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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을 이용하여 다양한 정보를 접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되었지만, 실상 이러한 발전은 비교적 최근의 기술 개발로 인해 가능했다. 불과 2~30여년 전만해도, 개인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려면 상당히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만 했다. 하지만 어느새 조그마한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각종 정보를 검색하고 메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등, 이제는 그것이 현대인들에게 매우 유용한 기기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통신의 발전 과정에는 몇몇 사람들의 천재적인 능력이 발휘되곤 했는데, 필요한 시기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의 상상력이 결합되어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길고 짧은 신호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던 ‘모스 부호’도 화가였던 모스의 상상력이 빚어낸 발명품이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폰을 개발해 정보 혁명을 이룩한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상상력의 장인들이 펼쳐온 정보통신 혁신 이야기’가 이 책을 통해서 펼쳐지고 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모스에서 잡스까지>라는 내용에는 정보 통신의 개척 단계로부터 최근의 상황까지 일관하는 흐름이 전제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모두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정보통신의 역사를 따라, 각 단계별로 새로운 혁신을 가능케 했던 인물들과 그들의 역할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있다. ‘연결의 시대가 시작되다’라는 제목의 제1장에서는 모스의 부호로부터 시작된 코드화 기술이 전신의 발달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이후 소식을 전하려는 의도에서 전신선이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끝내 멀리 떨어진 대륙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의 설치로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초창기의 통신은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어 결국 지배 권력의 체제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통신의 발달 과정에서 전기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제2장의 제목은 ‘전기, 소리를 실어 나르다’라는 내용이다. 단순히 소식을 전하는 것에서 벗어나, 소리를 전달하려는 욕구가 마침내 방송 기술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었던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전화기를 발명한 벨과 축음기를 발명한 에디슨의 업적이 강조되고 있다. 실상 축음기의 원리는 전화기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실제로 오늘날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은 전화기와 최첨단 오디오가 결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소리를 실어 나르는 전기 기술의 발달로 인해 TV와 라디오가 등장했고, 지속적인 기술의 발달로 인해 오늘날 휴대전화와 컴퓨터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전파를 이용한 ‘무선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정보 통신의 발전은 또다시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부인을 살해하고 달아나던 용의자를 발견하고 배에 실려 있던 무선통신을 통해 본국으로 연락해서 범인을 잡을 수 있었던 사건으로 인해, 사람들은 무선통신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타이타닉호의 침몰 소식도 당시에 활동하던 무선 통신사들의 활약 덕분에 빠르게 알려질 수 있었으며, 그 소식을 접하고 바로 현장에 투입되었던 구조선으로 인해 수많은 인명을 구조할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밖에도 라디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음악방송이 가능해졌으며, 그 결과 대중음악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었다. 예컨대 이전까지 흑인들의 음악으로 여겨졌던 재즈가 라디오 방송을 통해 대중음악으로 자리를 굳건하게 잡았다고 한다. 또한 전파에 영상을 전송하는 기술로 인해 TV가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전신과 전화에 이어 TV와 라디오까지 등장하여 통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인류의 생활 방식은 빠른 속도로 바뀌게 되었던 것이다. 4장은 ‘통신 기술이 만든 현대사회’라는 제목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통신 기술이 어떻게 현대인의 삶에 영향을 까치고 있는가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전화 요금을 확인하고자 하는 고객들의 요청으로 통화에 관한 정보가 집적되면서, 그것이 오늘날의 빅데이터의 효시로 작용할 수 있었다. 또한 인쇄술의 발명은 그 이전까지 몇몇 소수에 의해 독점되던 정보가 대중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고층건물은 전화와 엘리베이터의 발명으로 인해 비로소 가능했다’라는 언급도 흥미로웠으며, 그 이유를 설명한 부분에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또한 방송을 통해 날씨 예보가 가능해지면서,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 이외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예보는 서로 다른 지역의 시간을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마침내 서로 다른 지역의 표준시를 정하는 문제와 연결되었다. 그리고 표준시를 통해 서로 다른 지역의 시차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것을 통해 날씨와 같은 다양한 정보의 공유가 가능하게 되었던 것이다. 특히 전화 기술의 발전에 매달리던 벨연구소에서 뛰쳐나와, 고향인 캘리포니아에서 반도체를 연구하기 시작한 한 연구원에 의해 오늘날의 실리콘 벨리의 신화가 시작될 수 있었다는 사실도 매우 흥미로웠다. 그렇게 하나씩 실리콘 벨리에 정착한 과학자들의 활약으로 인해 반도체 집적 기술의 개발과 활용이 시도되면서, 최근의 비약적인 IT 기술의 발전으로까지 연결되었던 것이다.
역사상 전쟁 과정에서 정보의 효과적인 전달, 그리고 집적과 분산이라는 문제는 늘 중요시되었다고 한다. 진공관을 사용하던 초기의 컴퓨터가 전기 공급이 끊김으로써 멈추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수학자들이 매달려 정밀한 계산을 함께 수행했는데 이들을 일컬어 컴퓨터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암호화된 적국의 정보를 해독하는 일을 맡았고, 그러한 시도들이 결국 정보를 디지털 코드로 만들고 풀어내는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또한 정보가 한 군데 집적되어 있으면 적으로부터 손쉽게 탈취당할 우려가 있어, 이른바 정보의 분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오늘날의 인터넷의 초기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아르파넷이 구축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오늘날에는 지구 반대편의 소식도 실시간으로 전세계로 전달될 수 있었던 것이다.
21세기는 IT 기술이 혁명적으로 진화하는 시대이며, 스마트폰의 일상적인 사용으로 인해 사람들은 점차 ‘이동전화화하는 인간’(5장)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상 스마트폰은 현대인들에게 ‘지극히 개인적인 기기이자 동시에 사회적 연결을 가능케 해 주는 수단’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정보기술의 발전이 반드시 사람들에게 유용한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른바 ‘가짜뉴스’의 범람은 누구나 자신의 정보를 다중에게 쉽게 전파할 수 있기에 생기는 폐해이기도 하다. 과거의 뉴스는 그것의 경중을 따져 책임지는 언론사의 역할에 기대고 있었지만, 이제는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빠르고 직접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시대라 할 것이다. 하지만 정보의 유통이 더 자유롭고 쉬워지면서, 역설적으로 사람들 사이의 직접적인 소통은 더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이 또한 정보통신의 발달이 가져온 문제점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사용자들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의 문제로 귀결될 수 잇을 것이다.
때문에 최근에는 오히려 디지털 기기로부터 벗어나 아날로그적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결국 현대를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어진 디지털 기기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면서도, 자신의 주체적이고 바람직한 삶의 모습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려는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는 현실에서, 때로는 자신과 주위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를 누리는 것은 개개인의 선택의 문제라 할 수 있다. 이제는 가끔 느리고 불편한 삶의 방식을 찾아보는 것도 서서히 가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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