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봄을 앞 세운 비 내림은 대지를 촉촉히 적시며 파란 생명을 움 트이고있다 .
기대하였던 그 이상의 강풍을 동반한 날씨 탓에 다소 여유를 갖고, 뒤 늦게 등산가방을 어깨 걸친다.
오늘은 이색 나들이로 시내 뻐스를 이용하여, 월령리 선인장 마을까지 이동하고 도보로 한경면 신창까지 트레킹을 할 예정이다.
날씨 탓인지 한가로운 월령 해변에는 거친 파도가 화강암에 부딪쳐 산산히 포말을 날리는 모양이 썩어 가는 이 세태를 모두 날리는것 같아 시원하다.
운행하는 선박 조차 보이지 않는 거친 파도에서 갈매기는 기류를 타고 날개 짓 없이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포말을 안는 거대한 바위 위에 가마우지 떼가 앉아 침묵 속 바람 잘 때를 기다리고 있다.
도로가 일찍 찾아 와 봄을 알리는 수선화가 지나는 바람에 심히 요동친다, 지나 온 길에 새로운 낭만의 대서사시를 구상하며, 오랫만에 부인의 손을 꼬옥 잡고, 선창가 바람 피한 선박들 틈새 커피향 날리는 부두 카페로 유혹한다.
창문에 그려지는 파도가 더욱 거세져, 파랗던 바다가 너울대는 하얀 줄 무늬를 헤아릴 수 없이 그려간다.
제주의 날씨 변화에 옷깃 추수리며, 차 마신 작은 유리 잔에 지니고 다니던
연태 고량주를 가득 채우고, 낭만을 태워 그 맛을 음미한다.
오늘은 날씨 탓을 핑계로 신창 풍력발전 타워 군락 입구에서 마무리 하고 숙소로 일찍 돌아가 내일을 준비하여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