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거리는 신전 / 김중일 시창고
두근거리는 신전 / 김중일
허기진 하루가 골목을 어둑어둑 집어먹고 있다
아이들은 밥 먹으러 불려가 하루 햇볕 다 나눠 먹고
창문마다 배가 불러 환하다
닫힌 창문으로 가족들이
너무 오래되어 흐릿해진 상형문자처럼
새겨져 있다 불빛은,
두 눈뜨고도 읽을 수 없는
점자처럼 일어서고
창문과 창문은 더듬거리며 점점 가까워져
뜻을 알 수 없어, 빛나는
글자 하나씩 이어 붙이고 있다
언제쯤이면 明明白白해 질까
담장 너머로 창문은
하나 둘 검은 추를 토해내고
행간에 느낌표로 전봇대가 서 있다
聖所에 꼭꼭 숨어 별들도 나오지 않는 밤에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까
하늘로 고개 들면, 지워진
문장 아래 남은 밑줄처럼
전봇대와 전봇대를 잇는 전선
그 혈관으로 갑골문 같은 통점이 수혈된다
전봇대가 炭柱처럼 캄캄하게 서서
하늘천장을 떠받치고 있는 시간
문설주에, 弔燈 하나가 꺼내 놓은 심장처럼 환하다
2002년 신춘문예 당선시집
[출처] 두근거리는 신전 / 김중일|작성자 마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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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거리는 신전"은 김중일 시인의 시로, 그의 독특한 묘사와 비유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이 시에서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며,
독자로 하여금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시의 주요 특징
비유와 상징:
허기진 하루가 골목을 집어먹는다는 표현을 통해 하루가 지나는 과정을 독특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닫힌 창문 속 가족들을 상형문자에 비유하여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전봇대와 전선을 혈관과 갑골문에 비유하여 도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립니다.
감각적 묘사:
창문마다 배가 불러 환한 모습, 불빛을 두 눈뜨고도 읽을 수 없는 점자처럼 표현하는 등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전봇대가 탄주처럼 캄캄하게 서서 하늘천장을 떠받친다는 표현은 도시의 야경을 생동감 있게 그립니다.
의문과 기대:
이 시는 김중일 시인의 독특한 표현 방식과 깊은 감정이 담겨 있어,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수사법은
"두근거리는 신전"에서 사용된 여러 수사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시는 다양한 수사법을 통해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독자가 시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느끼도록 합니다.
주요 수사법
은유(Metaphor):
"허기진 하루가 골목을 어둑어둑 집어먹고 있다": 하루를 허기진 존재로 비유하여, 하루의 끝에서 느끼는 피로감과 공허함을 표현합니다.
"전봇대가 탄주처럼 캄캄하게 서서 하늘천장을 떠받치고 있는 시간": 전봇대를 탄주(숯기둥)에 비유하여, 어둠 속에서 전봇대가 하늘을 지지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의인화(Personification):
"창문마다 배가 불러 환하다": 창문이 배가 불러 밝게 빛나는 것으로 표현하여, 창문을 마치 살아있는 존재처럼 묘사합니다.
"문설주에, 弔燈 하나가 꺼내 놓은 심장처럼 환하다": 문설주에 있는 등이 심장처럼 빛나는 모습으로 표현하여, 따뜻한 느낌을 줍니다.
직유(Simile):
상징(Symbolism):
반복(Repetition):
이 시는 이러한 다양한 수사법을 통해 독자가 시의 이미지를 생생하게 느끼고, 감정을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단어는
"두근거리는 신전" 시에서 사용된 단어들은 시의 주제와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
몇 가지 중요한 단어를 살펴보겠습니다:
허기진:
골목:
창문:
전봇대:
탄주:
심장:
갑골문:
이러한 단어들은 시의 주제와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독자가 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주제와 소재는
"두근거리는 신전" 시의 주제와 소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주제 (Theme):
일상의 피로와 공허함: 시에서는 하루의 끝에서 느끼는 피로감과 공허함을 강조합니다. 허기진 하루가 골목을 집어먹는다는 표현은 일상적인 피로를 상징합니다.
연결과 소통: 창문과 창문이 서로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은 소통과 연결을 나타냅니다. 어두운 밤 속에서도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연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줍니다.
불확실성과 두려움: 전봇대와 전선, 그리고 갑골문 같은 통점을 통해 도시의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표현합니다. 이는 현대 도시 생활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반영합니다.
소재 (Motifs):
골목: 골목은 일상적인 생활 공간을 의미하며, 하루가 끝나면서 골목이 어둡고 조용해지는 모습을 통해 피로감을 강조합니다.
창문: 창문은 가족과의 관계와 그들이 남긴 기억을 나타냅니다. 닫힌 창문 속 가족들은 오래된 상형문자처럼 남아 있으며, 이는 시간의 흐름과 변화를 상징합니다.
전봇대와 전선: 전봇대와 전선은 도시의 구조와 연결을 상징합니다. 전선을 통해 전기가 흐르는 모습은 도시의 생명력을 나타내며, 갑골문 같은 통점을 통해 고대와 현대의 연결을 보여줍니다.
탄주: 탄주는 숯기둥을 의미하며, 전봇대를 탄주에 비유하여 어둠 속에서 도시의 구조를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심장: 문설주에 있는 등불을 심장에 비유하여 따뜻함과 생명력을 강조합니다. 이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작은 위안을 상징합니다.
이 주제와 소재들은 시인의 의도를 전달하며, 독자가 시의 감정과 분위기를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