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 운곡 솔바람 숲길 👣
원주는 40분의 근거리다ㆍ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의 거리가 멀다
강원도와 경상도의 경계가 비교적 가까운 곳이라
경상도는 월악산 너머 문경새재나 하늘재로 이어지는 산을 따라 쉽게 길을 나선다ㆍ
그런데 강원도 원주는 동해안을 가기 위해 지나치는 도시 정도로 생각한다ㆍ
왜 그럴까?
숲속을 맨발로 걷는 것을 즐기게 되어, 집을 떠나면 웬만하면 그런 곳이 가능한 곳을 찾아간다ㆍ
우리나라의 숲은 대부분 참나무와 소나무가 대부분 이루어져 있지만 다양한 수종이 있는 곳도 더러 있다ㆍ
물론 나무들의 백화점인 수목원 말고 일반적인 산을 말하는 것이다ㆍ
내가 사는 이곳은 모든 산은 늘 접하니 식상해서 괴산산막이 길, 문경새재길
월악의 하늘재와 수안보는 가끔 혹은 때때로 찾는 편이다ㆍ
오늘 찾은 곳은 원주의 '운곡솔바람 길'
가까우니, 새벽부터 움직일 필요가 없으니 휴일 아침이 느긋하다ㆍ
음악을 듣다보니 벌써 도착.
연두와 초록이 가득한 숲길이 다정하게 우리를 맞았다ㆍ
주차장에 발을 씻는 곳, 털이개 등이 친절하게 잘 구비되어 있었다ㆍ
부드럽고 촉촉한 숲길을 맨발로 걸으니, 솔향기가 가득하다ㆍ
11시에 걸어 좀 길게 돌아서 2시간 남짓 걸었다ㆍ
이곳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ㆍ
대부분이 맨발이어서 등산화 신은 사람이 오히려 쑥쑤러워 하는 모습이다ㆍ
맨발의 자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유대감이 생기는 숲이었다
산길의 지형을 그대로 잘 정돈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만든 원주시의 배려가 느껴진다ㆍ
뿌듯하게 숲길을 걸었으니, 맛있는 점심으로 자신에게 보상해 주려고
맛집 검색, '원주 제일의 알탕'에 들렸다ㆍ
홀안에 사람이 가득한데, 메뉴를 보니, 가격이 좀 세다ㆍ
옆 테이블에서 먹고 있는 밥상을 슬쩍보니 그런대로 괜찮아 보인다ㆍ
우리동네 알선생과 좀 다르다ㆍ
그런대로 먹을 만은 했지만, 가격이나 맛은 많이 떨어진다ㆍ
김가네 보리밥을 먹을 걸, 잣순두부를 먹을 걸, 원주 재래시장 가서 고추장 삼겹살을ㆍㆍㆍ
돌아오면서 둘이 똑같이 아쉬움을 토로했다ㆍ
여행하면서 고르고 골라 사 먹는 음식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하루를 도둑 맞는 기분이다ㆍ
SNS에서 추천하는 것은 30프로 즈음만 믿는 것이 좋다ㆍ
남녘으로 갈수록 장사하는 사람들 정성이 가득하다ㆍ
중부권은 중국산 김치가 대부분이고, 곰탕이나 설렁탕에 곁들이는 깍뚜기조차도
조반무(작게 썰어 버무린)로 썰어 맛이 덜하다ㆍ
칼국수에는 김치가 맛있어야 하고, 국밥에는 크게 썰어 시큼하게 익은
깍뚜기가 조화롭게 나와야 한다ㆍ
밥값은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음식의 질은 그만큼 따라가지 않는다ㆍ
양심껏 장사를 했으면 싶다ㆍ
재료비가 비싸서 올렸으면, 많이 떨어지면 다시 식대를 내리는 게 인지상정이거늘,
밥값은 한 번 오르면 절대 가격을 내리는 일이 없다ㆍ
장사꾼이 3대 도둑놈이라는 속담이 꼭 맞다ㆍ
뭐니뮈니 해도 내손으로 건강하게 해먹는 먹거리가 으뜸이다ㆍ
솔바람길을 걸으며 행복 만땅였는데, 점심이 조금 아쉬웠다ㆍ
입구에 소나무가 정렬해서 박수를 보낸다.
흙이 고와서 발바닥이 평화를 느낀다.
숲에
나무에 둘러쌓여 있으면 참 행복해진다.
다리도 힘차게 들어보고
흐르는 물에 발도 담그고, 참 차갑다.
지금 4월인데?
풍경길에서 다친 두번째 발가락을 물에 담그니, 치유되는 느낌이다.
맨발길이 아닌 곳까지 가니, 낙엽과 솔방울, 밤까시가 수북하다.
잘 정리된 고급주택지가 이색적이다.
그냥 자연을 누리며 소박하게 짓고 살지, 이 골짜기까지 와서 뭘그리 으리으리하게 짓고
들어앉아 살까 싶다.
소나무와 정원이 일품인 집도 있는데, 부럽지가 않다.
이렇게 온몸으로 느끼고 접하는 게 자연인이지.
두 바퀴 돌고 싶은 마음, 벌써 내려왔다.
언제나 그림자처럼, 동지가 되어 함께 하는 그이가 참 소중하다.
폼 잡았는데, 이상하게 찍혔넹..ㅎㅎ
주차장에 설치된 발씻는 장소가 고맙다
끄응 양말도 신고...
늘 맨발로 걸어서 웬만한 길은 아무렇지도 않은 나와는 다르게 그이는 발바닥이 아프다고 아우성이다.ㅎ
가끔 휘리릭 가고 싶은 길로 쟁여둬야지!
다음에는 두 바퀴 돌고 와야지!
2025.3.27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