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996-997차 제7기 신곡 천국편 제6곡(20-21) 2024-5-25~2024-6-01
신곡(The Divine Comedy)
천국편(Paradiso) 제6곡 수성천(水星天)
뜻으로 본 로마 역사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강사: 김용동 선생
1. 제 6 곡의 개요
1.황제의 자기소개(1-27)
2.건국에서 카를로 2세 까지의 역사(28-111)
a)첫 질문에 대한 황제의 답변(28-42)
b)공화정 시대(43-93)
c)샤를 마뉴대제(94-111)
3.두번 째 물음에 답함(112-142): 로메오 이야기
2. 줄거리
단테의 질문에 답하는 영혼(5곡121행)은 유스티니아누스(주후527~565)이다. 서로마제국 멸망(476) 50년 뒤에 즉위한 황제이다. 그는 로마법전의 편찬자로, 소피아 성당의 건립으로, 서방세계의 정복에 기초한 제국통치의 행정개혁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동로마제국의 최성기를 구축한 황제이다. 대답의 핵심은 로마제국이 쇠퇴(衰退)하고 있으며 제국의 긴 역사를 거룩한 기준의 관점에서 말하고 있다. 건국신화에 등장하는 아이네아스, 로물루스로 시작되는 왕정(전753년), 공화국 제국시대 그리고 그리스도 전후의 시저, 아우구스투스, 티베리우스 그리고 예루살렘을 함락시킨 티투스(기원70년)의 시대까지 언급한다(91~93행). 94행에서 역사의 시계를 7백년 후인 샤를마뉴(주후742~814)와 카를로(1248~1309)를 언급하며, 역사의 후퇴를 기벨린(황제파)당과 궬피(교황파)당에 돌리며, 양당에 대한 독설로 마무리 짓고 있다.
그 다음은 단테의 두 번째 물음에 대한 답변이다(112행 이하). 유스티니아누스는 수성천(水星天:Mercury)에는 지복자(至福者)들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그 결과로 축복이 경감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있는 혼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축복에 아주 행복해한다. 그들의 축복은 자신들의 공덕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유스티니아누스의 빛(혼)은 6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거침없이 말하고 있다. 그는 로메오(Romeo:127행)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로메오(Romeo)는 라몬도(Raymond Berenger)의 딸들을 모두 왕녀(王女)로 만들었다. 뒤에 시기심 많은 벼슬아치들의 모함으로 관직을 떠나 사라진다. 여러 면에서 로메오는 단테의 운명을 암시하고 있다.
3. 내용 분해
①유스티니아누스의 자기소개(1~27행)
콘스탄티누스(주후288년생, 재위306~337)는 312년에 회심했다고 한다. 기독교를 공인한 첫 황제로 유명하다. 주후324년에 제국의 수도를 로마에서 비잔틴(지금의 이스탄불) 으로 옮겼다. 그 후 콘스탄티노플로 개명 하였다. 제국의 상징인 독수리는 트로이에서 이탈리아로 온 아이네아스의 길을 거꾸로 돌려놓았다. 2백년 이상 트로이 가까운 콘스탄티노플에 머물다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손에 정권이 넘어왔다(1~9행).‘카이사르였던 나는 유스티니아누스이니(Caesar I was, Justinian I am)라고 자기를 밝힌다. 세상에서는 황제였지만(과거형 동사) 여기 천국에서는 이름만(현재동사) 말한다. 천국의 성격을 드러내는 표현이다. 자신의 신앙을 소개한다. 처음에는 그리스도의 신성론(單性論)만을 믿었으나 교황 아가페투스의 지도로 신인양성의 양성론(兩性論)을 믿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법전을 편찬했다고 말한다. 단테는 저를 제국건설을 위한 하나님의 그릇으로 생각했다. 벨리사리우스(505~565)는 그의 오른팔 역을 담당한 명장이었다. 승승장구의 장군을 황제는 시기했다.
②건국에서 카를로2세까지의 역사 (28-111행)
㉠단테가 물은‘어찌된 사연(29행)’에 대한 답변이다. 로마의 창건신화로부터 왕들과 영웅들의 사적을 논한 뒤 카이사르(Caesar)의 통치와 그리스도 시대의 일을 언급하고, 뒤이어 기원 700년대의 역사와 궬피당의 리더였던 카를로(1248~1309)를 말한다. 역사를 통하여 이탈리아의 불행의 원인을 밝히고(98행), 이탈리아의 현실을 개탄한다. 28~42행에서 옛 황제는 단테 당시의 기벨린(황제파)과 겔피(교황파) 의 정파싸움을 개탄하면서 고대 로마역사를 회고하고 교훈을 시작한다(31~33행). 로마제국을 상징하는 독수리 깃발을 <it>라고 했다. 신성한 깃발을 위하여 싸운 왕정시대의 역사를 언급한다. ‘큰 힘(34행)’은 로마 영웅들의 힘이다. 팔라스는 아이네아스를 도와 싸운 용사였다. 로물루스(전753년 건국)가 사비니족을 초청하여 그들의 여인을 납치하여 아내로 삼았다. 사비니 여인들의 불행에서 시숙으로부터 능욕을 당하여 자살해버린 루크레티아의 비애까지 7대 왕정시대에 깃발의 영역은 넓혀져 갔다. 알바는 라티누스 왕국의 고읍인데 로마의 전신으로 믿었다. 여기서 300년이상을 지냈다.
㉡43~93행에서 공화정 시대에 깃발이 외적을 물리치고 수많은 승리를 거두었던 사실을 회상 시킨다. ‘무얼 했는지(what it did) 너 알리니(45행)’는 로마의 깃발이 어떻게 다른 나라들을 물리쳤는가를 말하고 있다. 침범자들의 이름이다. 46~48행에서 공화국 영웅들의 이름을 열거했다. 단테 시대 카르타고는 아라비아인이 점령했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전247~183년)이 스페인을 거쳐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를 침범했을 때(전218년) 스키피오 장군이 저를 무찔렀다. 폼페이우스(전106~48년)는 북 아프리카 전에서 승리를 거둔 명장으로서 시-져, 크라수스와 더불어 삼두정치를 했다. 두 장군 역시 그것(독수리 깃발) 밑에서 로마로 개선했다. 여세를 몰아 깃발은 단테가 태어난 피렌체의 언덕 아래에서 진노를 보였었다(54행). 피에솔레(Fiesole)언덕에서 피렌체를 내려다본다. 황제의 혼이 갑자기 단테의 출생지를 언급하는 것이 흥미롭다. 55~75행은 카이사르(전100~44년)의 전승(戰勝), 업적, 피살까지의 역사를 말한다. 카이사르는 라벤나에서 루비콘강을 건너 파죽지세(破竹之勢)로 나일강으로, 한편으로 트로이 쪽으로 진격했다. 브루투스와 카시우스의 음모로 죽음을 맞이했다. 유스티니아누스는 카이사르의 일을 길게 말한다.
79~93행에서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깃발과 로마의 평화에 대하여 말하고 디베리우스 황제(그의 치하에서 그리스도가 나시고 죽음) 때 독수리 깃발은 하나님의 뜻의 절정을 나타냈다. 옛 죄(93행)는 아담의 죄이다. 그리스도의 죽음을 옛 죄의 복수라 했고, 티투스(후70년)의 예루살렘 함락은 유대인의 그리스도 죽임에 대한 복수(復讐)를 했다. 환언하면 복수의 복수이다. 중세 스콜라철학(Scholasticism)은 이렇게 법률학적 해석을 한 것이다. 디베리우스의 대리인이 빌라도이고 그가 그리스도 처형에 직접 가담했다. 디베리우스와 빌라도가 한 일은 신으로부터 권위를 받아서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94~111행 단테는 유스티니아누스의 입을 빌려 역사의 시계바퀴를 7백년 뒤로 돌려서 말했다. 롬바르트 데시데리우스왕의 교회박해를 막은 샤를마뉴(742~814)를 말한다. ‘이제 내가 위에 흠잡은 사람들과 너희 모든 불행의 원인이 된 그네들의 잘못을 가려 낼 수 있으리라(97~99행)’ 지금까지 이야기의 결론이다. 오늘은 어제의 아들이다. 모국 피렌체의 불행의 원인을 역사를 통해서 배운다. 궬피당은 독수리 깃발을 거스려 프랑크의 문장인 노랑 백합을 내세우고, 기벨린당은 독수리 깃발을 자기 당파의 이익을 위하여 내 세웠으니 양파가 모두 잘못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100~102행). 기벨린당은 다른 깃발 아래서 제 술책을 부리게 하라. 왜냐하면 독수리 깃발아래서 정의를 차단하는 자들은 참된 추종자가 아니기 때문이다(103~5행). 궬피당의 수령인 카를로2세(1248~1309)는 이 깃발을 찢지 말 것이며 제국의 발톱을 무서워하라고 말한다. 109~111행은 카를로 2세의 아들 카를로 마르텔의 불운을 말하는 것 같다. 하나님은 카를로에게 공기(公器)인 로마제국의 인장을 하찮은 프랑스 왕가를 위하여 바꿀 것이라고 믿지 말라고 했다.
③황제의 혼(魂)이 로메오를 소개함(112-142행)
㉠112~126행-‘이 자그마한 별(수성)’의 이야기로부터 유스티니아누스는 단테의 두 번째 물음에 답하기 시작한다(천5곡127-129행). 여기 있는 영혼들은 하나님의 사랑에 의해서 선행을 행했을 뿐 아니라 지상의 명성에 의해서도 동기가 유발된 사람들이다(112-114행). 지상에서의 세상 명예 추구는 하나님께 초점을 집중시키는 것을 방해했다. 그래서 천국에서 낮은 수준의 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하늘에서 그것을 족하게 여기고 있다(115-126행). 그들의 상급은 공덕에 일치하는 것을 알고 있다.
㉡127~142행-피카드라가 황후 콘스탄차를 소개하듯 여기서 황제의 혼은 로메오라는 별을 소개하고 있다. 진주는 수성을 가리킨다. 그의 업적은 푸대접을 받았다. 단테는 빌라니(Villani)가 기록한 전설을 인용하고 있다. '미천한 사람이며 순례자이던 로메오는 프로방스의 라몬도 베린기에리에게 고용되어 궁궐의 재정을 당당했으며, 네 공주를 모두 왕가에 결혼 시키는데 주역을 했다. 귀족들의 시기와 모함의 말을 듣고 베린기에리는 횡령죄를 덮어 씌웠다. 로메오는 이말을 들었을 때 프로방스의 궁전을 떠나 문전걸식의 유랑생활을 했던 자이다. 유스티니아누스의 혼은 그가 높이 기림을 받아야 한다는 말로 길고 긴 로마인 이야기를 끝낸다. 이 로메오가 바로 단테의 장래 모습을 암시하는 것이 아닐까?
4. 소감 및 교훈
전반부는 단테의 정치 및 종교의 이상을 그리고 후반은 수성천의 혼들 그 중에서 고귀한 로메오의 혼을 그려주었다. 아이네아스와 로물루스의 로마 건국신화로 부터 왕정, 공화정, 제국시대를 거쳐 디베리우스 때 그리스도의 출생과 죽음에 무게를 두고있다. 정치권력과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두 기둥이라 보았다. 그러나 단테 당시의 두 정당의 싸움은 이탈리아 불행의 원인이며,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테는 도덕이 정치권력의 기초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제 권력은 제왕으로 부터 민중의 손으로 넘어갔다. 함석헌의 '뜻으로 본 한국역사'가 생각난다. 21세기의 독수리 깃발은 미국이다. 미국은 신보수주의 기독교가 대통령 선거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신보수주의 기독교가 하나님의 독수리 역할을 바로 하는 걸까? 중국이 21세기의 로마가 된다면 세계는 어떻게 될까? 지구촌 시대를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정치와 종교는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 할까? 도덕정치를 실현하려면 교회가 바로 서야한다.
2007. 7. 5 / 2017. 8.11 홍 응 표 고쳐 씀
<참고도서>
1.최민순역/단테/신곡(下)/을유문화사/p587~596
2.矢內原忠雄/神曲(天國篇)/みすず書房/p136~154
3.Singleton/Paradiso(Text)/Princeton University Press/1975/p59~69
4.塩野七生(시오노 나나미)/ローマ人物語(第1券)/新潮文庫/2002/p49~60
5.村川堅太郞/世界 歷史(第2卷)/中公文庫/1990/p490~501
6.E. Gibbon/中野好之譯/ローマ帝國衰亡史(第6卷)/ちくま學藝文庫/1996/p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