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죽을 때까지 체면과 자존심을 내세웁니다.
나는 거의 반평생을 요양원을 운영하며 어르신들을 돌보는
가운데 사람이 늙고 병들어
죽는 과정들을 수없이 보게 됩니다.
벌써 올해만 해도 우리 요양원에서 18명이 돌아 가셨습니다.
19명까지가 최고 기록이었는데
아마 올해는 그것을 경신할 것 같습니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힙겹게 사투를 벌이시는
브니엘의 어르신들이 다섯 분이나
됩니다.....
어르신들이 대개 돌아가실 경우 새벽에 많이 돌아가십니다.
밤 12시 새벽 1~2시 내 머리맡의 핸드폰 벨이
울리면
그것은 영락없이 아무개 어르신이 위독하다는
요양원 비상근무자의 보고입니다.
급히 옷을 주섬주섬 입고 달려가 보면
숨을 헐떡거리며
혈압이 급격하게 하강하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입니다.
가족들에게 연락을 하지만 이미 돌아가실 것을
예견했기에
놀라지도 않고 아침 해가 밝을 무렵 장례 준비하고 오십니다.
그래서 가끔 나는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내 앞에서
운명하시는 어르신들을 홀로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인생무상을 절감하고 내 인생에 철이 듭니다.
‘인생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그런데 왜 저렇게 아무것도 아닌 인생인데도
우리는 죽을 때까지 욕심을 못 버리고 이기심을 못 죽이고
자존심과
체면을 놓지 못하고 특별히 돈에 대한 애착,
재물에 대한 애착을 놓지 못하는 것일까........
거기에는 불신자나 신자나
거의 대동소이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죽을 때 어떻게 죽느냐하는 것이지요.
그것이 우리의 영멸과 영생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생명 정말 잠간입니다.
얼마 전 우리 요양원에 입원하신 92세 양OO할머님.
요양원 바로 옆에 있는
한 사업장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의 어머님이십니다.
처음에는 식사도 매우 잘 하셨는데
지난 2주 전부터는 식사를
거부하십니다.
92세지만 치매도 전혀 없으시고 정신이 맑으셨습니다.
말씀을 나눠보니 8남매를 두신 어머님에게는
자식들에
대한 원망 등이 서려 있었고
왜 음식을 거부하시느냐는 질문에
그냥 빨리 죽고 싶다고만 하셨습니다.
왜 이렇게 황천 가는 길이
힘드냐고 하시면서..
원장인 제가 매일 문안 인사드리고 위로해 드리고
그러면서 슬며시 예수님을 소개해 드렸더니
생각
외로 심령이 가난하셨습니다.
“어머님, 아픔이 없는 천국에 가고 싶으세요?”라고 하니
고개를 연신
끄덕이셨습니다.
그래서 손잡고 기도해 드리고 예수님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고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는다고
간절한 마음으로 말씀 드렸습니다.
그리고 일생 처음으로 예수님을 불러 보시라고 했습니다.
몇 초 망설이더니...(어색하신 듯)
죽어가는 목소리로 “예~수~님!”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목사가 드리는 것이니 거부하지 마시고
한 모금 드시라고
앤슈어(유동식 영양음식)를 입에
가져다 대 드리니 겨우 서너 모금 빨아 드셨습니다.
그리고 오후 일정을 분주히 지내고 저녁이
되었는데
간호과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어머님 혈압이 60이하로 내려가더니만 아예 잡히지 않는다고...
얼른 인근 성모병원
응급실로 모시고 중환자실에 입원 시켰고
그 다음 날 그러니까 12월 4일 어제 오후에 제가 병원에 갔습니다.
저를 보시더니 아는 척을
하시는데... 손과 이마가 얼음장처럼
차가웠고 혈압 강화제 등의 주사를 놓는데도 혈압이 60에서
30을 오가고
있었습니다....
거의 막바지라는 것을 나는 눈치를 채고 어머님의 손을
잡고 이마에 안수하며 간절히 기도해
드렸습니다.
생명 다하는 순간에 주님 품에 안기게 해 달라고...
어머님은 애절한 눈빛으로 바라 보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은
나를 만난지 몇 시간만인 어제 저녁 운명하셨습니다.
십자가의 강도처럼 나는 이 어머님도 운명하기 전날
온 힘을 다하여 절규하듯
고백하고 부른
그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구원 받기를 소망합니다.
죽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납니다.
다시는 되돌아 설 수
없는 지점이 죽음입니다.
죽는 순간까지 우리가 믿고 생각한 것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의 시간
속에서
날마다 서로 용서하고 불쌍히 여기고 긍휼이 여깁시다.
자존심과 체면 죽으면 아무것도 아닌 그것들을 붙잡고
목에 힘주고
어깨에 힘주다가 낭패를 당하는 불쌍한
인생이 되지 맙시다.....


첫댓글 아멘 !
피조물이 다 이제까지 함께 탄식하며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우리가 아느니라 (롬 8: 22)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할 이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