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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722) ///////
2025 강원일보신춘문예 시 당선작- 이수국
책가도
이수국
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
오크 향 원목 책장을 창문 앞에 세웠다
책을 좋아한 왕이 책가도(冊架圖)를 세워 일월오봉도를 가렸듯
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
창틈으로 들어온 빛이 어둠을 가른다
박물관 유리문 너머 책가도
가로와 세로의 배열 속, 그림 위에 꽂힌 천년의 페이지들
그림 속 책을 보던 왕과
유리문 안을 보는 내 눈이 책가도 위에서 만났다
그림 한구석 은밀히 쓴 화공의 이름이 흔들렸다
책장 바닥에 그늘 한 권을 괴자 몸이 중심을 잡는다
무너지던 중력을 다시 세운 건 한 권의 책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을 꺼내면
그들의 체온이 손끝을 타고 가슴으로 전해오고
작가를 지우며 작가를 꽂는다
이럴 때 사전을 거역하는 것은 유쾌한 일
문장이 자라는 시간
스위치를 켜면 책과 나는 조도가 같아져
수백 년 전 죽은 우린 서로 이마를 맞대며 이야기한다
눈감은 순간에도 새로운 이름이 눈을 뜨고
서로 다른 시계들이 태엽을 돌리면 한 곳에서 만나는 페이지
나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
바람과 함께 써가는 연대기
이곳에도 낱장 사이 기압골이 있어 새로운 바람이 분다
내 안의 책장을 만지면 나는 가끔 살아 있는 것 같다
2025년 강원일보신춘문예 시 당선작
[심사평]
“정조가 좋아한 물건 중심 상상 펼쳐 ... 완성도도 높아”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응모작이 몰려 강원일보 신춘문예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종까지 남은 작품은 김영희의 시조 ‘함박눈’, 박승균의 시 ‘묵호 4’, 이수국의 시 ‘책가도’ 등이다.
김영희의 시조 ‘함박눈’은 시조의 멋과 매력이 잘 스며있어 거듭 읽게 됐다.
시조 특유의 정제된 표현과 호흡, 그리고 현대적 감각 등이 잘 어우러진 작품이었다.
박승균의 시 ‘묵호 4’는 묵호를 제목으로 삼은 연작시 일곱 편 중 하나로,
시를 풍요롭게 만드는 낭만적 서정성이 두드러졌다.
당선작으로 선정한 이수국의 시 ‘책가도’는 정조가 좋아한 책가도를 중심으로
상상을 펼쳐나간 작품으로 전체적인 완성도가 높았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을 통해 “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
“나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얻어가는 과정에서 응모자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낸다.
이영춘·이홍섭 시인
[당선소감]
“침묵 속 더 넓어진 나를 만나다”
시를 쓰지 않고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을 무렵, 당선 소식이 도착했다.
늦게 시를 시작하는 내게 어느 시인이 말씀하셨다.
먼저 자신만의 노트북을 준비하라고, 그리고 하루 한 편씩 시를 쓰라고.
자신만의 방에서 홀로 바깥을 바라보면 그동안 보지 못한 또 다른 세계가 보일 것이라고.
혼자 가야 하는 그 무섭고 아득함에 시를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성장한 아이가 떠난 빈방에 뒤늦게 책장을 마련하고 외부와 차단된 공간을 한동안 침묵으로 채웠다.
그럴 때마다 백지에 쌓인 고요가 조금씩 밀려 나갔다. 갇혀서 더 넓어지는 나를 만나는 중이었다.
책을 읽고 목록을 정리하고 세상의 뒤편에 숨은 시를 찾는 일상으로 어지러운 호흡이 가지런해졌다.
책을 펼치면 낯선 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가보지 못한 먼 곳까지 갈 수 있었다.
오늘도 내일도 묵묵히 나는 그곳에 있을 것이다.
시의 길을 열어준 박지웅 선생님, 흔들릴 때 버팀목이 되어주신 마경덕 선생님, 박남희 선생님,
김이듬 선생님, 조정인 선생님, 이승희 선생님,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 전문가과정 교수님들 존경과 감사를 올립니다.
문우들과 ‘시에게’ 동인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격려를 아끼지 않는 가족에게도 사랑을 전합니다.
문을 열어주신 강원일보와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님께도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수국 시인
전남 보성 生
한국방통대 대학원 문예창작콘텐츠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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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국의 시 "책가도"는 다양한 수사법을 사용하여 독자의 감정을 자극하고,
시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여기 몇 가지 중요한 수사법을 소개합니다:
비유(은유와 직유): 시 전반에 걸쳐 은유와 직유가 사용되어 책가도와 책, 왕, 화공 등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은 은유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의인화: 책과 그림 속 등장인물을 의인화하여 감정과 체온을 느낄 수 있게 만듭니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을 꺼내면 그들의 체온이 손끝을 타고 가슴으로 전해오고" 부분이 그 예입니다.
대조: 시에서는 "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과 "나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과 같은 대조적인 표현을 통해 존재와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느낌을 전달합니다.
반복: "책가도"에서 반복되는 이미지와 표현은 독자의 주의를 집중시키고, 시의 주제와 분위기를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책가도"와 "책장" 같은 단어들이 반복됩니다.
상징: 시 속의 책가도와 책은 지식과 기억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이를 통해 죽은 사람과 살아있는 사람이 시간을 초월해 만나는 모습을 그려냅니다.
이 수사법들을 통해 시는 풍부한 감정과 의미를 전달하고,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상징은
이수국의 시 "책가도"에서 상징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시에서 사용된 상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책가도: 책가도는 지식과 지혜의 상징으로, 이 시에서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등장합니다. 그림 속 책가도를 통해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만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책: 책은 지식과 기억을 상징합니다. 시에서 책은 과거의 지식과 기억을 담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현재의 독자가 과거의 인물들과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햇살과 달: 시에서 햇살과 달은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상징합니다. "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이라는 표현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식과 기억이 숨겨져 있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유리문: 유리문은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는 경계이자, 동시에 그것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사용됩니다. 시에서 유리문을 통해 책가도를 바라보는 장면이 그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러한 상징들을 통해 시는 과거와 현재,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식과 기억의 연대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어는
이수국 시인의 시 "책가도"에서 사용된 단어들은 시의 분위기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주요 단어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책가도(冊架圖): 책을 모아놓은 서가의 그림을 의미하며, 시의 중심적인 이미지입니다. 지식과 기억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햇살과 달: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상징하는 단어들입니다. 시 속에서 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식과 기억이 숨겨져 있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유리문: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는 경계이자, 동시에 그것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사용됩니다.
체온: 인간의 감정과 생명을 상징하는 단어로, 책을 통해 작가와 독자 간의 교감을 나타냅니다.
바람: 변화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는 단어로, 시 속에서 새로운 바람이 분다는 표현은 변화와 새로운 가능성을 나타냅니다.
이 단어들은 시의 주제와 분위기를 잘 표현하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묘사부분은
이수국 시인의 시 "책가도"에서 묘사된 부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시 전체에 걸쳐 섬세하고 시각적인 묘사가 돋보이며, 이는 독자가 시 속의 장면을 생생하게 그려보게 합니다.
오크 향 원목 책장을 창문 앞에 세웠다:
오크 향이 나는 원목 책장을 창문 앞에 두는 모습이 시각적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
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의 모습은 시간의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창틈으로 들어온 빛이 어둠을 가른다:
창틈으로 들어온 빛이 어둠을 가르는 장면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박물관 유리문 너머 책가도:
유리문 너머로 보이는 책가도의 모습은 시각적으로 묘사되어 있으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사용됩니다.
그림 한구석 은밀히 쓴 화공의 이름이 흔들렸다:
그림 속 은밀히 적힌 화공의 이름이 흔들리는 모습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묘사들은 시의 분위기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독자가 시 속의 장면을 생생하게 상상할 수 있게 만듭니다.
진술부분은
이수국 시인의 시 "책가도"에서 진술된 부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진술은 시인의 생각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사용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
이 진술은 시인이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무너지던 중력을 다시 세운 건 한 권의 책"
책이 시인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진술하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을 꺼내면 그들의 체온이 손끝을 타고 가슴으로 전해오고"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과 교감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
존재와 시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인의 감정을 진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진술들은 시인의 내면적인 생각과 감정을 독자에게 직접적으로 전달하며, 시의 주제를 더욱 명확하게 합니다.
비유부분은
이수국 시인의 시 "책가도"에서 사용된 비유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시는 풍부한 비유를 통해 독자에게 생생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
이 비유는 시인이 자신의 존재를 죽은 사람과 비교하여, 과거와 현재 사이에 있는 느낌을 표현합니다.
"햇살과 달이 가려진 방":
햇살과 달은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상징하며, 시인이 느끼는 시간의 경과와 감정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창틈으로 들어온 빛이 어둠을 가른다":
빛과 어둠의 대조를 통해 시각적인 이미지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시인의 내면적인 갈등과 변화를 비유합니다.
"유리문 너머 책가도":
유리문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시인의 시선이 책가도를 통해 과거로 향하는 모습을 비유적으로 나타냅니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
책을 통해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만나는 장면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교감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비유들은 시의 주제와 분위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며,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서술부분은
이수국 시인의 시 "책가도"에서 서술된 부분들을 살펴보겠습니다.
서술은 시인의 생각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며, 시의 분위기와 주제를 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다음은 시의 서술된 부분들입니다:
"나는 살았지만 죽은 사람":
이 진술은 시인이 자신의 존재를 죽은 사람과 비교하여, 과거와 현재 사이에 있는 느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책을 좋아한 왕이 책가도(冊架圖)를 세워 일월오봉도를 가렸듯":
책을 좋아한 왕의 행동을 서술하며, 시 속의 배경을 설명합니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기대고 있는 책을 꺼내면 그들의 체온이 손끝을 타고 가슴으로 전해오고":
책을 통해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교감하는 모습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나는 죽었지만 살아있는 사람":
시인이 자신의 존재를 표현하며, 시의 주제를 명확히 합니다.
이러한 서술들은 시인의 생각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며, 시의 분위기와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주제와 소재는
이수국 시인의 시 "책가도"의 주제와 소재를 살펴보겠습니다.
주제
시의 주제는 시간을 초월한 지식과 기억의 연대감입니다.
시인은 책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교감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식과 기억이 시간을 넘어 연속성을 가지며, 사람들 사이의 연대감을 형성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소재
시에서 사용된 주요 소재는 다음과 같습니다:
책가도(冊架圖): 지식과 기억의 상징으로 사용되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매개체입니다.
책: 지식과 기억을 담고 있는 매개체로,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교감하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햇살과 달: 시간의 흐름과 자연의 순환을 상징합니다.
유리문: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는 경계이자, 동시에 연결하는 매개체입니다.
체온: 인간의 감정과 생명을 상징하며,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교감을 나타냅니다.
바람: 변화와 새로운 시작을 상징하며, 시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주제와 소재를 통해 시는 과거와 현재,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식과 기억의 연대감을 표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