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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으면서 기억력이 감퇴하는 현상은 누구나 다 겪게 되는 과정이다. 나 역시 나이를 먹으면서 간혹 방금 전에 생각했던 것을 깜빡 잊어버리거나, 생각했던 것을 메모하지 않으면 잘 생각이 나지 않는 현상이 반복되곤 한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면 나이 탓을 해보기도 하지만, 기억력의 감퇴로 인해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치부하고 있다. 더욱이 주변에 치매에 걸린 사례들을 접하고, 그 증상에 대해 듣게 되면서 나 또한 피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까운 지인의 장인이 치매에 걸리면서 그 과정을 설명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대체로 치매에 걸린 사람들의 경우 처음에는 잠시 기억이 돌아오지 않다가 점점 그 시간이 길어지고, 최근의 기억부터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하여 어느 순간 사위와 딸조차도 알아보지 못하고, 어린 시절부터 같이 지냈던 고모에게 의지해야만 했다고 한다. 지금은 전문 요양 시설에 모셨지만, 고모에게 부탁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보러 갈 때마다 장인의 모습을 보면서 매우 괴로웠다는 심정을 토로하였다. 주지하듯이 치매 또는 인지증이라고도 불리는 이 병은 사람의 뇌 세포가 죽거나 그 활동이 둔화하면서 발생한다고 한다.
현대 과학으로서는 치매를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치매를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증상을 극적으로 개선하는 비약물 요법으로 학습요법을 제시하고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한 이론적 근거와 학습요법에 관한 다양한 두뇌 체조의 실례, 그리고 평소의 생활 습관이 지닌 중요성 등에 관해서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치매 예방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의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않기에 생기는 문제가 더 크다 할 것이다. 때문에 두뇌체조의 실전을 논한 2장을 제외한다면, 이론적 근거와 생활 습관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쉽게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실상 이 책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로 ‘제2장, 뇌가 깔끔해지는 두뇌 체조’의 내용일 것이다. 여기에서는 모두 5가지 항목으로 기초적인 보다 진전된 내용으로 두뇌 체조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회전 속도를 단련하다’라는 제목으로 모두 9개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며, ‘기억력을 단련하다’에서는 9개의 방법을 단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활성화 트레이닝’ 항목에서는 ‘행동 제어’(3개)와 ‘공간 인지’(2개)로 나누어 훈련 방법을 소개하고, 마지막 ‘종합력을 단련하다’의 항목으로 두뇌 체조의 훈련 방식을 망라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시도해보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기본적인 사항부터 복잡한 내용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자는 이러한 두뇌 체조를 통해서 기억력과 뇌 활동의 개선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서 정답을 찾기보다는 ‘무조건 빨리’하고, ‘하루 10~15분’ 정도 시간을 투자하여 꾸준히 ‘매일 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주장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기도 할 것이다. 나 역시 저자가 주장하듯이, 평소에 아침밥을 꼭 챙겨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운전 면허증이 없어 대체로 걷거나 대중 교퉁을 이용하며, 아직도 스마트폰이 아닌 2G폰을 보유하고 있다. 남들은 별나다고 여기지만, 나는 면허증이나 스마트폰이 아직까지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일상에서 편리함을 추구하기보다는 몸을 직접 움직이며 활동하는 방법을 더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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