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순항할수가 없을까. 잔뜩 헝크러진 실바구니를 떠 안은 느낌이 이런것이겠지. 내다가 버리고싶은데도 그럴수 없고 정리하자니 정리도 안되고,,,. 우리할머니는 길삼중에 헝크러진 실타래를 곧잘 푸셨다. 끊고 잇기를 반복하시면서. 끊고 잇기가 비결일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두렵다. 무섭기도 하다. 믿음없음이여! 담대하라, 두려워말라, 내가 너와 함께하리란 말씀을 전혀 안믿는다. 40년을 넘게 연습했으면서도 막상 전혀 효과가 없단말인지,,,. 이번에는 은호 우진이 코로나인것 같다. 키티검사가 음성으로 나왔다지만 그건 아직 초기여서 그렇고 좀전에 전화하니까 며늘은 목이 아프다고 했고 아이들은 열이 내렸다가 오르다가를 반복하고 있는모양이다. 오늘은 며늘이 아이들과 함께있고 줌 수업중이라고 했다. 며늘은, 이렇게 말하면 극악한 시어미겠지만 혼이 나봐야 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나, 극악한 시어미 맞다. 변명할 여지없다. 아니, 변명할 생각도 없다! 입장만 다른게 아니다. 가치관만 다른게 아니다. 상식 자체가 달라도 너무다르다.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보완하면? 이건 말 장난이 아니다. 현제상황이다. 주말이면 집에서 아이들 돌보면서 밀린 집안일도하고 학습지도도 하고 음식도 하면서 보내는게 내 상식인데, 며늘은 전혀 그렇지않다. 오전엔 빈둥데며 (내가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게 이 빈둥데는 것인데 왜 며늘은 그러면 안돼는지,,,) 보내다가 아점을 대충 있는것으로 때우고 아이들과 까페에나가 며늘은 며늘일을하고 아이들은 지들끼리 게임을하며 시간을 보내고,,,하는게 일상인것같았다. 며늘이 하는일이 뭔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글세 어떤 영광과 부귀가 있을것같지는 않다. 나는 평생을 남편에게서 기적을 바랐지만 기적이란게 그렇게 이루어지는것이 아니라는것만은 깨달아 알고있다. 오늘도 기적을 꿈꾸는 사람 많겠지만, 99%의 노력에 1%의 행운이 합해서 이루어지는게 기적이라고 한다. 결코 그냥 이루어지는게 기적이 아님을 지금은 알고있다. 결코 헛된바람이 기적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다. 또 있어서도 안된고. 세계적인 명성을 누린 음악가들이나 운동선수들이나 과학자며 고도의 기술자들까지 그들의 노고와 훈련이 없이 성공이란 카드가 쥐어졌겠는가. 정경화씨는 (바이올린이스트) 다시 젊은시절로 돌아가고 싶지않느냐는 질문에 1초의 망서림도없이 머리를 저었다. 하루중 16시간 이상을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던 날들이 지금 생각하면 끔찍했을수도 있겠고, 그걸 다시할 자신도 없었으리라,,,. 대 다수의 다른사람들에 비하면 나는 무탈한 일상을 살았다고 할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되돌리고싶은 지점은 없다. 되돌아간다고해서 뭘 할수있겠는가. 결국 마찬가지로 체이고 밟히고 그래서 아프고 절망하고 희망이 없는 무한 반복의 일상은 이제 정말 싫다. 혁명이나 혁신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면서 며늘에게 나는 여전히 천지개벽을 꿈꾸고있지는 않는지,,,. 무사히 잘 지나갔으면 좋겠다. 아들은 출장중인데 아이들의 편찮다는 소식에 얼마나 마음을 졸이고 있을지,,,. 나는 확실히 딸을 더 신뢰하고있는것 같다. 호영이 코로나라는 소식에는 덜 걱정했던것 같다. 어제 오후, 애들이 아픈것같다는 아들의 전화에 (그쪽에 산불이 크게 번지고 있다는 소식에 걱정이 되어 괜찮느냐는 문자를 넣었다) 서둘러 죽을 사들고 약국들을 찾으며 ( 주일이라 약국들이 문을 닫고있어서) 가는동안 내가 며늘을 전혀 신뢰하고 있지않는것을 알았다. 사실 엄마가 있는데, 시퍼렇게 살아있는데, 늙어서 자기몸도 뜻대로 못하는 처지의 할미가! 이런 반응도 월권이 아닌지,,, 아니, 월권맞다! 또 아이들이 필요로하고 좋아하는것도 이 할미가 아니고 지 엄마다. 안다. 아니, 알자! 내 기대수명은 내년까지다. 지금이 3월이니까 9개월 후일수도 있고 21개월까지일수도 있다. 75년을 살면서도 한일이 없는데, 이제 남은동안 할수있는게 뭐가 있겠는지,,, 어느 목사님은 우린 여행자라고 했다. 주님은 우리를 이땅에 여행자로 보내신거지 숙제를 하라고 보내신게 아니란다. 맞는것 같기도하고 아닌것 같기도하다. 어쩌면 이것도 선택인가. 내 몫인가. 무탈의 일상을 감사하자. 전심으로 이 행운을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