으로 영국서 주문한 건데 지난가을 파종 후 며칠 전 피웠다. Oenothera 'Lemon Sunset' 개화기는 하루도 안 되는 것 같다. 색이 연하고 참 은은하다. 이름을 가물가물해 못 찾다가 양화소록님께 도장을..ㅎㅎ
예술가들의 친구
모든 예술가들 아니 인간의 원초적인 모방의 시작은 결국 자연과 정원의 꽃 들이었다. 13세기 이전 그건 시작되었고 아무리 노력하고 모방해도 색채감은 그대로 표현이나 모방이 힘들다. 한해살이 빼고 한겨울 영하 30도를 넘긴 꽃 들이라 색채감이나 아름다움이 다른 지방과는 확실히 다르다. 유럽의 화가들이 어릴적 자연이나 엄마의 정원에서 본 그 꽃들이 그들의 모티브 였듯이 시간과 공간의 높낮이에서 오는 이 흙과 빛 그리고 인간의 노력이 주는 예술. 나의 작은 정원에 바친다.
가식한다고 핀셋 가지고 며칠을 앉아서 일 한 아내에게 이 작은 정원을 바친다. 매일 풀과 잡초를 뽑아주신 어머님께 이 꽃을 바친다.
타샤의 말대로 추운지방이라 12년이 되어야 그 약속은 현실이 되었고 나는 그걸 즐기고 있다. 희귀 꽃들을 좋아해 이것저것 심고 있는데 역시 대관령은 6. 7. 8. 9월 이 가장 예쁘고 환상의 색이 나오고 있다. 밤이 춥고 서늘한 냉장고 같은 이 기후의 변덕이 가장 큰 힘 같다.
Silene capitata Komar. 분홍장구채 . 환경부 멸종 위기 야생생물 II 급으로 알고 있는데 색이 연하다. 몇 년째 가지고 있는 씨 가지고 만든 식물. 자주가 아닌 연분홍이라 더 의문이다.
Zinnia 'Pop Art Gold, Red and White Mix' 색상이 심장 터지게 한다.
1. 비가 그쳤다. 며칠간 엄청나게 이곳을 퍼붓던 비가 그치고 다시 평온이 찾아왔다. 아내하고 엄마하고 아침부터 지지대를 만들고 퍼진 흙은 다시 메꾸고 쓰러진 걸 일으켜 세워주고 녹아 없어진 꽃대를 잘라주고 올해 야심 차게 키우는 코드명 X를 둘러보았다. 백합은 말초신경까지 자극하는 농밀한 향을 은은히 내뿜어 주었고 어떤 백합은 도도하게 향도 없이 색만 보여 주었다. 백합은 이젠 기존 백합 품종 간 이종교배가 가능해져 피카소가 그린 그림처럼 어처구니없는 칼라가 나오기도 한다. 비가 그만 오고 더 빛과 공기가 더워져 씨로 파종한 꽃들 중 코드명 X, 붓들레아, 히메노칼리스, 디기 탈리스, 루비 솔체, 가우리 (나비꽃), 말로페, 코베아, 에키나시아, 엔젤 트럼펫도 쑥쑥 자랐으면 기쁘겠다.
2. 저녁에 달빛처럼 희고 노랗게 빛나는 것으로 또 톱풀을 빼놓을 수 없다. 에른스트 파겔이 육종한 가는 잎의 '헬라 글라스호프'와 그를 빼닮았지만 키가 좀 더 큰 '크레도'가 가장 아름답게 느껴지는 시간이 바로 여름의 저녁 무렵이다. 마리안네 푀르스터 / <내 아버지의 정원에서 보낸 일곱 계절> P. 135
대관령에 서식하는 살바토레입니다. 감사합니다. 카페회원님들의 멋진 사진과 글 잘 공부하고 있습니다.
무더위가 시작되지만 여름꽃들 감상하면서 멋진 휴가 되시길 바랍니다. 꾸벅!! 그냥 매일의 기록이라 반어체입니다.
꾸벅!!!!!
첫댓글 살바토레님 정원은 천국 같아요~~~^^
렌즈와 카메라가 포장을 해 준답니다.ㅎㅎ
감사합니다. 아이네님!!
으음~~ 역시!!!
꽃들이 한창일텐데 하며 기다렸답니다. 어쩜 이리 한결같이 건강하고 고울까요.
꼭 한번 놀러가서 직접 보렵니다. 멋있어요. ^_^
대관령 여행 오면 한번 ㅎㅎ
열대야가 없어 여름엔 천국입니다.
저도 이쁜 정원을 꿈꾸는 남자입니다
네, 꿈꾸면 이루어집니다.
그냥 실행하시면 됩니다.
@살바토레(대관령) ㅎㅎ ㅎㅎ 맞습니다~~♡♡
풀메고있습니다
@신입사원(전남) 와, 멋집니다!!!
@살바토레(대관령) 조금씩 작업중입니다
수레국화 만져주는 엘의 숏컷이 매우 인상적이고 아름다워요^^
하양깨순이 피코티백합(이름이 궁금)과 그리고 톤다운 환타색 엘님 손이 쥔 백합도 숨을 멎게 해요.
이른 아침 홀로 적막속에서 듣는 연주는 어떤 음색일까 아마도 안개가 묻어있을듯..
감사합니다. 미루님도 잘 지내시죠.
대전은 여기보다 좀 더워도 많은 꽃들이 피니 좋을것 같아요.
대관령은 여름엔 좋지만 겨울엔 월동 안되는 꽃들이 많아 늘 안타깝습니다.
ㅎㅎ 많은 사진을 올려 죄송하네요. 그냥 매일찍어 기록하고 저장합니다.
무더운데 건강한 날들 되세요. 백합은 저도 오늘 처음 폈는데 깨순이 알려 주세요.
오레인보우, 태광 다 가봐도 없네요..ㅠ 구글링 해야 할듯합니다.
역시 살바토레님의 정원은 귀한 꽃들로 가득 차 있군요.
저도 키워본 아이들인데 요사이 보니 더욱 부러운 정원입니다.
아고, 감사합니다. 흙사랑님은 다 키워보셨을것 같습니다.
대관령이라 색이 좀 원색이 좋은것 같습니다.
무더위에 건강한 날들 되세요.
정원에 꽃이 너무 이쁩니다...
꽃를 멋지게 기르는 고수님들은 사진도 예술로 찍으시나봐요.
씨로 파종해 키워보니 사랑이 더 가는것 같습니다.ㅎㅎ
요즘엔 렌즈가 좋아서 마음먹기 나름인것 같습니다.
건강한 여름날 되세요.
이젠 절정을 향해 가는군요.
꼭 가보고싶은 정원입니다.
10년 넘은 경륜이 묻어있는 아름다움이 눈부십니다.
부산에서 대관령여행도 많이 오시더라고요.
부산은 장미가 잘 되서 좋을것 같습니다.요즘 수국사진도 보이더라고요.
건강한 날 되세요.
어릴적 비밀의 화원을 읽으며 상상했던 정원 같습니다. 어찌 그리 아름답게 가꾸셨는지 감탄사 밖에 안 나오네요.
가족과 함께 꽃을 좋아하다 보니 그렇고요.
사진이 더 근사하고 아름답습니다.
내년꽃을 또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네요.
멋진 날들 되세요.
멋지십니다^^
꽃과 자연처럼 사람의 마음을 편한 안식처가 되어주는것이 또있을까요?늘마음의 여유를 갖고계신 살바토레님 부럽습니다~
와~ 이모든 꽃들이 한곳에서... 넘 멋집니다. 요정이 마술 지팡이를 휘두른듯한 환상적인 풍경이네요.
정말 종류가 많네요. 쟤네들 돌아보시려면 며칠 걸릴 것 같은데요 ^ ^
진짜 공을 많이 들이셨네요.
대관령이면 꽃 키우기엔 기온이 ~~~춥다고 느껴지는곳이라서요
아닌가봐요 이쁜꽃들이 많이 보이네요 주인의 정성이 느껴 집니다
너무좋아요 어쩜 그리도 많은 이름모를 꽃들이 풍성한지요 부럽네요
꽃들도 근사하고 사진도 멋지고.....
전체적인 분위기가 한마디로 천국같습니다.
물론 그 뒤의 수고로움이야 이루 말할수 없겠지만요. 정원이 주는 기쁨으로 보상이 충분할듯 합니다.
대단하세요.^^
백합향기 가득한 타샤의 정원에서 듣는 황제...
행복하시겠군요~
정말 부러운 정원입니다.
대관령 음악축제도 곧 돌아오네요~~~
색감이 화려하고 꽃들의 배치를 정성들어 하셨네요 아름답고 깔끔합니다
요즘도 모기가 없나요...우리나라에 7.8월에 모기없는곳이 잘없는데...
살바토레님의 정원은 예술가의 향기로 가득하네요! 쓰고 계신 카메라와 렌즈 기종을 알 수 있을까요?
꽃들의 절정을 잘 잡아내시는 솜씨가 뛰어나신거 같습니다
작가님인가봅니다
글도 너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