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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력층 자제들의 대학입시와 관련된 문제로 인해, 언론과 정치권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그 문제점을 진지하게 따져봐야 하겠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에서 대학입시와 관련된 특혜 시비는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언론에서는 그것을 마치 특정인의 자식에 관한 사건인 것처럼 다루고 있지만, 이미 사회의 기득권 계층들에게는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특정인이 그러한 비리로 인해서 처벌을 받는다 해도, 특혜를 받고 대학에 입학하는 사람들의 수효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뭇사람들의 공론이다. 한국 사회에서 교육의 공공성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마땅한 대안을 찾아보기 힘든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나 역시 사범대학에서 교사가 되려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지만, 임용시험을 위해 몇 년 동안 청춘을 쏟아붓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점에 대해서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그러한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기에, 시험 준비를 하는 학생들을 격려하고 독려하고 있다. 15년 경력의 교사로서 학교 현장에서 보고 느꼈던 문제들을 진단하고 있는 저자의 관점이 이 책에서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었다. 교사로서의 고민이 저자에게 <교사는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제목을 통해서 표현되었을 것이라 여겨진다.
저자는 나름의 대안으로 이 책에 ‘학교 혁신과 교육 민주주의에 관한 단상’이라는 부제를 달았겠지만, 그 대안조차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것이 또한 우리 교육에 닥친 현실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재 각 교육청에서 진행하고 있는 ‘혁신교육’은 교육의 다양성을 확산할 수 있는 나름의 대안으로 정착하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중학교에서는 실시할 수 있는 혁신교육은 대학입시가 코앞에 닥친 고등학교에서는 실효성이 없다는 진단에는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현상에서 단적으로 증명되고 있듯이, 현재 한국의 교육은 오로지 대학입시를 위해서 초점이 맞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저자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은, 교육 현장에서 교사로서 느꼈던 현실의 문제를 진단하고 그 대안을 찾기 위한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시스템에 갇힌 교사’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현장에서 경험했던 교사로서의 역할과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저자가 언급한 화이트헤드의 ”좋은 교사는 잘 가르친다. 훌륭한 교사는 스스로 해 보인다. 위대한 교사는 제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다.“라는 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대학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한 ‘가르침의 교육’의 최우선시 되고 있는 현실에서 자칫 공허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교사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말이라 하겠다.
‘교사, 아이들을 만나다’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교사와 학생들의 관계, 그리고 교사로서 해야할 역할 등에 대해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담아내고 있다. 모든 것을 성적으로 환원시켜 학생들을 평가하는 것이 현재의 학교 교육에서 일반화된 방식이다. 얼마 전 방영되었던 ‘스카이 캐슬’이라는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를 올리고, 그것을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주장들이 난무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 오히려 족집게 강사가 더욱 인기를 얻는 기현상이 바로 우리 교육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성적에 관계 없이 모든 학생들의 개성을 받아들여줄 수 있는 교사가 절실한 이유일 것이다.
3장과 4장에서는 현재 우리 교육의 문제점과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각각 ‘진짜 교육 가짜 교육’과 ‘학교 혁신을 넘어서’라는 제목이다. 모든 것을 경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이 지닌 문제와 그 대안으로 현재 여러 교육청들에서 실시하고 있는 ‘혁신교육’ 프로그램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충분히 저자의 주장에 공감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본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저자 스스로도 잘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귀를 기울여 볼 여지가 있다고 하겠다. 저자가 주장하고 있는 ‘교육 다양성’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그 몫은 교사만이 아니라 학부모들이 함께 고민해야할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부터라도 내 자식만을 위한 교육이 아닌, 진정으로 비정상적인 교육의 현실을 고칠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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