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603 윤아름

[윤아름]

춘천 명물 ‘꽃돼지분식’, 지난 9일 다시 문열어

매수: 6.9매

춘천시 근화동에서 35년 동안 명맥을 이어왔던 ‘꽃돼지분식’이 올해 3월, 도시 재개발을 이유로 철거됐다가 7개월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꽃돼지분식’은 여느 음식점과는 다르게 음식의 가격표 없이 손님들이 원하면 500원어치도 푸짐하게 내놓으며 오랜 시간 춘천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주인 이기홍(79) 할머니의 손맛까지 더해져 ‘전국 10대 명물 떡볶이’라 불리면서 전국적인 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초 ‘꽃돼지분식’ 앞 도로에 확장 공사가 진행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다.

   이 사연이 SBS 프로그램 ‘궁금한이야기 Y’를 통해 전국에 알려지면서 춘천 시민을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을 뻗어왔다. 특히 SNS 지역 페이지인 ‘페북춘천’은 ‘꽃돼지분식’을 살리기 위해 ‘돌아온다 꽃돼지’ 캠페인을 진행했다. 시민들은 페이지에 어린 시절 꽃돼지분식을 찾았던 추억의 사진을 올리거나 거리 공연을 벌여 모금활동을 벌이는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시민들의 온정에 힘입어 ‘꽃돼지분식’은 재단장을 마치고 지난 9일 다시 문을 열었다. 가게 내외부에 그려진 각종 벽화와 액자, 인테리어 소품 등은 모두 춘천 예술가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의자 및 테이블은 주변 음식점에서 도움을 주기도 했다. 10일에는 '궁금한이야기 Y'에서 이러한 내용을 방영하면서 '꽃돼지분식'의 새로운 모습이 알려졌다.

  ‘페북춘천’에 따르면 ‘꽃돼지분식’은 이 할머니와 그의 딸을 비롯해 청년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또 ‘꽃돼지분식’의 가장 큰 매력이었던 가격이 없는 메뉴판은 이 할머니의 뜻에 따라 앞으로도 유지된다.

    프로젝트에서 인테리어 봉사를 담당한 안태호(25) 씨는 “SNS를 통해 사연을 접한 후 도움이 되고 싶어 벽화 그리기와 팝아트 소품 등을 제작하는 데 자원했다” 며  “사람들이 다시 '꽃돼지분식'을 찾은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보람되고, 눈물날만큼 기뻤다” 고 말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많은 이들의 정성으로 이뤄진 새단장인 만큼 춘천 시민을 비롯해 관광객들도 많이 찾아주셨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꽃돼지분식’이 춘천의 명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일면식도 없던 청년들이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서서 도와준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예전처럼 넉넉한 분식점을 운영 하면서 이 감사함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만에 ‘꽃돼지분식’을 찾았다는 장주환(27) 씨는 “학창시절 300원, 500원만 들고 찾아와 배불리 먹었던 기억이 난다”며 “춘천 시민들의 추억과 함께 해온 ‘꽃돼지분식’이 앞으로도 무탈하게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윤아름 기자

<사진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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