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최우수상 도서관으로 선정
부천시 제32호 작은 도서관(Small Library). 공식 명칭은 <열린작은도서관>. 이는 부천시가 시민을 위한 ‘작은 도서관’으로 공인함으로써 시민에게 도서관 이용에 도움을 주게 하는 ‘인증서’와 같다. 이곳은 “부천시가 공인하는 도서관으로 좋은 책도 많고 책읽기에도 좋으니 마음놓고 이용하세요”라는 사인과 같은 것이다.
그런데, 이 도서관의 운영자는 뜻밖에도 교회다. 이 교회는 부천에서 61년 전통을 갖고 있는 성지교회(담임 한희철 목사, 중부지방 부천북지방)이다. 이 도서관은 공인된 도서관일 뿐더러, 2013년에는 ‘지역 도서관 발전 및 독서진흥에 앞장서 평가에 모범적인 실적을 거둬’ 표창장을, 2014년에는 ‘시민의 독서 진흥에 크게 기여하였고, 운영 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최우수상을 수여했다.
이렇게 도서관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 배경에는 한희철 목사의 목회 철학이 든든한 뒷받침되고 있다. 지역 사회를 위한 교회의 역할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도서관’이 사회와 교회를 잇는 접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목회 방향을 설정해 놓고 지원을 해 왔던 것이다. 이를 위해 보유도서수도 늘리고, 공간까지 확장해 쾌적한 도서관을 만들어놓을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도서 보유수는 9,700여권. 곧 10000권을 채울 예정이다.
도서관은 교회가 지역 공동체에 참여할 수 있는 좋은 방편이기도 하다. 성경이 말하는 이웃 사랑의 실천이고 지역 공동체 운동의 일환으로 소통과 함께 건강한 문화 교육을 위해 토론하고 대안을 찾아갈 수 있다. 실제로 이곳 부천성지교회가 운영하는 도서관의 주변은 오정초등학교가 있고, 마을 사람들에게는 주민을 위한 특별한 도서관이 없어 문화 중심이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주변에는 공원이 있고 아이들이 이곳에서 많이 놀고 있고 아동 중심의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교회에 오는 이들이 친근하게 느껴지며 다가갈 수 있다. 도서관은 교회의 이런 분위기와 잘 어울리며 지역 사회와의 접점이 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개방적인 이 도서관은 화요일부터 주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자유롭게 출입하게 되는데, 이 교회 정문에 서면 아이들이 집에 가지 않고 가방을 매고 도서관으로 향하는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다.
주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설-이웃과 함께 하는 보물창고
<독서토론>은 한희철 목사가 직접 1달에 1권의 책을 골라서 읽고 얘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둘째주 금요일에 진행된다. <인형극 마당>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동화책을 함께 읽고 인형극을 구현하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상상력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 진행한다. <퀼트교실>은 주민들을 위해 퀼트의 기술을 전수하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보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에 실시된다.
<농사체험>은 4월이나 10월 경에 한희철 목사가 전에 재직하던 단강에서 볍씨 뿌리기와 모내기, 벼베기 등을 체험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원화 전시회>는 동화의 원화들을 전시하고 감상하는 시간으로 8월과 10월 두 차례 실시하고, <스토리 텔링>은 부천시에서 강사를 지원받아 영어 스토리텔링을 하는 시간이다.
<가을문학기행>은 부산의 장기려 선생 기념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작가와의 만남>은 시인이자 동화작가이기도 한 한희철 담임 목사와의 만남을 통해 그의 작품인 ‘어느날의 기도’를 가지고 나눔을 갖는다.
프로그램과 도서관 운영에 있어서 자원봉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교회로 신청을 하면 담당자가 승인 후 별도의 연락을 취해 봉사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며, 봉사 시간이 인정받게 된다.
우리로 세상을 기름지게 하소서
한희철 목사는 “얼마전 세모녀가 자살하면서 ‘죄송하다’고 했지만, 실제로 죄송한 이는 그들을 지키지 못한 우리가 해야 할 말입니다. 우리 교회의 표어가 ‘우리로 세상이 기름지게 하소서’인데, 이는 사회에 관심을 갖고 교회가 소외되어서 목숨을 잃은 일들이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교회는 당연히 사회와 같이 호흡해 나가야 합니다.”라며 도서관을 비롯한 사회와의 접점 시도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래서 세상을 향한 손길은 더욱 넓혀갈 예정이다.
한희철 목사는 이 일에 초점을 맞춘다. “쌀이 떨어졌다는 것은 절박한 상황을 의미한다. 이 쌀 독은 작은 일이지만 누군가와 호흡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아담한 성지교회를 보면, 높게 솟은 교회가 아니라서 부담이 없다. 옛 시절의 교회 모습이 참 친근하게 느껴진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강도를 만난 이를 도와준 사마리아인도 이렇게 친근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세상을 돕기 위한 손을 끊임없이 내미는 시도. 성지교회는 네 이웃이 누구냐는 예수님이 질문에 대해 충실히 대답하고 있는 교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