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우리 만큼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가 지리하게 이어지는 한주가 지나갑니다. 비가 그치면 땡볕에 폭염이 자리만 바꾸어 적응하기 쉽지 않습니다. 여름은 여름대로 더워야 하지만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장마에 살던 집과 농작물 시설에 재해를 입은 이들은 얼마나 막막할지 답답하고 안타깝습니다.
벌써 20년이 훌쩍 지난 2000년 살던 비닐하우스와 농장이 물에 꼴딱 잠겨 보름이 넘도록 발만 구르며 물 빠지기를 기다리고 배를 뒤집은 냉장고며 물에 불은 살림살이들을 망연히 바라보던 일이 생각 납니다. 아, 그때 비갠 하늘에 쏟아지는 햇빛은 얼마나 원망스럽던지. 세월이 많이 지나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습니다. 이번 장마에 수해를 입은 모든 이들에게 땅과 하늘의 위로가 있기를 기도 합니다.
이번 여름은 기온만 오르는 게 아니라 물가도 인정사정없이 오릅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죽을 둥 살 둥 하며 힘겹게 살아가는데 부채는 늘고 소득은 안 오르고 환장할 일입니다. 누군가는 조선시대 말에 지니계수보다(0.4) 지금의 지니계수(0.6)가 높다고 합니다. 지니계수는 한사회의 소득의 불평등을 나타내며 1의 값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하다고 합니다. 심상치 않은 세상을 이미 넘어선 것 같습니다. 부디 올여름을 평안하게 지낼 수 있게 기도합니다.
퀴퀴하고 짜증나는 세태 속에서 감리교 이동환 목사님에 대한 "출교 효력정지" 선고의 신선한 바람이 불어와 무더운 장마를 잠시 잊어 봅니다. 부디 무탈한 여름을 소망합니다.
수직의 태양빛을 받아 안는 논바닥을 가득 메운 벼처럼 묵묵히 이삭을 피워내는 우리 모두가 되게 하옵소서.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