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드리겠습니다.
천지만물을 주관하시는 자비로우신 하나님! 다채로웠던 2023년이 음력에게도 양력에게도 붙잡히지 않고 우리를 무사히 2024년으로 잘 보내주어 이렇게 동녘 안에 함께 있음을 감사드립니다.
눈이 녹아 물이 된다는 우수를 앞두고 봄을 얘기하는 시점에 더욱 온기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연탄봉사에 마음을 얹고 몸봉사를 다녀온 귀한 손길을 축복하소서.
찬바람을 꿋꿋히 지나온 길가의 나무들도 보도블럭 사이에 숨었던 작고 여린 이름 모를 풀들도 겨울이 품어다 준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듯 따스한 몇 날이 지났습니다. 따스한 낮 기온에 부채질을 몇번 하며 보냈던날 밤에는 보일러 켜는 것조차 잊고 잠이 들었다가 갑자기 기온이 떨어져 아침에 일어나 한기가 들어 고생을 하였습니다.
우리의 어리석음은 지난 여름의 따뜻한 햇살을 기억하고 모아서 추운 겨울에 사용하지 못하고, 겨울의 차가운 바람을 기억하고 모아서 다가올 여름에 사용할 수 없습니다. 더울 때는 겨울바람이 그리울 것이고, 추울 때는 여름의 햇살이 필요할 것입니다. 가져다 쓸 수 없는 것들을 그리워하기보다 그때 마다 필요한 지혜를 우리에게 허락해 주시고 그때 주어진 익숙한 것에서 당연함을 몰아내어 감사를 기억하며 우리를 평화롭고 안정되게 하소서.
수많은 관계 속에서 서로 배우고 성장하게 하시며 우리의 언어가 누군가의 마음을 베는 칼이 되게 마시고 오직 필요한 이에게 따뜻한 차 한잔이 되게 하여 주소서. 그리하여 우리가 편안할 때도 몸과 마음과 처지가 더 아프고 어려운 이들이 있음을 기억해 기도를 잊기 않게 하여주시고 우리들이 주의 손길이 필요할 때 우리를 당신의 눈동자에 담아 주소서.
몸과 마음이 아픈 이들과 힘겨운 시절을 지나는 연약해진 이들에게 봄의 햇살보다 따뜻하게 함께 해 주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