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선물해서 화제가 된 책이다.
나는 30대 여성의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는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 됐다.
직장을 다니다 딸의 육아를 위해 전업주부가 된 34살 김지영씨가 어느날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였다.
시댁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친정엄마가 몸에 들어온 것처럼, 시어른들이 듣기에 민망한 말을 내뱉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제 정신으로 돌아오면 그 순간을 전혀 기억 못하는 김지영씨를 치료하기 위해 남편은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그 다음부터의 이야기는 김지영씨가 의사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책은 아들을 낳기 위해 낙태를 감행했던 김지영씨 엄마의 이야기를 비롯한 김지영씨의 유아기 시절부터,
남자와 비교해 은근한 차별을 받았던 학창시절과 직장생활의 에피소드를 통계자료와 함께 늘어놓고 있다.
책을 읽다 궁금해서 작가의 프로필을 보니 방송국 교양프로 작가였고 그래서 소설 속에 자료가 많구나 느꼈다.
확실히 책은 화제성이 있었다. 특히 20, 30대의 젊은 여성이라면 침을 튀겨가며 밤새워 토론할 정도로
많은 논제들을 던져줬다. 문학적 완성도를 떠나서 ....
책의 분량이 짧아 읽기도 편하기에 같이 요가하는 친구들에게 빌려줬더니 하나 같이 재밌게 읽었다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우연히 요가원 앞 스타벅스에서 같이 커피를 마실 일이 있었는데 이 책 얘기가 나왔고
나보다 젊은 두 명은 특히나 남녀 차별에 대해 분개하며 책의 내용에 공감했다.
거기 옆에 있던 나를 포함한 다른 한명은 그렇게까지 분개하지 않았었다.
내가 왜 이렇게 다른 반응이 나왔을까 생각해보자 했더니 분개했던 둘 중의 한명이 자기와 ○○씨는 여자 형제밖에 없어서
다른 남자 형제들 때문에 차별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에 더 공감한다고 대답했다.
간혹 커피 마시면서 일상 얘기만 하던 자리가 이 책 한권으로 열띤 독서토론 자리가 되었다.
딸의 자리, 아내의 자리, 며느리의 자리, 엄마의 자리...
여성인 내가 가진 여러 모습이 참 힘들다 느끼는 요즘이다.
나도 누군가의 모습으로 빙의해서 쉬고 싶다고 외치고 싶기도 하다.
책을 읽고 더 마음이 무거워졌지만...
어쨌든 한번쯤 읽어보라고 나도 권하고 싶다.
첫댓글 한달이 왜 이리 빠른가요?
어제 책 이야기 올린 것 같은데....
읽었어요.
나 역시 그다지 분개하며 읽지는 않았어요.
읽어보면 토론꺼리가 풍성한 책이라는 생각 들었어요.
개인적인 삶의 이력이 책을 읽고 느끼는 것에 많은 영향을 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밀가루님이 추천한 책은 꼭 보고싶단 말이지...^^
세상엔 흑과 백이 있듯이 회색도 다른 색도 있어요.
'분개'하며 읽게 되는 책.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읽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