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과 함께 읽는 소설 여행 5
4. 날개 또는 수갑(윤흥길) 줄거리
회사의 유니폼 강제 착용에 대해 민도식과 우기환은 앞장을 서서 반대를 했다. 사장은 민도식과 우기환을 불러 의견을 듣고자 하나, 실제로는 자신의 의견에 동조할 것을 강조한다. 창립기념일이 되어, 아내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출근한 민도식은 회사 운동장에서 수많은 사원들이 획일적인 유니폼을 입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소외감을 느끼고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동림산업 사원들은 사장의 일방적인 방침으로 내려 보낸 회람 때문에 술렁인다. 간부 사원들 대부분이 사장의 친인척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회사에서 전 사원을 대상으로 사복을 입을 것을 고지하였기 때문이다. 관리과 직원들은 우기환과 민도식을 중심으로 하여 대체적으로 사복 제정에 대하여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사복 준비 위원회가 발족하자 장상태를 비롯한 사원 대표들은 기획실장의 설명을 듣고 그대로 수용하는 쪽을 택해 자신들의 목소리는 내지도 못한다. 결국 반대자들만 다방에 모여 성토하는 사이 사복 제정은 계획대로 진행이 되고 이에 불복한 우기환은 회사를 떠난다. 창업 기념일에 민도식을 제외한 전사원은 새로 제정한 깔끔한 사복 차림으로 질서 정연하게 식장에 도열해 있고, 사복도 입지 않은 채 늦게 도착한 민 도식은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중간에 어정쩡하게 서 있다.
핵심 정리
배경 : 1970~1980년대, 어느 중소기업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1) 대화를 중심으로 한 극적 구성
2) 인물들 간의 미묘한 감정 차이가 드러나 있음.
주제 : 사복 제정을 둘러싼 인물들 간의 갈등 및 대응 자세
사건에 대한 인물들의 대응 양상
이 작품에서는 회사의 제복 제정이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이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다양한 양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서 제복 제정은 사원에 대한 통제, 자유와 억압, 개성 말살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개인의 자유와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열악한 노동 현실과 불합리한 권력층을 대변한다고 망할 수 있다. 또한 ‘장상태’, ‘민도식’, ‘우기환’이라는 중심인물을 설정하여 이러한 현실에 동참하는지, 갈등하는지의 여부를 보여 줌으로써 현실에 대응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양상을 보여 주고 있다. 결국 이를 통해 작가는 권력층에게 억압당하는 불합리한 현실과 이에 대한 적극적인 비판 및 행동을 보여 중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제복 제정
장상태: 제복 제정에 찬성하지는 않지만 회사 방침에 따름→ 순응
민도식: 제복 제정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지만 창업 기념행사에 참가하게 되고, 다른 사원들의 모습에 혼란스러워함 → 갈등
우기환: 제복 제정에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자기의 의사가 관철되지 않자 회사를 떠나게 됨 → 불응
이해와 감상
이 소설은 개성과 자유의 억압을 상징하는 ‘제복’을 통해 불합리한 권력층에게 개인의 자유와 생존을 위협당할 정도로 열악한 노동 현실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에서 ‘옷(제복)’은 사람들의 자율과 개성을 구속하는 상징물로 드러난다. ‘제복’을 둘러싼 갈등을 통해 불합리한 권력에 대응하는 인물들의 양상은 다양하다. 대부분 사원들은 생존이 걸린 문제이므로 당연히 순종하게 되고, 우기환 같은 인물은 적극적 행동으로 불만을 표출하지만 권력의 힘에 의해 쫓겨나게 된다. 민도식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고 대응하려고도 하지만 창업 기념일에 출근을 함으로써 어정쩡하게 대응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 준다.
제목의 상징성 - 인간에게 자유와 개성으로 상징되는 ‘날개’가 되기도 하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억압하는 ‘수갑’이 되기도 하는 ‘제복(옷)’을 둘러싼 갈등을 통해 열악한 노동 현실을 그리고 있다.
▣ ‘제복’이 가지는 상징성
제목에서 드러나 있듯이 이 작품에서 ‘제복(옷)’은 자유를 상징하는 ‘날개’와 구속을 상징하는 ‘수갑’이라는 상반된 의미로 나타난다. 본래 인간에게 있어서 옷은 자신의 자유와 개성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상징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에서는 은연중에 조직이 부과하는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도록 강제하여 자연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제약하고 속박하는 ‘수갑’으로 표현되고 있다. 옷이 인간들에게 ‘날개’로 존재해야 하는지, 아니면 ‘구속’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작가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제복(옷)-날개:인간의 자유와 개성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상징물
-수갑: 조직이 부과하는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도록 강제되며, 자유와 권리를 속박함
넓혀 보기
▪ 윤흥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의 연장선
이 작품은 윤흥길이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이후 발표한 연작 소설의 하나이다.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에서 ‘오 선생’은 작가의 분신으로, 그가 갈등하는 요인은 개인에 국한된 것이었기에 해결 또한 개인적 차원에서 간단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민도식’이 갈등하는 원인은 사회 구조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 역시 더욱 복잡해진다. 작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민도식’과 ‘우기환’을 중심인물로 설정한다. ‘민도식’이 문제의식을 갖고 갈등은 하지만 결국 회사의 창업 기념행사에 참가하는 현실적인 인물인 반면, ‘우기환’은 작가가 지향하는 이념을 실천하는 인물로 그린 것이다. 즉 ‘민도식’이 작가 자신이자 대다수 소시민들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면, 이와 반대로 작가의 신념을 실현시키는 인물은 ‘우기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