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눈 내리는 벌판에서 74

[하지연 (하현식)]

[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눈 내리는 벌판에서

눈 내리는 벌판에서 ― 도종환(1954∼ )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걸어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발자국 소리만이 외로운 길을 걸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몸보다 더 지치는 마음을 누이고 
늦도록 이야기를 나누며 깊어지고 싶다 
둘러보아도 오직 벌판 
등을 기대어 더욱 등이 시린 나무 몇 그루뿐 
이 벌판 같은 도시의 한복판을 지나 
창밖으로 따스한 불빛 새어 가슴에 묻어나는 
먼 곳의 그리운 사람 향해 가고 싶다 
마음보다 몸이 더 외로운 이런 날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 부르며 
사랑하는 사람 있어 달려가고 싶다 

　 
　이제 설날이다. 많은 이들이 버스와 기차, 자동차에 몸을 싣고 떠난다.

떠나는 이들은 얼마나 바쁜가. 바빠서 한숨 폭 내쉬는 순간 이 시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다면 좋겠다.

오늘 나는 바빠야 옳았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떠나는 이들은 얼마나 피곤한가. 짐을 챙기고 아이들을 챙기고 티켓과 여정을 챙겨야 한다.

피곤해서 짜증이 날 때에 이 시가 우연히 눈에 들어온다면 좋겠다.

잠시나마 피곤함을 잊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의 주인공은 지금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만나러 가는 길을 상상하고 있다. 상상 속의 여정은 순탄치 않다.

길에는 눈이 많이 내려서 발목이 푹푹 빠진다. 쉴 곳도 마땅치 않다. 동행하는 이도 없어 보인다.

걸어야 하는 길은 춥고 외롭다. 그렇지만 이 고난과 외로움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 끝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기꺼이 눈길을 나설 수 있다.

　시를 끝까지 읽고 나면 알게 된다.

이 사람은 눈이 내리는 벌판에 서 있고 싶지만, 사실은 벌판 같은 도시에 머물러 있는 처지다.

당장이라도 그리운 먼 그대에게 가고 싶지만, 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도시를 떠날 수가 없다.

그래서 이 시에는 유독 ‘가고 싶다’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사

랑하는 사람에게 못 가니까 더욱 가고 싶어 하는 것이다.

특히 중간에 ‘마음보다 몸이 더 외로운 이런 날’이라는 구절이 유독 와 닿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체온과 목소리를 느끼고 싶은데 가진 것은 오직 나 하나의 체온과 몸이라니,

주위의 외로운 온도가 느껴지는 듯하다.  

　그러니까 웃으면서 가자. 피곤해도 짜증나도 담아 두고 가자.

시의 처지와는 달리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가는 길이다.

따뜻한 집의 그리운 이를 향해 달려가는 길이다.
　　 
나민애 문학평론가 (동아일보 2017,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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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의 시 "눈 내리는 벌판에서"는 깊은 감성과 그리움을 담은 작품입니다.

이 시는 눈 내리는 벌판을 배경으로 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화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각 연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감정과 아름다운 묘사를 살펴보겠습니다:

주요 내용 및 감정

1.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 화자는 눈길을 걸으며 그리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과 발자국 소리는 외로움과 고독을 상징합니다.

2.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고 싶다:

   • 외로운 길을 걸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은 화자의 절실한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몸보다 더 지치는 마음을 누이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냅니다.

3. 벌판 같은 도시의 한복판을 지나:

   • 화자는 둘러보아도 오직 벌판과 시린 나무들만 있는 도시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 도시 속에서 느끼는 고독과 소외감을 상징합니다.

4. 따스한 불빛 새어 가슴에 묻어나는:

   • 창밖으로 보이는 따스한 불빛은 화자의 가슴 속 그리움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먼 곳에 있는 그리운 사람을 향해 가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5.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

   • 외로운 날,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불러보며, 그리운 사람을 향해 달려가고 싶은 화자의 간절한 마음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시의 상징과 비유

• 눈 내리는 벌판: 고독과 그리움의 배경으로, 눈 내리는 벌판이 등장합니다. 이는 화자의 내면 상태를 상징합니다.

• 발자국 소리: 외로운 길을 걸으며 들리는 발자국 소리는 화자의 고독한 마음을 나타냅니다.

• 벌판 같은 도시: 현대 도시 속에서 느끼는 소외감을 나타내며, 인간관계의 단절을 상징합니다.

• 따스한 불빛: 먼 곳에 있는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하며, 그리움과 희망을 상징합니다.

•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참을 수 없는 기침처럼 화자의 마음 속에서 터져 나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합니다.

이 시는 도종환 시인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아름다운 묘사로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줍니다.

시의 각 부분에서 느껴지는 감정과 상징을 통해,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외로움을 깊이 있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사법은

도종환의 시 "눈 내리는 벌판에서"에는 다양한 수사법이 사용되어 있습니다.

이 수사법들은 시의 감정과 이미지를 더 풍부하고 생생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몇 가지 주요 수사법과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주요 수사법과 예시

1. 은유 (Metaphor)

   •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 눈길을 걸으며 발이 푹푹 빠지는 장면을 통해, 화자의 힘든 여정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는 감정적으로 고통스러운 과정을 상징합니다.

   • "몸보다 더 지치는 마음을 누이고": 마음이 몸보다 더 지친다는 표현은 화자의 감정적인 피로를 강조합니다.

2. 의인법 (Personification)

   • "발자국 소리만이 외로운 길을 걸어": 발자국 소리를 의인화하여, 화자의 외로움을 더욱 강조합니다. 발자국 소리가 외로운 길을 걷는다는 표현은 고독한 상태를 드러냅니다.

   •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기침처럼 터져오른다고 표현하여, 그리움이 갑작스럽고 강렬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3. 활유법 (Implied Personification)

   • "둘러보아도 오직 벌판": 벌판을 둘러보는 장면을 통해, 화자가 느끼는 고독과 절망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 "몸의 열기로 여는 자물쇠": 몸의 열기로 자물쇠를 여는 장면은 화자의 감정적인 따뜻함과 연결됩니다.

기타 수사법

1. 상징법 (Symbolism)

   • 눈 내리는 벌판: 고독과 그리움의 배경으로, 눈 내리는 벌판이 등장합니다. 이는 화자의 내면 상태를 상징합니다.

   • 따스한 불빛: 창밖으로 보이는 따스한 불빛은 화자의 가슴 속 그리움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이는 희망과 사랑의 상징입니다.

이러한 수사법들은 시의 각 장면과 주제를 더욱 생생하고 감동적으로 만들어 주며,

독자가 화자의 감정에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단어는

도종환의 시 "눈 내리는 벌판에서"에서 사용된 단어들은 시의 감정과 분위기를 깊이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각 단어들은 고독, 그리움, 사랑 등의 감정을 강렬하게 표현하며,

독자가 시의 느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습니다.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단어들과 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1. 눈길:

   • 눈이 쌓인 길을 의미하며, 화자의 외롭고 고독한 여정을 상징합니다. 또한,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은 그 여정의 어려움을 나타냅니다.

2. 발자국 소리:

   • 외로운 길을 걸을 때 나는 발자국 소리는 화자의 고독한 상태를 강조합니다. 이는 화자가 혼자서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의 외로움을 상징합니다.

3. 지치는 마음:

   • 마음이 지친다는 표현은 화자의 감정적인 피로를 나타내며, 그리움과 외로움이 화자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4. 벌판:

   • 끝없이 펼쳐진 벌판은 화자가 느끼는 고독과 소외감을 상징합니다. 이는 현대 도시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강조합니다.

5. 따스한 불빛:

   • 창밖으로 보이는 따스한 불빛은 화자의 가슴 속 그리움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이는 그리움과 희망의 상징입니다.

6.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

   •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기침처럼 터져오른다는 표현은 그리움이 갑작스럽고 강렬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단어들은 시의 각 장면과 주제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만들어주며,

독자가 화자의 감정에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소재는

도종환의 시 "눈 내리는 벌판에서"의 주요 소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1. 눈 내리는 벌판:

   • 이 시의 주요 배경이자 상징적인 장소입니다. 벌판은 끝없이 펼쳐진 고독과 외로움을 상징하며, 눈 내리는 풍경은 시의 감성적이고 차가운 분위기를 형성합니다.

2. 눈길:

   • 화자가 걸어가는 길로,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은 화자의 외롭고 고된 여정을 상징합니다. 이는 고독과 그리움의 감정을 강조합니다.

3. 발자국 소리:

   • 외로운 길을 걸을 때 나는 발자국 소리는 화자의 고독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는 화자가 혼자서 그리운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의 외로움을 상징합니다.

4. 벌판 같은 도시:

   • 현대 도시 속에서 느끼는 소외감과 고독을 상징합니다. 이는 화자가 도시 속에서 느끼는 인간관계의 단절을 나타냅니다.

5. 따스한 불빛:

   • 창밖으로 보이는 따스한 불빛은 화자의 가슴 속 그리움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이는 먼 곳에 있는 그리운 사람을 향한 희망과 사랑을 상징합니다.

6. 기침처럼 터져오르는 이름:

   •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이 기침처럼 터져오른다는 표현은 그리움이 갑작스럽고 강렬하게 느껴진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이는 그리운 사람을 향한 화자의 간절한 마음을 상징합니다.

이러한 소재들은 시의 감정과 주제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전달하며, 독자가 시의 감정에 깊이 공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