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혼자 걷는 트레킹 운동을 줄임말로 '혼트'라고 하니
둘이 걸으면 '쌍트'가 되는 걸까?
오늘(1/4)은 일반적인 평지 트레킹 코스는 아니지만
'산신령' 아우와 영인산을 한바퀴 도는 등산 트레킹을 하였다
틈만 나면 자주 다니는 산이다보니 때론 싫증을 느낄만도 하건만
나는 새로운 트레킹 코스 못잖게 늘 흥미롭고 발맛이 좋아
수시로 찾으면서도 물리지가 않는 매력적인 길이다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으나
햇볕이 들면서 기온이 온순해졌고
바람마저 잠잠해지니 마치 봄산행을 하는 듯한 착각마저 느끼며
산길 곳곳의 잔설을 밟는 재미와
오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으니 호젓함마저 누릴 수 있었다
금년들어 처음으로 들어선 영인산은
언제나 늘 그러하 듯
화려하지는 않아도 변함이 없어
나름대로 볼 것은 다 챙기면서
다소 미끄러운 바윗길에
아이젠을 착용하여 발목이 시큰거리기는 했지만
즐거움과 뿌듯함을 갖는데는 별로 모자람이 없었다
癸卯年
복을 가져다 주는 흑토끼의 해라고 억지로 의미 부여를 하며
호들갑들을 떨지만 평소와 다름없는 일상의 반복일뿐이니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갈 따름이다
먹구름이 덮였던 새벽하늘과 찬바람속의 일출을 바라보며
아침에는 잠시 집주변의 들길을 걷기도 했다
동영상
늘상 하던대로 삽교호 정류장에 도착하여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
공원의 적조함과 상쾌한 하늘색을 닮은 아산만 바다 풍경을 이리저리 살펴 봤다
담수호인 삽교호에는 얼음 위로 눈부시게 해기둥이 드리워져
희망가라도 불러야 될 듯 했고!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한 신령 아우님과 조우하여
영인산의 아래 주차장을 지나 작은 상투봉으로 향한다
<커피집 앞의 화살나무>
주차장에서 바라보는 아산온천의 뒷산인 어래산(금산)
날씨가 풀리면 영인 중학교 뒷쪽에서 부터 종주산행을 시도해볼 참이다
작은 상투봉 전망대에 도착하여 솔숲 사이로 관망하는 영인 시내!
주변의 산속에 둘러싸인 고을 풍경과
툭 터진 갯벌 방향에 비옥한 농경지가 펼쳐져 있고
들판에 공장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며 마을 모습이 시나브로 변해가고 있다
제 2 탐방 안내소를 지나 잔디광장으로 내려서면서 상투봉을 품어 안는다
얼음이 깔린 상투봉 계단을 거의 다 올라와
거추장 스러운 철탑을 피해 온양시내를 내려다 보고!
정상에 올라와서는 마안산을 가로지르는 아산호와
나날이 달라지는 평택지역을 흐릿하게나마 조망에 담는다
현대자동차 공장을 거느린 서쪽의 산릉들은
철탑들이 차지하여 볼품이 없어졌지만
유장하게 흐르는 삽교천의 강물을 외면 할 수가 없어
늘상 불만을 가지면서도 앵글에 넣고!
신창 들녁과 곡교천
강청골 계곡
아산의 객사리 들판과 백석포 일원
붉은 지붕의 건물은 "안 터져요!"를 생산하는 대륙제관이다
영인산의 주봉인 신선봉과 깃대봉, 연화봉!
앞을 막아선 산줄기는 닫자봉 능선으로
저 봉우리들을 모두 섭렵하면
영인산을 한 바퀴 돌게 되는 종주산행이 이루어진다
흐린 시야 때문에 온양방면의 그림들은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쉽고!
도고산과 오목저수지를 감싸고 있는 신창 평야
전망대 역할을 하는 상투봉 밑의 작은 암봉은
일출포인트로 손색이 없으나
옆으로 늘어진 고압선이 시야를 가로막아
온양시내를 조망하는데는 젬병이다
상투봉을 내려와 강청골 소류지를 지나 닫자봉으로 접근하고 있다
닫자봉에 진입하며 상투봉을 뒤돌아 보고!
닫자봉 바윗길을 열심히 오르고 있는 산신령 아우님!
오늘은 쉼터에 궁둥이 내려놓는 것도 생략한채
가뿐 숨을 그대로 이어간다
닫자봉 정상 직전에서는 강청골과 넓게 펼쳐진 들녁을 응시하지만
그 끝을 막아서는 도고산은 연무속으로 슬며시 숨어 버렸고야!
닫자봉 내리막의 뷰포인트에서 영인산과 박물관을 한 컷씩!
956 산성 계단은 쉬엄쉬엄 올랐다
신선봉 정상에서는 아름다운 CC방면을...!
오늘은 신선봉의 전망 데크도 생략하고
까마귀들이 날고 있는 깃대봉으로 곧장 건너와
연화산을 바라보며 한숨 쉬어간다
이후 무장애길을 관통하여 휴양림 숙박동을 거쳐서
관음사 골짜기로 하산을 마쳤다
마을회관 앞에 요즘 새로 세워진 안내판을 들여다 본 후
여민루를 지나
농협앞의 정류소에서 각각 방향이 다른 버스를 타고
아우님과 맥없이 헤여지며 일정을 마쳤다
술을 안먹으니 뒷풀이도 못한채
각자의 길로 가게되니 서운함이 사무친다
역시 술은 멋진 친교의 음식이었네!
그럭저럭 오전에 시작한 산행이 오후 2시를 넘겨 끝이 났고
걸음을 한 거리는 10km를 약간 웃돌았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함께 걸어준 아우님께 고마움을 전하며
흐린 시야였지만 따뜻했던 날씨에게도 감사하니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