入宋謝差接伴表
김부식(金富軾)
陪臣某等言하노이다
昨於九月五日에 到泊明州定海縣하니 伏蒙聖慈差降 朝請大夫 試少府監 淸河縣開國男 食邑三百戶 賜紫金魚袋 傅墨卿과 武德大夫兼閤門宣贊舍人 長安縣開國男 食邑三百戶 宋良哲이 爲臣等接伴者라
陪臣 某등은 아뢰나이다.
어제 9월 5일에 明州 定海縣에 도착하여, 聖慈께서 조청대부 시소부감 청하현개국남 식읍삼백호 사자금어대 부묵경과, 무덕대부 겸 합문선찬사인 장안현개국남 식읍삼백호 송양철을 臣等의 接伴으로 내려보내신 은혜를 받았나이다.
* 배신(陪臣): 家臣. 경(卿)이나 대부(大夫)의 집에 딸려 그들을 섬기고 받들던 사람.
* 도박(到泊): 배가 이르러 머무름. 도착하다.
* 자금어대(紫金魚袋): 물고기 모양의 장식이 붙어있는 주머니. 공복(公服)의 띠에 매달아 관직의 귀천을 구분하였음.
遠介來朝하여 仰天威之咫尺에 近臣逆勞하여 屈星節之光華하니 祗對恩輝에 不勝震越하여 臣某等이 誠惶誠懼하여 頓首頓首하노이다
먼 곳의 使臣이 來朝하여 天威를 지척에서 우러르옵는데 近臣이 마중나와 星節의 빛을 굽히오니, 공경히 恩榮을 대함에 송구함을 이기지 못하여, 臣某 등이 진실로 황공하고 진실로 두려워 머리를 조아리고 조아리옵나이다.
* 진월(震越): 몹시 두려워서 얼이 빠짐.
竊以夫子之論孝理에 不遺小國之臣이라하고 周官之命行人하여 以待四方之使라한데 曾聞斯語러니 今見其眞이니다
그윽이 생각하옵건대, 孔夫子께서 孝理를 논하실 때, “작은 나라의 신하를 빠뜨리지 않는다.” 하셨고, 周나라 官制에, “外交官을 임명하여 사방의 使節을 접대한다.” 하였사온데, 일찍이 그 말을 들었더니 지금 그것이 眞實임을 보았나이다.
* 夫子之論孝理: 효리는 효치(孝治)와 같은 말인데 효(孝)로써 천하를 다스린다는 말이다.
* 주관(周官): 周나라 官制.
* 행인(行人): 外交官.
伏念컨대 臣等이 俱乏使才로 忝持邦貢하고 挾寡君之忠信하고 賴上國之威靈하여 乘木道之危하고 訖濟風波之險하여 望天衢之近하며 欣瞻日月之明이니 豈謂聖慈ㅣ 猥令卿迓하여 如待大賓之異數잇가 實非小己之所堪이라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臣 등이 모두 使節의 재능이 없이 외람되이 본국의 조공물을 가지고, 寡君의 忠信만 믿고 上國의 威靈을 의지하여, 위태한 배를 타고 험한 풍파를 건너고 나서 서울이 가까움을 바라보며 많은 日月같이 밝으신 皇帝陛下를 뵈올 것을 기뻐하였더니, 뜻밖에도 聖慈께서 외람되이 重臣들을 보내어 맞아주시어, 마치 큰 손님을 대접하는 듯 특수한 은혜인지라, 실로 조그만 저희들이 堪當할 바가 아니로소이다.
* 寡君之忠信: 《열자(列子)》에, “여량(呂梁)은 물이 3천 길을 내려 쏟아 거품이 40리나 가는 험한 곳인데, 한 사람이 뛰어들어갔다가 헤엄쳐서 나왔다. 공자가 그것을 보고, ‘그대는 무슨 술(術)이 있는가.’ 하고 물으니 그는 대답하기를, ‘나는 충신(忠信)으로 들어갔다가 충신(忠信)으로 나올 뿐이다.’ 하였다.” 한다.
* 목도(木道): 뱃길. 《주역》〈益卦〉에 “利涉大川 木道乃行”이라 함
伏遇皇帝陛下ㅣ 信及豚魚하고 德被草木하고 謂柔遠而能邇라 故로 一視而同仁이니 入周庭而永觀은 則臣豈敢이리오마는 免塗山之後至하니 爲幸實多라 臣等이 無任感天荷聖하여 激切屛營之至하며 謹奉稱謝以聞이나이다 <東文選 34卷>
이는 대개 황제 폐하께서 信이 돼지와 물고기에까지 미치시고 德은 풀과 나무에까지 입히실 때를 만나 먼 곳 백성을 부드럽게 대하여 가까이 있는 백성과 같이 대하심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이렇듯 一視同仁하심이오니, 周庭에 들어가 길이 觀光하옴은 신이 어찌 감히 바라오리까마는, 도산(塗山)의 모임이 뒤진 것을 면하여 진실로 다행하옵나이다.
臣 등이 天恩을 받고 聖澤을 입사와 감격하고 황송함을 이기지 못하오며, 삼가 稱謝의 표를 받들어 올리나이다.
* 일시동인(一視同仁): ‘멀고 가까운 사람을 친(親)함에 관계(關係)없이 똑같이 대(對)하여 준다.’는 뜻으로, 성인(聖人)이 누구나 평등(平等)하게 똑같이 사랑함을 이르는 말. 한유(韓愈)의 <원인(原人)>에 나오는 말이다.
* 면도산지후지(免塗山之後至): 우(禹)가 도산에서 제후를 모으는데 방풍씨(防風氏)가 늦게 왔으므로 죽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