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으로 김치를 담갔습니다.
언양 농장에서 솎아 왔던 무와 배추가 냉장고 속에 너무 오래 있는 것 같아 할 수 없이 집에 있는 양념으로 김치 담그기를 시도해 보았습니다.
막상 시작하려니 막막하더군요. 그래서 인터넷을 찾아 보았지요. ‘총각김치만들기’로 검색해 보았더니 무슨무슨 양념을 섞어서 버무려 2~3일 익혀서 냉장보관하면 된다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 배추를 씻고 나서 절이라고 했는데, 소금을 물에 타서 그 물에 담가야 하는지, 소금을 그냥 흩뿌리는지, 소금의 양은 얼마나 해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구요. 몇 번 인터넷을 뒤져서 소금을 흩뿌리면 된다는 것을 찾아 대충 했습니다.
출근할 때, 절여 놓았던 무, 배추를 씻어서 건졌는데, 뭐 절이나 안 절이나 비슷하던데요? 소금기를 빼느라 물에 조금 담가 놓았더니 뻐들뻐들 오히려 더 살아나더군요. 소금 팍팍 쳤는데 왜 그러는지……. 어쨌든, 절이긴 했습니다.
출근하면서 마늘 갈아 놓은 것 한 봉지와 생강 두 개 포장되어 있는 것을 샀습니다. 집에 고춧가루와 대파, 양파, 멸치액젓과 새우젓(조그마한 병에 담긴 것)이 있어서 마늘과 생강만 있으면 되겠다 싶어서 그랬습니다.
집에 와서 한밤중에 김치 버무리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양념을 먼저 버무리려고 낮에 사 두었던 것을 멸치액젓과 고춧가루, 마늘 등을 버무렸습니다.
그런데, 마늘봉지를 열어 버무리는데 마늘냄새가 좀 이상했습니다. 어째 옆에 찧어 놓은 생강과 비슷한 냄새가 나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생강을 다진 것이었습니다. OTL
마늘은 집에 달랑 몇 개밖에 없는데 큰일입니다. 할 수 없이 대여섯 알밖에 없는 마늘을 찧어 넣었습니다. 한밤중에 마늘을 구할 데도 없고, 할 수 없지요. 마늘 없는 김치를 한 번 먹어 봐야지요.ㅋㅋㅋㅋ
그런데 그거라도 버무리고 있으니 양념이 모자라 도저히 배추까지는 못 버무리겠더라구요. 그래서 배추는 다시 물에 담갔다가 건져 놓았습니다. 양념이 모자라 총각김치까지도 희멀겋습니다. 저 배추를 이제 어찌 처리해야하는지요?
총각김치는 통에 담아 씽크대에 올려 놓았습니다. 2~3일 익히라고 했으니……. 설마 삶아서 익히지는 않겠지요? 헐헐헐
준비 없이, 지식 없이, 경험 없이 김치 담그다 혼이 났습니다. 그런데, 그리 오래 냉장고에 넣었두었던 무, 배추가 멀쩡하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배추에 벌레 한 마리가 숨어 있다가 조금 뜯어 먹은 것 외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무공해? 그것과 상관이 있을까요?
어쨌든 어설픈 김치담그기는 끝이 났습니다.
맛이요? 아직 맛을 볼 때는 아니라……. 하지만 맛이 이상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괜한 짓을 한 것은 아닌지 창피하기도 합니다.
김치를 담가보니 우리 어머니가 더욱 그립습니다.
연세가 드시는지 김치맛이 자꾸 써집니다. 소금이 잘못된 것 같습니다. 중국산 소금을 쓰면 맛이 쓰다고 하기에 전남 압해도 소금을 보내드렸습니다. 올해는 이 소금을 써 보시라고……. 올해는 제가 심은 배추와 무를 조금 가져다 드려서 담가 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김치 잘 담그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첫댓글 나비고기님! 존경합니다---저는 아직 김치 담가보지 못하였거든요//ㅋㅋ 그나저나~~빨랑~~ 아입니더.
황송하게도 존경씩이나...... 아무런 사전 지식이 없이 마구 덤벼 들어서 제가 김치를 담갔는지 장난을 쳤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마지막 말씀....고맙습니다.
출장갔다와서 몇일만에 들어와 보니 나비고기님 대단하십니다. 아줌마 17년차이면서도 아직 친정엄마에게 얻어 먹는데.... 반성하겠습니다. 올겨울에는 언양 배추로 꼭 김치 담아 봐야겠네요.ㅎㅎㅎ
결혼 17년차나 되세요? 저는 7년차인줄 알았습니다. ^^ 올해는 처음이시라니 친정 어머님과 함께 해 보시는 것이 어떨지요? 저는 어찌해야할 지를 모르겠던데요. 아마 어머님을 모셔 와서 해 보시면 차차 요령이 생기지 않을까요? 아니면 올해 우리모두 선생님을 모셔서 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이런, 일이 점점 커지네~~
첫 솜씨...라고 하셨는데..보기에는 엄청 맛있어보이는데요~~따뜻한 밥 한술에 총각김치 한입 베어 먹으면 꿀맛이겠어요~^^ 조금 익으면 너무 맛있어서~ 총각이 담근 총각 김치~나비고기님표 총각김치가 밥 도둑이라는 말이 나오겠습니다~^^ 맛있게드세요~
큰일입니다. 너무 알려져서 맛이 이상하면 어쩌지요? 저도 잘 익은 총각김치를 참 좋아하는데 제가 담가 보니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처음이라 그렇겠지요? 맛있으면 싸서 좀 보내드릴까요? 아, 요즘은 테러때문에 김치도 못 보내지요.... 며칠 후에 맛만 알려드릴게요.
내년에는 꼭 아내가 담근 김치를 드실 수 있기를...!!! (결혼하실 분에게 총각김치 담그는 비법도 가르쳐 주세요. ㅋ)
감사합니다. 이렇게 나이 많은 총각에게도 그런 기회가 올 지 모르겠습니다. 부부끼리 정답게 친구처럼 지내는 것을 보면 참 흐뭇하고 부럽던데..... 아직은 가능성이 있겠지요?
아주 재료(무)도 좋고, 양념고 아주 잘 된 것 같아요. 2-3일 후에 김치냉장고(있으려나?)에 넣어 두시고 드시면... 저도 김치는 그냥 담그는 편이죠. 배추/ 총각/깍두기/고들빼기/물김치 까지... 남자가 담근 김치가 더 맛있겠죠?
와~~ 그렇게 많은 김치를 담그실 줄 아세요? 특히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고들빼기 김치까지.... 저는 저희 어머니께서 조금 해 주신 것을 아껴먹고 있습니다. 입맛 잃었을때(제가 입맛이 없는 때가 있었는지 기억은 없지만) 특히 좋은 고들빼기김치. 김치냉장고는 없지만 김치특선실에 넣어서 먹어보고 맛있으면 보고 하고, 맛 없으면 슬그머니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아주 잘 담그신것 같네요.. 보기에 맛있어 보이는데요.갑자기 왜 밥생각이 나죠?
정말 낯 뜨거워집니다. 저도 정말 맛있으면 좋겠습니다. 뜨거운 밥에 총각김치 척척 걸쳐 먹으면..음~~~
어머~ 먹음직스럽습니다~이햐~
총각이 혼자 살다 보니 별일을 다해 봅니다. 눈으로만 먹는 김치가 안되었으면 좋겠네요.
대단하십니다. 진짜총각 김치. 맛있게 보이는데요...
정말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김치 담가본 선배님들께서 그저 기특하다고 여기실 정도입니다. 흉내만 낸 것이지요. 이러다가 정말 맛 없으면 그 감당을 어찌 할거나.....
저도 저 김치를 보고 집사람에게 김치와 밥을 내오라고 하여 야참을 먹었습니다. 저사진 보고 뜨거운 밥에 김치드시는 분이 많을듯한데요...성희아빠 올림
그저 격려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성희아빠'님, 늦은 시간까지.......맛있게 드셨으면 잠 잘 오는 차(그런차가 있는지는 모릅니다.) 한 잔 하시고, 편안한 잠을 .... 가족과 함께.....Z Z Z Z Z Z
일주일만에 뵙 네예..... 일주일동안 설악산 출장 다녀왔거든요. 나비고기님 김치 맛있게 담으신것 같어요.
어쩐지 잘 안 보이시더라니..... '난초향기'님도 출장 다녀 오셨다더군요. 산국님이 담그신 김치 사진 보고 어찌나 먹음직 스러운지 저도 따라 해 본 것입니다. 어제는 첫날 빠뜨린 마늘 넣었습니다. 잘 섞이지 않아서 한 번 뒤집어 놓았는데 그래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총각 김치의 유래가 보입니다.
이젠 총각이라 안 해야겠습니다. 늙은 총각이라 이제는 쑥스럽습니다.
요즘 무우김치가 유난히 맛있더군요. 진짜 총각김치 익으면 얼마나 맛있을까..상상이 됩니다. 저리 잘 담으시는데, 이제 차례차례 드시고 싶은 김치..다 담가보시죠 뭐..^^
점점 맛에 대한 압박이 ..... 정말 맛이 있으면 좋겠지만, 맛이 없어도 실망은 안 하렵니다. 처음 담가본 김치가 맛이 있다면 이상하지요. 앞으로 누가 옆에서 도와 주면 몰라도 혼자서는 혼자 김치 담그기는 안 하렵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 어설픕니다.
아이구~ 웬 일이세요? 총각이 못 하시는게 없으시군요? 총각이 만든 진짜 총각김치! 참 맛있게도 담으셨군요. 침 넘어 가는 사람 나 말고도 많을검니다.시식 후문 기다릴께요...
정말 아닙니다. 하늘과 땅이 키우고 주변분들(부종나 회원분들) 의 정성이 고마워 도저히 버릴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시도해 본 것 뿐입니다. 총각이 담근 총각김치는 맞습니다. 시식은 내일쯤 해 볼 생각입니다.
고기님 밥 한그릇으로 안 되지요?
사실은 어제 밤 늦게 먹어 보았습니다. 밥에 얹어 놓고 보니 그럴듯 하더이다. 용기를 내어 먹어보니, 약간 덜 익은 맛, 매운 맛이 강하더군요. 제가 너무 많이 익은 것을 싫어해서 냉장고에 이틀만에 넣었거든요. 그래도... 먹을만 했습니다.ㅎㅎㅎ
일단 김치부분은 빼고(별로.....???)... 오래 보관되는것은 유기농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저의 밭에서 기르는 채소들(특히 상추)이 냉장고에 그냥두면 한달 이상 가도 멀쩡합니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좀 적게 심을 생각입니다. 남 주기도 힘들더라고요~~~
실장님 댁 옆집으로 나 이사갈까 보다~ 유기농 채소가 꽁짜로 술~술~ ㅋㅋ
ㅋㅋㅋ 제 김치가 별로라는 분을 처음 보니 제가 김치 잘 담근다는 자아도취에서 화들짝 깨는듯한..... ㅋㅋ 그래도 먹을만은 했습니다. 버리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무와 배추가 그래서 잘 안 시들었군요. 아예 무농약은 아니고, 저농약이라서...... 밭이 가까이 있으면 쌈채소도 심고 싶습니다. 상추쌈도 좋아하고, 삼겹살 먹을 때 좋고....여러가지 쌈채소를 심어봐야겠네요.
총각이 총각김치 담그다니~~... 맛갈스럽게 보입니다. 밥먹고 싶어지네요. 아무도 없어서 못먹고 있는데,...군침 돕니다.
날마다 변해가는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춧가루가 좀 많이 들어갔더라면 좀 더 나을뻔 했습니다. 집에 있는 것 모두 털어 넣었는데도 좀 희멀겋습니다. 고춧가루도 쓸 데가 없어서 냉장고에 오래 있던 것이라 맛이 덜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좀 더 익으면 맛이 나아지겠지요? 가족들 모이시면 맛있게 드세요 ^^
총각이 담으신 총각김치 이다보니..이리 관심들이 많으신 듯..^^ 무우김치는 푸욱 익은 게 맛이 더 좋더군요. 아마 계속 드시다보면 이제 그만 담자..하셨던 결심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또 맛있게 담고픈 마음이 이실걸요..? 위에 말씀하신 양념에다 골파 한 단 다듬어파는 거 사다 숭덩숭덩 썰어넣고 고춧가루 조금만 더 넣어서 담에 또 한 번 담가보세요~~ ^^*
이상하게도 갈수록 맛이 없어져 갑니다. 어젯밤 1시경에 밥과 같이 먹어 봤는데 덜 익어서 그런지 매운맛만 나고 총각김치의 맛이 안 나네요. 한 이틀 더 밖에 두어야 맛이 들까요? 이리 저리 다 해보고 맛 없으면 ...... 고민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