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륜(年輪) (김기림)
핵심정리
주제 : 정열적인 미래에 대한 희망. 열정적인 삶의 추구
표현상의 특징
- ‘육지’와 ‘섬’의 대조를 통해 화자가 지향하는 공간을 부각시키고 있음.
- ‘- 자’, ‘ - 리라’ 등의 종결 어미와 비유, 영탄, 청유 등을 통해 화자의 강한 의지와 정서를 나타내고 있음.
구성
1~2연 : 과거 삶의 회고
3~4연 : 바다에서의 삶에 대한 희망
5연 : 정열적인 삶의 소망
이해와 감상 1
첫 시집이며 장시인 《기상도(氣象圖)》는 T.S.엘리엇의 장시 《황무지(荒蕪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사상과 감각의 통합을 시도한 주지주의 시로서 현대 자본주의 문명을 비판한 것이다. 제2시집 《태양의풍속》은 지적 유희성이 두드러진 것이다. 평론 및 저서로서 《시론(詩論)》 《시의 이해》 등이 있는데, 앞의 것은 30년대에 영미 이미지즘과 주지주의를 도입하여 한국의 시사(詩史)를 전환시킨 중요시론집이며, 뒤의 것은 I.A.리처즈의 심리학적 이론에 의거한 저서이다. 이 밖에 《문학개론》 《문장론 신강》 등이 있다. 그가 한국시사에 기여한 점은 주지적 시와 과학적 방법에 의거한 시학의 정립, 이미지와 지성의 강조, 전체시의 주장 등을 들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감상의 핵심은 ‘연륜’의 상징적 의미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 시에서 ‘연륜’은 활력을 잃고 화석처럼 굳어 버린 지난 삶을 비유한 표현입니다. 화자는 그러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비약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것은 ‘산호 핀 바다에 내려앉은 섬’으로 떠나가는 것입니다. 그곳에는 비췻빛 하늘이 있고, 맑은 꽃이 피고, 눈빛 파도가 있습니다. 화자는 육지에서 쌓은, 자랑스럽지 못한 초라한 경력인 ‘연륜’은 끊어 버리고, ‘섬’에서 ‘불꽃처럼 열렬히 살리라’고 다짐합니다. 이런 바탕에서 시를 해석해야 합니다.
이해와 감상 2
시의 화자는 서른 몇 해의 인생을 `무너지는 꽃 이파리처럼 휘날려 발 아래 깔리는' 나이라고 제 1연에서 표현했다. 이는 덧없다는 뜻이다. 제 2연에 이르면 `구름같이 피려던' 뜻을 펼치지 못하고 굳어 나이테가 되고 있다고 했다. 이 시에서 연륜은 좋은 뜻이 아니다. 그것은 활력을 잃고 화석처럼 굳어져 버린 삶의 남은 자욱이 되고 만 것이다. 그래서 제 3연에서 보듯이 시의 화자는 비약을 꿈꾼다. 그 비약의 꿈은 산호 핀 바다에 내려앉은 섬으로 떠나가는 것이다. 그곳에는 비취빛 하늘이 있고, 맑은 꽃이 피고, 눈빛 파도가 있다. 육지에서 쌓은, 자랑스럽지 못한 초라한 경력, 곧 연륜은 이곳에서 사라지고, 그곳에서 그것을 태우는 `불꽃처럼 열렬히 살리라'고 다짐한다.
이론과 창작에서 두루 주지적 태도를 견지한 이 시인의 인상에 어울리지 않게 이 시는 낭만주의적이다. 서른을 넘긴 나이에 느끼는 허무를 노래한 시는 그후 많았지만 김기림 시인의 이 작품은 그 효시라고 할 만하다. 뭍에서는 불꽃처럼 살 수 없었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모든 낭만주의자에게 묻는 현실주의자의 아픈 질문이겠지만, 떠나지 않고는 도리가 없는 것일까. 떠나는 것은 왜 우리에게 한없는 꿈과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것은 역마살, 순화하자면 방랑벽의 발로일 것이다. 정작 훌쩍 떠나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드물게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 사람도 있다. 떠남을 꿈꾸는 데서 그치지 않으면 그는 또한 낭만주의자가 아닌 것이다. [해설: 이희중]
이해와 감상 3
이 작품은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한 채 나이만 먹은 것을 후회하면서 초라하고 덧없는 삶을 버리고 열정적인 삶을 추구하겠다는 화자의 의지를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자신의 지난 삶을 ‘연륜’, ‘초라한 경력’으로 표현하며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한 지금까지의 삶을 떨쳐 내고 이상적인 공간인 ‘섬’으로 가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열렬한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작품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