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군생활을 한 게 1977-80년입니다. 왜 그때 군부대에 양고기가 나왔었나 의아스럽게
생각했는데, 그 당시 육류파동이 있었군요. 그전에는 고기를 먹어야 불고기 정도였는데
이 당시부터 삼겹살을 위시해서 구이류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난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쇠고기가 품귀에 돼지고기 값마저 오르니 양고기가 대용으로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아마 어린 양고기인 램보다는 값이 싼 머튼(mutton)을 들여왔으니 노린내가 났었겠지요.
지난 수요일 고등 모임 1수에서도 양고기, 금요일 대학 동문 모임에서도 양고기.
모두 제가 가자고 했습니다. 왜 갑자기 양고기에 삘이 꽂혔을까요?
요즘 이런 집들 장사 잘됩니다. 자리가 꽉찹니다.
벽에 붙여 놓은 '장사가 잘되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야 장사가 잘되는 것이다.'란
신조를 생활화해서 그런가요?
수유역 강북구청 옆에 있는 이 집엔 세트메뉴가 있습니다.
동문회 총무님께 얘길했더니 한 테이블 4인당 A세트 하나로 예약했답니다.
양다리(대) + 양등갈비(1인분) + 양꼬치(1인분)
大자야 알겠는데 4인상에 1인분은 모야? 그냥 지나치기 아쉬우니 맛보기로 먹으라고?
장난도 아니고? 메뉴판 감상을 해보니
지난 번 종각에서 보다 요리나 술값은 좀 저렴하고 양갈비는 비싼 편이네요.
양꼬치 1인분이 먼저 나왔습니다. 8개. 보통 10갠데 2개가 모자라군요.
맨눈으로 보아도 고기의 질은 촉촉하니 좋아 보입니다.
동문 모임에서 양고기 먹은 적이 없어 거의 모두들 첫 경험이지만
다행히도 '이거 맛이 왜 이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꼬치 뒤의 별 모양은 톱니바퀴로 까딱까딱 고기를 회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등갈비 1인분이 나왔는데 정말 1인분 맞는가요? 아~ 값이 양꼬치의 두 배로군요.
불판에 펼쳐 놓으니 1인분치고는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양꼬치와 등갈비는 일단 'ㅇㅋ'입니다.
양꼬치는 자동 흔들이 톱니바퀴 위에 등갈비는 석쇠 위에 양다리는 일반 나이프와 포크에
기다란 손잡이를 용접한 식기가 아닌 '연장'을 갖다 주고 사장님이 시범을 보여줍니다.
숯불 위에 걸친 양다리 고기가 질기지 않아 쉽게 잘라집니다.
시범 한번 보여주니 따라쟁이 후배님께서 척하니 순식간에 한 점 떼어내 나에게 줍니다.
연장이 긴 건 나만 생각하지 말고 네 이웃을 생각하란 뜻이겠지요?
항상 나의 간지러운 곳을 긁어서 열 받게 만드는 사랑스런 후배님께 한점 상납합니다.
닭다리가 그렇듯 양다리도 약간 퍽퍽한 느낍입니다.
곡기가 없으면 안되는 후배님이 시킨 가지볶음밥
토마토 계란볶음
꿔바로우가 맛있었는데 사진 찍는 걸 빠뜨렸네요. 아무리 술이 '최도' 시키지 않으려던
개구리 뒷다리 튀김을 기어코 누가 시켰습니다.
마치 헹켈 상표 사이좋은 쌍동이를 인정머리 없게 갈라놓은 형국입니다.
내 테이블에선 양다리 고기가 이 정도 남았네요. 아깝습니다. "이거 싸주세요."
양다리 고기를 넣어 표고버섯 단호박밥를 만들어 먹습니다.
양다리밥이 사골 북어국과 물김치에 양다리 걸쳤습니다. 가운데요? 다 아시멘서~~~^^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첫댓글 고기값도 이젠 소, 돼지, 양 별로 차이가 없네요 그런데
메뉴판을 자세히 보니 소주가 4천원 이네요 3천원 인줄 알았는데
요즘 거의 4천원입니다. 3천언 받는 곳에 드가면 거의 공짜로 먹는 듯합니다.
술 좀 줄이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