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에 이르는 근대사를 직시하다!(35년 1권)

[차니]

• 35년 1, 박시백, 비아북, 2018.

우리의 근대사를 만화로 그려 소개하고 있는 책으로, 일제 강점기 36년의 역사를 5년 단위로 나누어 기술하는 내용이다. 저자는 이미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30여권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 만화를 저술한 바 있다. 특히 역사를 만화로 표현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물론 어떤 기록을 토대로 하는가에 따른 저자의 관점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작가의 말’과 ‘참고 문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이 책을 그리기 위해 다양한 역사 기록들을 섭렵하고 분석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친일인명사전>이 중요한 자료로 언급되고 있는데, 이미 그 책에는 많은 전문 연구자들에 의해 일제 강점기의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치밀한 조사와 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 중 1권은 ‘경술국치’로 국권을 상실한 1910년부터 1915년까지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매 권은 그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제시되어 있는데, 1권의 부제는 ‘무단통치와 함께 시작된 저항’이라고 명명되었다. 주지하듯이 1905년 ‘을사늑약’을 거쳐 1910년의 ‘경술국치’까지의 역사는 일제의 강압과 그에 부화뇌동하던 매국노들에 의해 망국의 길로 접어드는 과정이었다. 그리고 식민지 경영을 위한 조선총독부의 설치와 무단정치가 실시되었던 것이다. 이미 ‘을사늑약’ 이후 일제에 항거하던 의병 활동이 각지에서 폭발적으로 발생했으며, 이후에도 일제에 대한 저항 운동과 매국노들을 처단하기 위한 활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었다.

이 책은 먼저 서두에 프롤로그로 당시 세계사의 흐름을 짚어보고, 이후 본격적인 우리의 역사에 대해 장절을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1권에서는 식민지 경영 기관을 조선총독부의 설치, 식민지의 삶과 고향을 떠나 망명하는 사람들, 독립을 위한 국내와 해외에서의 투쟁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을사오적’과 ‘정미칠적’ 등 친일파들의 매국적인 행태가 다양한 자료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가는 곳마다 자기중심적인 처사로 문제를 일으키는 이승만의 행적도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경술국치’ 이전에 활발했던 저항 운동은 조선총독부에 의한 무단통치가 시작되면서, 국내에서는 소강상태에 접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에 식민지의 삶에 좌절했던 사람들이 고국을 떠나 망명의 길에 나서는 일이 허다했던 것이다.

간간히 국내에서의 항거가 일제의 간악한 탄압에 의해 좌절을 맛봐야 했고, 해외에서 근거지를 만들어 독립운동의 길로 나서는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중국과 소련 그리고 미국 등지에서 독립 운동에 나섰던 이들의 활동 양상이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책의 말미에는 부록으로 각 5년 동안의 연표를 첨부하고, 주요 인물들의 ‘인명 사전’과 중요한 ‘사료 읽기’와 ‘참고 문헌’이 제시되어 있다. 앞으로 일제 강점기 36년의 역사를 깊이 새기면서,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독자들의 몫일 것이다. 무엇보다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했던 선열들의 희생을 깊이 가슴에 새기고, 다시 준동하는 친일파들의 어리석은 논리에 현혹되지 않는 역사의식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