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을 지나고 번잡한 마음들이 많다.
둘째 며느리만 함께 해선지, 아이가 마음이 불편해 보인다.
혼자 한다는 부당함 이런 마음들이 많았겠지.
평소와 다르게 툴툴, 결국 집에 도착해서 아들에게 불평불만을 떠뜨렸는지
아들이 전화를 해서 항의를 30분 동안이나 한다.
자기 아내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엄마에게 항의까지 하는 것은 선을 넘었다.
그래선지 자꾸 마음이 캥기고 속상한 마음이 든다.
다음부터는 간소하게 남편과 차례를 지내려고 한다.
많은 것들을 준비해서 헉헉대는 우리의 수고를 생각한다면,
그날 잠깐 와서 준비된 것들을 지지고 볶는 일이 그렇게 억울할까?
아마 큰애가 눈길이라 차를 운행할 수가 없어서 오지 못한 것에 대한 부당함이 남아있었나 보다.
내년부터는 툴툴거리면 오지 말라고 할 예정이다.
불편한 명절은 이제 사양이다.
30여년 동서들과 그렇게 하며 살았는데 이제 며느리들과 그렇게 마음을 불편해 하며까지
하고 싶지는 않다.
지금까지 해 온 예절을 당장 없앨 수는 없지만, 조금씩 간소화 하고
나이가 더 들면, 아이들과 상의해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꿀 것이다.
차례상을 차리고, 절을 하고 결국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거늘
몇 번 하지 않은 그 일이 그렇게 힘들던가?
마음을 끓이고 눈치를 봐야 한다면, 그냥 혼자 해야 하는 편이 낫다.
올추석은 8년만에 긴 휴일이라고 한다.
그래서 선언했다.
'다들 원하는 방법으로 쉬라.'고
벌써부터 마음이 편해진다.
명절의 의미가 무엇인지!
모두를 위해 잠깐의 힘듦마져도 불평 투성이라면,
하지 않는 편이 나으리라.
이런 마음들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고맙다.
살짝 불편한 마음이 들었지만.
자식들이 결혼하고 일가족을 몰고 내려오는 일이
부모가 더 힘들고 불편하다는 사실을 아이들이 알았으면 싶다.
지난날.
내가 결혼해서 모든 시댁의 대소사를 주관하고 치러내고,
친정을 오가며 했던 일에 힘들고 불평을 해대도, 그냥 혼자의 푸념이었고, 남편도 그냥 묵묵하게 들어주기도 하며
살아왔다. 엄마가 그렇게 살아왔음을 보고 자랐는데도, 잘 이해시키고 토닥토닥 다독여야 되거늘,
쪼르르 엄마에게 항의하는 아들의 모습에...
저눔을 내가 키운 것이니,
'내탓이요' '내탓이오' 하다가도,
자기 아내 살뜰하게 챙기는 모습은 기특하다.
이번 기회로 다시 한 번 자식을 마음에서 독립을 시킨다.
부모의 독립을 다시금 다짐한다.
아이들이 모두 떠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날이다.
평화롭고 좋다.
2025.1.31
새해 첫 달 마지막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