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중랑천변 벚나무에 금방 필 것 같은 꽃망우리가 맺혔습니다.
주말쯤이면 수유역 우이천변에도 벚꽃이 필듯합니다.
금요일 저녁 집으로 들어가는 길에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수유역쪽 <음밥>이라는
밥집에 들러 혼밥, 혼술을 합니다.
왜 음밥이라고 했을까요? '으음~~밥'인 걸까요?
밖에는 '엄마손맛'이라 적혀있는데 엄마가 아닌 친구사이 남자 2명이 운영을 하고있습니다.
혼밥집이라도 쑥스럽지 않다고 소문난 것처럼 남녀 구분없이 혼자 들어온 손님이 꽤 있습니다.
요즘 밥값 5천원에 무한리필이면 거저 먹는 거나 마찬가지이긴 한데 맛은 어떨런지?
이집을 카톡 플러스친구에서 검색하면 그날 메뉴가 뜹니다.
오늘 메뉴는 토마토파스타, 스크램블드 애그, 된장국입니다.
그리고 그외 반찬이 몇 가지 준비돼있습니다.
기본 메뉴에 피클, 김치, 옥수수가 들어간 샐러드.
5천원에 당연히 멸치 된장국인가 했는데 쇠고기 건더기가 들어간 된장국입니다.
낮에는 아마 줄서서 먹지 않을까 싶습니다.
반주하기엔 안주가 조금 그렇긴 한데 그렇다고 350 ml 크림맥주 하기도 그렇고...
그냥 거시기로 하지요.
저 덩어리 보이지요? 토마토입니다. 데쳐서 껍질을 벗긴 후 토마토 페이스트에
섞어 만든 소스입니다. 이것 만해도 점수 따고 들어갑니다,
2번에 걸쳐 싹싹 비웠습니다.
스을슬 걸어 우이천으로 향합니다. 예상대로 벚꽃이 만개했습니다.
주말에는 축제가 열릴 예정이군요.
멀리 북한산이 보이고
본격적으로 밤벚꽃놀이 모드로 들어갑니다.
밤벚꽃놀이는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일제가 창경궁에 동식물원을 세우고 벚꽃을 심으며 아예 일본식 정원으로 만들어
창경원으로 궁을 유원지로 격하시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요.
거기에 벚꽃이 만발하니 전쟁 후 변변한 놀거리, 볼거리가 없던 백성들의 유원지로
전락하게 된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청춘남녀들은 <수정궁> 그릴에서 경양식 하나 먹고 보트 한번 타는 게 큰 호사였답니다.
많을 때는 하루 10만 명이 들렀다 하니 축제 기간에 길 잃어버린 아이만도 90여 명이었다 합니다.
지금 창경궁의 벚나무는 1백여 그루가 있는데 한창 때는 1139 그루가 있었답니다.
1984년 창경궁 복원 계획에 따라 대공원, 여의도, 동구릉 등으로 분산되었다는 군요.
전 '창경원'하면 윗사진의 일본식 건물이 떠오릅니다. <장서각>이라는 이름으로 세워진
건물인데 박물관 용도로 쓰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장서각은 파충류와 원숭이류들 우리로 사용되고 있을 때였습니다.
물론 60년대 얘기지요.
밤은 점점 깊어갑니다.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첫댓글 창경궁을 원숭이 동물원, 벚꽃놀이터로 만든 왜인들이야 그렇다 치고
해방,독립 이후 몇십년 지나도록 창경궁이 아닌 창경원이라는 이름의
유원지로 생각했던 우리 모습은 참 부끄러운 일이네요ㅉ
세계최빈국이라 먹고 살기 어려워서 그랬다면 용서가 될까요?
전쟁이 사람을 야만으로 만들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먼저 차지하지 않으면 굶어죽을 수 있다는 강박감.
그 당시 사진들을 보면 창경원 돌담을 넘어가는 군중, 열차 자리잡기 위해 창문으로 뛰어드는 사람들,
어찌됐건 타고가야겠다고 버스에 매달린 승객과 몸으로 미는 차장아가씨, 또 조리질하는 운전사...
이런 상황에 그나마 스트레스 풀만한 유원지였던 창경원을 창경궁으로 복원시키자는 고결한 생각은
아마 사치였을 지도 모릅니다.
그런 생각은 아직도 돈과 권력을 가진 '고결한'사람은 이 사회에서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당연시하는 것과 맥이 통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