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극덕후들에겐 사극 영화든 사극 드라마든 염원이 있었습니다. 바로 전투씬 잘 만들어달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사극 전투씬이 스케일 형편없다고 지적받았던 작품이 몇 있었거든요.
예시) 주몽, 선덕여왕, 계백 등
그런데 영화 안시성은 이 염원을 이뤘습니다. 오프닝에서부터 나오는 주필산 전투에선 개마무사들이 당군의 본진에 대규모로 돌격하는 장면이 나오고, 개마무사를 앞세운 고구려군이 당군의 복병에 의해 와해되어 패배했다는 것까지 다루는 등 전투씬 자체는 호평일색이었습니다.
다만 제가 서사와 전투씬이 따로 논다고 제목에서부터 지적한 이유는 딴 게 아니라 서사가 형편없었습니다. 왜냐면 가상인물인 안시성주 여동생 백하는 애인 파소를 잃었다고 해서 당군에 잠입해 당태종 이세민 죽일려고 하는 상식이 제대로 있는 인물인가 의문이 든 캐릭터였고, 안시성주는 전 애인 신녀가 고구려의 신은 우릴 버렸어요 하는데도 제지를 못해서 사이드 인물 사물이 그녀를 대신 벨 정도로 나약한 인물로 묘사되는 촌극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의 본질인 전쟁에 조금만 더 집중했으면 좋았을 작품인데, 사실 뭘 많이 넣을려고 하다가 서사에서부터 문제점이 터진 작품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전쟁의 비극과 전쟁이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서 제작을 했었다면 막장드라마보다도 못한 서사로 지적받진 않았을 텐데 말입니다.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