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애의 시가 깃든 삶] 장미와 가시
장미와 가시 ― 김승희(1952∼)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
그의 몸에는 많은 가시가
돋아 있었지만, 그러나,
나는 한 송이의 장미꽃도 보지 못하였네.
그러니, 그대, 이제 말해주오,
삶은 가시장미인가 장미가시인가
아니면 장미의 가시인가, 또는
장미와 가시인가를.
‘장미와 가시’라니, 시의 제목만을 본다면 장미를 찬미하는 시로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가시 때문에 장미는 더 매력적이라는 둥, 다들 하는 말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오산이다.
이것은 상투적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이 시는 장미가 아니라 삶에 대한 시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삶이란 무엇인가’를 물어본다.
철학적으로, 종교적으로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은 아니다. 생의 여정에서 그는 지금 만신창이가 되어 있다.
그러니 처절하게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뭐지? 삶이란 뭐지? 뭐길래 이렇게 아픈 거지?
시인이 말하기를, 삶을 살아봤는데 너무 따갑고 아프다.
언젠가는 나아지겠지 하고 더 살아봤는데 더 따갑고 아프다.
고진감래라고 곧 장미가 핀다고 했는데 대체 언제 필지 모르겠다.
이 시에서 가장 가슴 아픈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상처가 장미를 기다리는 장면. 오늘은 숨이 넘어갈 듯 벅차고 아픈데도 장미를 생각하면서 미소 짓는 장면.
오늘의 고통을 오지 않을 장밋빛 미래 때문에 감내하는 장면이 마치 희망고문 같아서 짠하다.
이 시를 읽고 나서 우리도 한동안 먹먹해서 앉아 있게 된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손을 뻗어 가엾은 자신의 몸을 쓰다듬어 줄지도 모른다.
시인의 상처가 마치 우리 상처 같고, 시인의 장미가 마치 우리 미래 같아서 시를 붙들고 같이 울고 싶어진다.
견뎌온 세월이 장미를 보장해 준다면 그 얼마나 좋을까.
정작 내가 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지만, 열심히 토닥토닥이라도 해주자. 묵
묵하게 아파온 삶과 몸과 마음을 위하여. 이 시는 힘든 세상을 건너는 우리 모두의 시이다.
나민애 문학평론가(동아일보 2017.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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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희의 시 "장미와 가시"는 삶의 가시와 장미를 통해 인생의 고난과 아름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눈먼 손으로 삶을 만져보았을 때 그것이 가시투성이였음을 알게 되지만,
그 가시들 속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며 미소를 짓습니다.
그러나 결국 장미꽃을 보지 못하고, 삶의 의미를 묻는 시인의 질문으로 마무리됩니다.
시에서 사용된 몇 가지 상징과 수사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상징
가시: 인생의 고난과 어려움을 상징합니다. 시인은 가시투성이의 삶을 통해 인생의 고통을 표현합니다.
장미꽃: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상징합니다. 시인은 가시 속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지만, 결국 장미꽃을 보지 못하는 현실을 받아들입니다.
수사법
은유: 가시와 장미를 통해 삶의 고난과 아름다움을 은유적으로 표현합니다.
반어: 가시투성이의 삶을 만지며 미소 짓는 시인의 모습은 반어적으로 삶의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대조: 가시와 장미를 대조하여 삶의 고난과 아름다움을 강조합니다.
이 시는 삶의 고난과 아름다움이 함께 존재하는 현실을 통해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
주제와 소재는
김승희의 시 "장미와 가시"의 주제와 소재를 살펴보겠습니다.
주제 주제는 삶의 고난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두 가지가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다룹니다.
시인은 삶의 가시와 장미를 통해 인생의 어려움과 그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과 아름다움을 표현합니다.
결국 시는 삶의 의미와 그 속에서의 희망을 찾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소재
눈먼 손: 삶을 경험하는 사람의 불확실성과 한계를 상징합니다.
가시투성이 삶: 인생의 고난과 어려움을 상징합니다.
미소: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자세를 나타냅니다.
장미꽃: 삶의 아름다움과 희망을 상징합니다.
그의 몸: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을 상징하며, 고난과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주제와 소재들은 시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하며,
독자에게 삶의 의미와 희망을 다시 생각해보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