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한다"를 읽고...(해피)
이 소설은 양귀자 작가의 ‘원미동 사람들’에 나오는 연작소설 중 하나이다.
그 중 나는 ‘원미동 시인’을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번 기회를 빌려 ‘비오는 날이면 가리봉동에 가야한다.’를 다시 읽게 되었다. 특히 이 소설을 읽으며 1980년대의 소시민들의 먹고 살기 힘든 삶을 매우 가깝게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책에 나오는 표현 중 임씨를 이렇게 표현하는 부분이 있다. ‘자주색 티셔츠는 잦은 세탁으로 누런빛이었고, 얼마나 오래 입었는지 고무줄이 삐져나온 허리께는 서툰 손바느질로 터진 실밥을 꿰맨 자리가 어지러웠다.’ 이 부분에서 임씨가 얼마나 가난한 생활을 하고있는지 알 수 있었고 그런 상황에서도 정해진 시간을 넘겨 일을 해주고도 일삯을 정직하게 받으려는 순수한 마음을 볼 수 있어서 그런 모습이 매우 아름답게 다가왔다.
한편 임씨가 술을 마시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부분에서는 숨겨져 있던 아픈 상처를 볼 수 있었는데 그는 공장 주인에게 80만 원이라는 연탄값을 받을 게 있지만, 공장 주인이 여공들 노임이 밀려 마누라 목걸이까지 팔았다며 돈을 주지 않고 버티고 있어 자신은 비만 오면 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리봉동에 외상값을 받으러 가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돈만 받으면 도시를 떠나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임씨의 기약 없는 소망은 그 당시 도시의 각박한 인심과 경제적 궁핍으로 힘들어하는 도시민의 한 모습을 보는 듯해서 가슴이 짠하게 울려오기도 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으악새 할아버지의 “으악 으악” 우는 소리는 이러한 소시민들의 안타까운 외침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