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미지2012-04-17
뽀얀 쌀에다 흑쌀을 조금 집어 넣어 폭폭 쌀을 씻어 밥솥에 넣고 물을 부었다.
고구마를 깍아서 작은 사이즈로 댕강댕강 잘라 위에 올리고 삶아서
냉동실에 넣어 두었던 팥을 한웅큼 집어 넣고 곱게 말려 둔 쑥을 밥솥에 넣었다.
맛있는 밥이 되게 하소서...하며 밥솥 취사 단추를 찡 눌렀다..ㅎㅎ
고구마는 건강식이란걸 전부터 들어서 잘알고 있기에
간식으로 어쩌다 먹는것 말고 자주자주 먹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이렇게 밥 할때 마다 넣었습니다.
그리고 밥공기에 밥을 퍼 담고 그위에 두,세개씩 살짝 얹어 주면
노란색이 밥맛을 더 돋구워 주기도 하고
고구마가 아주 폭 익어 맛도 있고
거의 매일 같이 조금씩이라고 먹을 수 있음에 흐믓합니다.
팥은 내가 엄청이나 좋아하는 식품이라 삶아서 평소에 냉동실에 넣어 두었다가
찰밥도 하고 호박죽 끓일때도 넣는데
요즘은 밥할때도 넣어서 먹으니 밥맛이 아주 그만 입니다.
쑥은 한국에서 보내 주신 쑥인데 평소에는 쑥차로 우려 마셨는데
쑥차로 우려 마시고 남겨진 쑥이 버리긴 아까워 밥솥에 넣었더니
그 향이 밥에 삭-퍼져서 밥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느날 부터는 밥할때 마다 쑥을 조금씩 넣어서 쑥밥을 해서 먹고 있습니다.
그런데 쑥은 질겨서 씹히지 않아서 밥을 풀때 건져서 버리는데 여간 아까운게 아니예요.
버리는것 없이 싹 다먹어 치우는 방법이 뭐 없을까...
(좋은 생각 있으시면 좀 가르쳐 주세요)
가뜩이나 자칭 밥순이 이고 떡순이인 내가 이렇게 맛있는 영양밥을 해 놓으니
도무지 멈출수가 없네요...배가 불러 빵빵한데도....
맛있는 밥도 먹었으니
가정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어디 어디 이렇게 한번
남편을 행복하게 죽여 볼까합니다.
1.귀에다 대고"사랑해!"소리를 꽥 지릅니다. 귀 터져 죽습니다.
2.일주일에 한번씩만 만나주는겁니다. 보고 싶어 죽습니다.
3.뽀뽀만 해주고 Kiss는 안해주는겁니다. 애가타서 죽습니다.
4.비오는 날 집앞에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깜짝 놀라 죽습니다.
5.잠옷을 입고 야시시하게 바라보세요. 어이없어 죽습니다.
6.모르는 척 다른 남자이름을 불러보세요. 열받아 죽습니다.
7.그윽한 눈으로 쳐다보세요. 호수같은 눈에 확 빠져죽습니다.
8.매일매일 웃기세요. 턱 빠져 죽습니다.
9.한밤중에 아프다구 땡강부려보세요. 안타까워 죽습니다.
10.이래도 안죽으면 평생 행복하게 사세요
내가 천성이 경상도 무뚝뚝한 기질이라 노력해 봐도 저리는 안되는군요.
혹 만약에 내가 저리 해 보면 아마도 남편이 그럴겁니다.
"니 뭐 잘 못 먹었나?"그래서 그냥 내 천성대로 살려고 합니다. ㅎ
첫댓글 참 재미있게 읽었어요.
밥순이 말씀은 벌써12년전 하셨네요.
저도 12년전에는 입맛이 참 좋아서
'세상에 맛없는 음식은 없다.'며 잘먹었었지요.
12년이 지난 지금 제 입맛은 '맛있는 음식이 없다.'로 바뀌었어요.
남편의 당료로 쌀밥은 저혼자 먹어요.
남편은 벌써 2년넘게 하얀 칼리훌라워를 쌀밥처럼
잘게 부순 냉동한 것을 마이크로오븐에
6분30초 익혀서 쌀대신 먹고 있어요.
그래선지 많이 좋아졌다고 합니다.
남편죽이기는 젊어서도 못했는데,제 나이 이제72세 입니다.^^
남편 죽이기 전에 제가 기운없어 죽어요.
그래도 늘 남편에게 진심으로 대하고 살아 왔어요.
남편죽이기 읽어 볼수록 재미있네요.
맞아요,나이70이 넘었으니 이제 살던대로 살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