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서울 사당에서 온 아무개입니다. [스님] 그래요. 선방에 다니면서 공부를 해봤어요? 안 그러면 처음이요? [대중] 템플스테이는 많이 다녔고요. 근데 이렇게 옴짝달싹 못하게 딱 걸린 거는 여기가 처음입니다. 지금 큰일 났습니다. [스님] 완전히 걸렸어요? 걸릴 수밖에 없어요. 우리 인생이 그리 돼있어요. 안 걸리게 사는 건 생각을 안 해본 사람이고. 이거를 해결하자면 어쩔 수 없이 물러설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걸리게 되어 있어요. 여기서 내가 뛰어나느냐 죽느냐 달려있어요. 가장 중요한 그런 순간이에요. [대중] 그래서 스님이 걸리게 하셨으니까, 스님이 푹 풀어주시기 바랍니다. [스님] 그거는 아무리 풀어주려 해도, 똥을 대리로 누어줄 수 있어요? 밥을 대리로 먹어줄 수 있어요? 숨을 다른 사람이 대리로 쉬어줄 수 있어요? 다른 사람이 숨을 대리로 쉬어줄 수 있으면, 숨 안 쉬고 죽었어도 다른 사람이 쉬면 계속 살아있을 텐데, 안 되잖아요. 남이 해줄 수 있는 게 있고 해줄 수 없는 게 있어요. 해줄 수 없는 그 점은 내가 해결해야 돼요. [대중] 그러면 스님한테 도움을 부탁드리는데, 제가 지금 제 마음을 보니까, 꼼짝 달싹 못하는 마음이 하나 있고, 스님이 무슨 말을 해도 아무것도 걸리지 않는 두 가지 상태가 있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여기서 또 한 걸음을 나가야 될지요? [스님] 그래, 그 두 개를 방금 말한 그놈은 무엇이겠어요? 꼼짝 달싹 못하는 물건인가, 안 그러면 환히 또 밝아졌다 하는 마음인가? 그 두 가지를 말했는데 그대는 어떤 것이오? [대중] 걸리지 않는 마음에서는 전혀 자유롭습니다. [스님] 지금 걸리지 않는다고 말했는데, 어디에서 걸리지 않는 거를 봤는가요? [대중] 떠난 적이 없어서 도착할 곳도 없는 거기서 본 것 같습니다. [스님] 그렇다면 그건 거리가 먼 말인데. [대중] 그러니까 한 말씀 해주시길...여기서 빠져나가고 싶습니다. [스님] 빠져나가게끔 해주는 얘기는 본인이 해결이 안 됐으니까는 다시 해봐야 되지. 내가 해 주는 거를 바라지 말고. [대중]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지 방법이라도 말씀해 주세요. [스님] 지금 그대가 밝다고 말했는 거와 꼼짝달싹하지도 못했다 하는 두 가지를 말했잖아요? 그 두 가지 가운데 그대는 어떤 물건이냐 내가 물었어. 그러니 밝다고 말했거든? '그건 아니다. 그럼 너는 어디서 그걸 봤느냐?' 물었다. 내가 정리해 주는 거라. 깨닫게끔 해주는 거라. 해주는데 자꾸 날 보고 다시 해달라고 이러는데, 왜 지금 해주는 이야기에서 그걸 못 살펴보고, 또 "나를 다시 깨닫게 뛰어나갈 수 있는 말을 해주시오" 하는데. 계속 해주잖아. 내가 해주고 있잖아. 해주고 있는데도 지금 본인이 왜 안되느냐 이 말이라.
분명히 그랬잖아. 꼼짝달싹하지 못하게 걸려 있다, 또 어떨 때는 밝다. 그러면 그 둘 중에 그대는 어느 곳에 처해 있느냐 그러니까 밝은 데 처해 있다고 그랬어. 그래서 그건 아니다. 그럼 그건 어디서 봤다고 봤느냐 그러니까는 떨어지지도 않고 안 떨어지지도 않는데도 봤다. 그건 그래도 거리가 멀다. 그건 다 아니니까 다시 깊이 참구해 보라.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