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묵돌입니다.
술값이 7만원이나 나오다니 정말 놀랐습니다.
사회주의라는 것은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드는 체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 모임 공지입니다.
:: 금주의 묵픽 (Muk's pick) ::
「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프랑스)
:: Comment ::
프랑수아즈 사강은 제게 동경의 대상이자, 좌절감을 주는 작가입니다.
대개 글이라는 것은 우아할수록 직선미가 떨어지고
선이 굵을수록 세련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인데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강은 단순하면서도 우아하고, 강렬하면서도 세련된
말하자면 슈퍼육각형 스타일의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 길지않은 분량의 장편소설 안에서도
춤을 추는 듯한 문장이며 깔끔하게 마감되는 완결성까지
할 수 있는 걸 다 해내는 위대한 소설가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같은 작품은 묵클럽에서도 두 번이나 다뤘을 정도입니다.
1954년, 그녀는 18살에 이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소설을 써내면서
프랑스 문단을 넘어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는데요.
정말이지 읽다보면 '이런 걸 열여덟살 때 썼다고?' 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어서
이제 서른이 넘은 나는 대체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포츠 선수도 아닌 작가를 나이만 놓고 비교한다는 것은 좀 촌스럽지만요.
사강은 피츠제럴드와 더불어 '이렇게 문장을 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만큼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입니다. <슬픔이여 안녕>은 그런 그녀의 원형을
가장 오래도록 보관하고 있는 작품이구요.
비록 이전의 두 작품에 비하면
논쟁적이거나 자극적인 부분은 덜할지 모르지만,
묵클럽 3회차는 전통적으로 <쉬어가는 한 주> 였던 만큼
한결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책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 감상 TIP ::
- arte판 기준으로 150페이지에 불과한 짧은 소설입니다. 기준에 따라서는 중편으로 분류될만큼 가벼운 분량인데요. 사실 플롯만 놓고보면 별 대단할 것은 없습니다. 부유하고 철없는 소녀와 그녀의 아빠가 어떤 과정을 통해 '슬픔'과 인사하게 되는지를 다뤘을 뿐이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은 완벽한 소설입니다. 데뷔작이 아니라, 꽤 대단한 작가의 유작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 짧은 소설 치고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져있는 구조입니다. 1부가 약 60쪽 정도인데, 혹 눈에 잘 안들어오더라도 '어떻게든 1부만 다 읽으면' 결말까지는 금방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잘 집중한다면 넉넉잡아 세시간 안쪽으로 다 읽을 수 있을 거예요.
- '슬픔이여 안녕'이라는 제목 자체는 의외로 익숙할지 모릅니다. 오래전에 한국 드라마 제목으로 쓰였고, 잔나비의 노래 제목으로도 쓰였거든요. 그러고보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역시 드라마 제목으로 쓰였는데... 그쪽이나 이쪽이나 소설 내용과는 별 관계가 없는 시리즈입니다.
- 트위터발 문학밈인 <아무 문장을 써놓고 끝에 붙이기만 하면 문학적이게 되는 그것>, '여름이었다'가 바로 이 소설에서 등장합니다. 밈에서는 좀 우스꽝스럽게 나오기는 했지만... 읽다보면 알 수 있습니다. 밈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원본인 문학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요. 앞으로는 그놈의 '여름이었다'를 좀 더 신중하게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 프랑수아즈 사강의 글쓰기에서 가장 부러운 부분은, 의외로 묘사보다는 결말을 내는 능력입니다. 그녀의 결말은 전혀 예상치못한 곳에서 나타나서, '그러고보니 이것보다 더 잘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주며 승천합니다. 여러분도 이 소설의 결말이 마음에 들지... 그런건 금요일이 되어야 알 수 있겠습니다.
:: 모임장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3길 40 지하 카페 <공상온도>
- 홍대입구역 1,2 번 출구 6분 거리
:: 일시 ::
2024년 3월 22일 금요일. 오후 8시 ~ 오후 11시
* 3시간 진행, 도중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모임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가급적 시간에 맞춰 참석해주세요. 공간이 넓지 않아 늦게 오실 경우 원하는 좌석에 앉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카페 <공상온도>의 방침상, 기존 고객 퇴장 및 대관 준비 시간으로 인해 오후 7시 3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오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 준비물 ::
- 「슬픔이여 안녕」 (프랑수아즈 사강)
(구매 링크 - 예스 24)
:: 기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