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주변에는 자신이 가진 것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거나, 당장 필요없는 물건들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찌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마도 저자가 비움을 힘들어 하는 이들의 고민 상담을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실상 무엇인가를 비운다는 것은 많은 생각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비워야 하는 대상이 지니고 있는 물건이라면, 그것이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으며 또 앞으로 사용할 일이 없을까 등을 고민하게 된다. 설혹 당장 쓸 일이 없더라도, 언젠가는 쓰겠지 하는 생각에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만약 물건이 아니고 생각이나 지식이라면, 그것을 비우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쉽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잊고 싶어도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제어할 방도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책을 제외한다면, 새로운 물건에 대한 욕구가 그리 강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새롭게 구매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좀처럼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무언가를 비운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은 아내가 몰래 치우고 나서, 내가 나중에 찾을 때 예전에 이미 버렸노라고 말해주기도 한다. 그렇게 스스로는 잘 비우지를 못하지만, 설령 가지고 있던 물건이 없어진다고 해도 한때의 아쉬움으로 끝나고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서 ‘비움’이 필요하고, 그로 인해서 ‘비움 효과’를 직접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아마도 나와 같이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이런 태도가 일종의 집착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저자는 '성공하고 싶으면 내가 가진 것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 물론 '성공'의 내용은 무엇이고, 과연 성공을 위한 삶만이 가치 있는가 하는 등의 질문은 일단 생략하기로 하자. 사람마다 ‘성공’의 기준이나 내용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의 부제처럼 비움이 '삶을 변화시키는 마법'일 수 있다는 것에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저자는 비우지 못해 자신에게 고민 상담을 한 사람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비움의 효과와 의미 그리고 그로부터 야기되는 삶의 변화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건네고자 하는 의도는 목차에 제시된 각 장의 제목만 보아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삶을 변화시키는 마법, 비움 효과’(1장)과 ‘비워야 산다’(2장), ‘비워 채운다’(3장)과 ‘비워야 성공한다’(4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엇을, 어떻게 비워야 할까?“(5장) 등이다. 자신이 무언가를 잘 비우지 못해서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차근차근 설명하는 저자의 방식을 따른다면 그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아마 책에서 언급된 사례처럼 비우지 못해서 스스로 불행하다는 사람에게는 일단 자신이 가진 것을 하나씩 비움으로써, 새로운 삶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여전히 비울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저자는 ‘성공’을 위해서 무언가를 비우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조언을 하지만, 딱히 특별한 성공을 바라지도 않고 또한 현재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굳이 무언가를 비우지 않더라도, 자신이 가진 것을 남에게 나누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도 적지 않다. 물론 저자가 상담했던 사례들과 그에 맞춰 적절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물건들을 정리하는 방법을 제대로 모르거나, 혹은 그러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나 자신에게 적용해 보았을 때, 지금 현재의 상태에서 비울 것은 그리 많지 않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필요한 경우 나에게 넘치는 것을 가급적 주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을 건네면서, 항상 나에게 답례를 하려고 하지 말고 대신 당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다른 방식으로 마음을 전하라고 말한다. 어쩌면 '비움' 자체만을 목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비움의 의미와 효과를 고민하고 또한 여유로운 물건들을 필요한 누군가에게 나누는 방법도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나에게는 비움의 대상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