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가족이 모여 사는 집 보기 힘듭니다. 달리 보자면 부부 중 한 쪽에 문제가
생기면 최소한 스스로 의식주, 아니 삼시 세끼를 해결하는 척이라도 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나 죽을 때까지 누가 옆에서 보살펴 줄 거라는 생각은 꿈에 불과합니다.
총각 농산물 가게로 가니 새송이버섯, 콩나물, 참나물, 방풍나물이 보입니다.
요즘 채소를 별로 섭취하지 못했는데 나물밥을 해서 대장을 위로해줘야겠습니다.
참나물은 줄기를 버리고 방풍나물과 새송이가 좀 더 부드러워지도록 먼저 압력솥에서 찐 후
건져내고 그 물에 콩나물을 데칩니다. 반은 오늘 먹고 나머진 냉동실로 보냅니다.
이건 미리 나물을 좀 무친 건데 무치지 않고 그냥 넣어도 됩니다.
그걸 쌀과 돼지 앞다리 살 푸짐하게 넣은 밥통에 함께 넣고 밥을 합니다.
물론 꼭 짜서 넣어야지요. 나물과 함께 넣고 밥을 하면 약간 질어집니다.
아, 들기름이나 참기름도 좀 넣어 주어야 고소해집니다.
지난 추석에 받은 참조기도 하나 굽고 양념장과 함께, 자뻑(스스로 감격)했는 지 떨었습니다.
이름하여 콩나물, 방풍나물, 참나물, 새송이로 만들었다 하여 '콩방참새밥'입니다. ^^
물론 알콜 좀 있어야겠지요. 빛깔만 좋은 딸포주(딸기포도)입니다.
나물밥은 나물밥이고 곁들인 조기구이에 뿅가서 지난 번 중부시장 건어물 맥주 축제에 가서
구입해 냉동실에 넣어둔 굴비가 생각납니다. 쌀뜨물은 생략하고 물에 담궈 둡니다.
찝니다. 굴비 먹는 방법은 둘 있습니다. 쌀뜨물에 좀 불렸다가 30분 정도 찌거나,
8시간 정도 푹 불렸다가 냉장실에서 두어 시간 물기를 날리고 10여 분 굽는 방법입니다.
찌면 구울 때보다 굴비 대가리로부터 짙은 갈색물이 흘러 나오는데
이게 좀 써서 살코기에 뱁니다. 이게 싫으면 미리 머리를 따고 굽거나 찌는 게 좋습니다.
아가미로부터 나오는 것 같습니다.
이번엔 곤드레밥입니다. 고기는 힘줄이 달린 잡고기입니다.
투명한 살, 비리면서도 고소한 맛, 굴비도 밥도둑임에 틀림없습니다.
기왕 한 김에 더 나가볼까요?
늦게 들어오다 이마트에 들렀더니 전복을 떠리로 팝니다.
집에 있던 표고와 손질해 냉동해 놓았던 화이트 새우로 크림파스타를 만듭니다.
따로 좀 담았습니다.
어떻게 만드냐고요?
프라이팬에 버터 한 조각 넣고 짖찐 마늘 넣고 노릇하게 되면 양파 넣고 표고 넣고
휘핑크림이나 우유 넣고 치즈 좀 넣고 향신료 넣고 새우와 전복 넣고 볶은 다음
스파게티 삶은 것 넣고 버무려 돌돌 말아 예쁜 그릇에 넣으면 누구 꺼?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첫댓글 얼마 전 평균 수명이 늘어났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만큼 살기 좋아졌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군더더기 '살아가는 일'이 늘어났다는 뜻일까요?
우리의 일상도 그저 그런 일로 '어제와 同'으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그저 그런 일상이 조그맣지만 별 일인 일상으로 바뀔 순 없는 걸까요?
무슨 얘기하는 지 모르겠다고요?
부부 중 한쪽에 문제가 생겨 할수없이 혼자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건 뭐 완전히 즐기는 수준 입니다
햇반 사러 마트에 갈 일은 없겠네요
아닙니다. 공처가 목숨부지하려는 발버둥입니다. ^^
과정은 전혀 모르겠지만
곤드레밥에 굴비...
환상적인 콤비입니다
'과정은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살지 마시라고 말머리에서부터 강조를 했건만... ㅉ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