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무더운 날씨입니다. 오늘은 입추인데도 여전히 폭염입니다. 조금만 걸어도 온 몸에 땀이 흘러내립니다. 그래도 저녁 해지는 시간은 확실히 빨라져 7시 반쯤 되니 날이 조금씩 어둑해졌습니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기다린 보람이 있지 않을까요?
더운 날씨라 바나나는 일찍 상할 수도 있어서 제영법사는 가게에 토마토를 보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오늘 들어온 토마토는 크기가 조금 작긴 했지만, 색깔이 아주 붉어 먹음직해 보였습니다. 조금 작아서인지 가게에서 평소보다 많은 260개를 보내주었습니다. 한 개 꺼내 시식해보니 맛이 좋았습니다. 오늘도 운경행님이 두 개씩 포장을 해주었습니다. 둥굴레차를 찾는 사람이 많아 제영법사는 통에 꽉 차게 둥굴레차를 끓였습니다. 오늘은 맛이 조금 진하고 고소합니다. 그리고 알맞게 식혀서 먹기에도 좋았습니다.
저녁 8시 반, 날이 어두워지면서 따비를 시작했습니다. 줄을 보니 평소보다 훨씬 길었습니다. 굴다리 저 너머 줄이 끝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음식을 드린 것으로 세어보니 평소보다 30여명이나 많은 130명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서울역 급식소 몇 곳이 여름 휴가로 쉬어서 거기서 못 드신 거사님들이 여기까지 오셨네요. 낮선 얼굴이 많았지만, 조용한 가운데 잘 진행했습니다. 준비해간 백설기 250개, 토마토 260개, 둥굴레차 200여잔, 커피 130잔 등 어느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토마토가 작지만, 260개가 온 덕에 거사님들에게 2개씩 빠짐없이 나누어 드릴 수 있었으니 천만 다행입니다. 둥굴레차는 인기가 좋아 거사님들이 병을 가지고 와서 받아가는 분이 많았습니다. 봉사해주신 거사님들에게는 오늘 음식과 함께, 수요일에 만든 반찬 두 박스를 따로 드렸습니다.
사실 우리도 다음 주 일요일에 쉬기로 해서 거사님들께 미리 양해를 구했지만, 이 분들도 다음 일요일에는 다른 급식소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못내 죄송했습니다.
보시를 하면서 여러 거사님들이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더운 여름이라 몸과 마음이 늘어져도 감사의 인사를 차리는 거사님들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졌습니다. 오늘 봉사하신 분은 퇴현 전재성 박사, 해룡님, 병순님과 종문님입니다. 병순님은 평소 기운이 넘치는 사람인데 오늘따라 힘이 없어 보여 까닭을 물었더니, 며칠 전 야외에서 더위를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밖에서 지내야하는 거사님들에게는 특히 요즘같은 폭염에 그대로 노출되기 쉽습니다. 거사님들 모두 이 더운 여름 별탈없이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 나무관세음보살 ()
(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