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단축을 보자면 자차로 이동하는 게 좋지만 이상하게도 이 병원은 운전해서 오기가 싫었다. 벌써 4일째 가는 길인데 운좋으면 얼마 안 기다려 버스를 타고 병원앞에서 내리니 차라리 버스가 낫다는 생각이다. 암센타야 갈아타는 일정이 너무 귀찮으니 내가 운전하지만 우리병원은 그냥 버스로 가자.
가능성은 여러개 열어두었다. 결과는 오늘 의사를 만나봐야 알겠지만 그냥 가볍게 넘길 헤프닝이길 바란다. 또 결과가 안 좋을 것에 대해서도 나의 태도를 생각해두었다. 어젯밤 다빈에게 조금 일러두었다..
피곤했던지 어제 나는 자정도 안되어 잠이 들었고 6시 넘으니 잠이 깼다. 어제는 운동도 안하고 하루를 보냈다. 세영이 커피나 한 잔 하자길래 사두고도 더워서 못입은 원피스를 입고 파우더를 발랐다. 우울할수록 꾸며야 하고 웃어봐야 한다. 원피스를 갖춰입으며 많은 생각이 겹쳤다.
어제는 웃음이 났다. 별로 전화도 잘 않는 김여사가 검사는 잘 받고 왔느냐며 안부전화를 다 하질 않나, 와타나베는 굶고 갔던 걸 알기에 치킨쿠폰을 보내주며 집에 갈때 들고가서 먹으라 했다. 선미는 작년처럼 올해도 대하를 보내왔고 기도할테니 걱정말라고. 멀리 사는 이도 기도한다며 소식을 전해왔다. 다들 오늘의 내 소식을 시간 확인하며 기다릴 태세다. 11시 20분 내 진료시간을 물었으니 나는 그들에게 일일이 "아.나 괜찮대! " 그런 전화를 돌리며 다시 버스를 타고 강화로 돌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