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오래 갇혔던 사람에겐
즐거워라, 맑게 트인 하늘의 얼굴을
바라봄은, 푸르른 궁륭(穹隆)의 미소 속에
다사로이 기도를 숨쉬는 것은.
보다 행복한 사람 있으랴. 만족스레
나른한 피로로서 물결 이는 풀밭에
꺼지듯 누워 사랑과 그리움의
조촐하고 정다운 이야기를 읽을 때.
집으로 가는 저녁 귀에 듣느니
꾀꼬리 노래 소리, 눈에 보느니
작은 구름 한 점 빛나는 항해.
하루가 쉽게도 지남이 섭섭할 뿐.
소리 없이 고이는 천사의 눈물
맑은 대기 속에 떨어져 가듯.
ㅡ 존. 키즈(영국, 1795~1821), 런던의 한 세마차 집의 마부장과 그 마차집 주인의 딸을 부모로 하여 출생.
유산도 상당했으나 상속 문제가 복잡한 소송에 걸려 생전에 그 혜택을 못받음. 열여덟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 1816년에 이르러 수작(秀作)울 연달아 내놓게 되었다. 1817년에는 4천 행에 달하는 엔디미온을 쓰기
시작하고 곧 이어서 서사시 히페리온 에 착수. 1819년은 그의 짧은 생애에서 경이적인 해였다. 그의 대부분의
대작인 "성 애그니스의 밤", " 매정한 아가씨" , "그리스의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 ,...등을썼다. 1820년 2월
피를 토한 키츠는 다가오는 죽음을 예감, 가을에 사람들의 권고에 온화한 기후를 찾아 로마로 갔지만
1821년 2월23일 로마에서 사망.
듣는 가락은 달다. 허나 들리지 않는 가락은
더욱 달다. 하여 고요의 피리를 마냥 불어라.
감각의 귀가 아니라 보다 고귀한 것.
영혼을 위하여 곡조 없는 노래를 부르라.
나무 아래 젊은이여! 너는 노래를 그칠 수 없다.
그 나무 또한 잎 질 날이 없겠구나.
대담한 연인이여 ! 너는 언제 까지나 입맞출 수 없겠구나.
너의 소원이 곧 이루어질 듯하건만 ㅡ 그러나 슬퍼마라.
행복에 못 미치는 대신 그녀 또한 이울지 않으리
영원토록 너는 사랑하고, 그녀 또한 아름다우리.
ㅡ "그리스의 항아리에 부치는 노래 "
첫댓글 꽃 다운 나이. 짧은 생이 안타까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