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완전히 미쳤다. 계속 .... 연속..... 50 시간의 불면이라니. 것두 영화를 보느라고 ! 아니 엄밀히 말하면 [드라마]를 보느라고. 24 회분 드라마를 연속적으로 한꺼번에 보느라고.
드라마 1 회분은 정확히 60 분이다. 앞뒤 광고 포함해서. 12회분을 보려면 꼬박 12 시간이 걸린다. 무슨 드라마냐고? 지금부터 멈출 수 없이 글을 써 갈 것이다. 형식도 치장도 주의도 하지 않고. 왜냐하면 이걸 마쳐야만 드디어 50 시간만의, 정상적인 수면을 취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이즈음은 나이따라 그때 그때의 감동이나 밀린 숙제가 소화되질 못하고 계속 밀리고 밀려서 마치 파도가 다음 파도에 밀려 흔적없이 사라지듯이, 모든것이 마구 흘러 가려고 한다.
그런데 유감스러운 것은 - 노파심에서 한마디 짚고 넘어가고 싶다 - 이렇게 광고 (선전?) 하고 나면 도리어 기대감을 가지고 찾아본 사람을 실망시킨다는 것. 인간에게 정말 기대감이란 참으로 어이없는 과 반응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이런 정보(!) 를 지나쳐버리면 또한 놓쳐버리기 일쑤인 드 라 마.....의 선입견.
특히 나는 한국 드라마. 단 한컷도 안본다. 엄격히 심사해서 몇년에 한편 건지나? 우리나라 배우나 탈랜트가 등장하는 화면은 거의 자동으로 삭제할 지경이다. 드라마에서 뭘 건지겠다고. 건지기는 커녕 재미나 있어야지. 할일없이 소리나 빽빽거리고, 택택거리고, 쓰잘데 없는 말장난에 막장 내용에 , 아이구 ~! 하는게 드라마다.
앞 서두가 너무 거창하게 시작되었지만, 그것은 일종의 운명이었다. (더 거창하넹 ~ ) 드라마를 지극히 싫어하고 과민 알레르기 관계로, 성의 없이 받아치느라고 오늘의 주제인 이 드라마를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 그러다가 눈길이 머물고 (저절로) , 그러나 매일 연속극도 아닌 주말이라, 다음주가 되면 벌써 까맣게 잊어먹기 일쑤이다가, 또 우연히 발견되면 눈길이 머물고...... 이러다가 점점 빠졌으나........ 반대로 점점 텔레비젼 프로가 보잘것이 없고 짜증나는 광고 일색이어서 티비를 멀리하게 되고. 그러면 또 이 드라마를 놓친지 오래. 몇주 지나고 우연히 발견되면 엇? 저거 하네? ..... 그러나 내용이 이어지질 않고..... 해서 가족에게 묻게 되었다.
딸씨의 답변은, 그 드라마가 볼만해서 자기는 연속으로 모아서 본다는 것. '그럼 나도 그 시스템을 설치 해 달라' 해서 급기야 우리집에 영화 채널의 옵션 늘리기. - 안그래도 케이블. 케치원. 다 들어와 있는 영화광 다운 나의 시스템을 다시 업그레이드 -
줄이자. 팍팍. [하나 텔레비젼]인지 뭔지 하는 선을 끌어 설치가 끝난 것이 오후 6 시경. 시범 가동에 들어간 저녁 7시부터. 딸씨에게 리모콘 조절 교육을 받고 바로 관람에 들어갔다. 저녁 8시에 시작된 드라마 첫회분. 그리고 2,3,4,5,6,7,8,9, 10, 11, 12 회분 끝나자 어스름이 걷히고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고 동이 트고 아침이 되고 오전 10 시가 되었다. 난 그렇게 해서 첫날 12 시간을 꼬박 새웠다. 눈 한번 내려앉지 않고 말똥하게. 12 시간 이상.
몸은 말이 아니었다. 낮에 좀 자려고 했으나 천만에 ~ 아침부터 출동. 만남. 방문. 나들이. 산책. 밀린 일....... 해서 그대로 평온의 낮생활을 보냈다. 다음날 저녁이 되었다. 몸이 늘어지니 누어서 쉬자. 쉬느니 나머지 분량의 드라마를 보자. 12 회분을 첫 방영으로 다시 시작. 13.14.15. 16. 17. 18. 19. 20. 21.22.23.24 ..... 또 12 시간. 다시 눈 말똥에 초롱초롱한 정신으로 연속 상영 12 시간 드라마를 보았다.
동성의 애절한 사랑 (일일이 줄거리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 ) 12회분이 넘어가면서 - 그러니까 어제밤 - 무척 울었다. 혼자 눈가가 진물도록 줄줄줄줄줄 ~~~~ 깊은 슬픔의 주인공이 그림자만 보여도 울었고. 그의 여운이 남겨져도 울고, 엉뚱한 곳에서 울면서도 (과연 이 멀쩡한 장면에서 엉뚱하게 우는 사람이 있을까? ) 궁금도 하고. 완전히 카타르시스에, 완전 정화에, 완전 감동에, 완전 사랑에 빠져드는 ......... 가족의 문화. 제주도의 풍물(스쿠버 다이빙 ~ ~ ~) 풍경. 지리 관광. 대사 (김수현 특유의 세련미) 조직. 생계. 자식과 부모. 인생의 한(恨) . 부부. 형제. 부모. 사랑. 특소수의 애환. 심지어 건축. 요리. 사진. 자동차와 오토바이 . 골프장. 풍경에 이르기까지. 인간관계들 까지. 노년에서 청춘까지. 디테일한 재미가 속속히 들어있다.
여기 등장하는 배우(탈렌트)는 저마다 완전한 작품성을 가지고 등장했다. 단 한사람의 소품도 불필요한 것이 아니고. 각각의 캐릭터는 저마다 중요한 아이콘이 아닐 수 없다. - 내가 좋아하는, 목이 뻣뻣한 양전무의 잰틀하고도 위생적인 신사의 멋. 그런데 알고보면 양전무의 캐릭터가 가장 높은 코믹 요소가 들어있음. - 내가 사랑하는 두 남자. 게이(동성애) 라는 운명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애틋한 사랑. 뭐니뭐니해도 이번 이 드라마의 공로는 동성애일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태어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낯설기만한, 편견과 배타에 짓눌려 어둠으로 묻혀버리고 말, 소수의 특별한 운명에 깃발을 나부껴준 것이리라. 그럼에도 그 부분이 가장 강렬한 맛을 주는 까닭은 멋진 배우들의 생김새와 탄탄한 연기력에 끌리기 때문이다. 정말 그들이 등장하면 시간을 초월한다. 너무 멋진 감동에 사로잡혀 끌리고 마는 ~ ! - 작가 김수현의 인터뷰를 보니, 이번 작품에서 가장 고민하고 용기를 낸 부분이 바로 동성애 스토리였다. 그러나 시청자의 열화와 같은 반응에..... ( 하긴 우리나라는 너무 휘청거리는 경향이 있지. 저놈 죽여라 ~ 했다가도 여론이 어찌어찌 형성되면 갑자기 저놈 살려야 한다... 식으로 ㅠㅠ )
- 또한 중심 가장으로서 아버지 역할을 맡은 김영철 ? 그는 십수년전에 박경리의 토지. 드라마에서 [구천이] 역을 해낸 배우, 남성미 가장의 힘. 압권. - 장미희의 변신은 가히 압도적이다. 일본교포 2 세의 역할에 우리말 발음 연기도 일품. 재벌 외동딸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하도 놀라운 변신? 에 아무리 봐도 싫증 안난다. - 살짝 반푼이 - 어쩌면 머리좋은 천재가 맛이 간 - 케릭터도 그 연기력 놀랍기만 하다. 어떻게 배우로 하여금 이토록 완벽한 연기를 빚어 내게 했는지.
각본 좋고, 연기 케릭터 모두 압권이다. 심지어 할아버지, 할머니에서부터 어린 손녀딸 하나에 이르기까지. 품위도 있고, 자존심도 있고, 우리나라 제주도 상품 드라마라 해도 손색이 없고, 뭐니뭐니 하고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요상하고도 난해한 작품으로 어쩌다 해외 상을 받지만 정작 그 영화를 보면 자존심 상하고 짜증나던 주제들. - 아니 어쩌자고 어디서 저렇게 심한 소제를 들춰내서 우리나라 개망신 시켜서 상을 타오냐 ? - 하는 작품이 왕왕있다. 물론 사회적 사명을 띠고 어둠을 그려낸 좋은 작품들 말고 ~ ! 말이다 -
나의 개인적 취향은, 오늘의 이런 드라마 성격의 풍경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제목 그대로이다. 제목에도 별 하자가 없다. [ 인생은 아름다워 ~ ] 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영원한 주제인가.
벌써 24 회를 방영했는데 세상은 조용한가 ? 하긴 전쟁 발발. 거대한 폭동. 경제 난국. 이런것만 떠들석 하니까 말이다. 잔잔하며 깊은 감동을 주는 , 더구나 내가 삭제 해 버리듯이, [드라마]가지고 무얼 떠들겠나. 아아 ~ 지겹도고 지겨운 드라마들. 채널 팍 팍 넘겨버려도 그 여운 마져 싫은 잡소리 드라마. 안방 연속극이라는 지겨움. 괜시리 여성 권위가 좀 올랐다고 목소리만 악악대고, 하구한날 시비쪼의 시작과 끝. 불륜과 간섭과 말도 안돼는 주장과 가족간의 소통 아닌 편견의 덩어리들. 유치한 물질주의에 금반짝 은빤짝 멋내고 부티내고 모두가 재벌이고 얼굴은 성형미인을 모두 똑 같은 배우들이 나와서 똑같은 화장으로 까닭없이 거부반응을 이르키는 막장 드라마 들.
그래서 하마트면 도매금으로 함께 치부할뻔 했던 드라마. 나 이놈의 드라마. [인생은 즐거워라] 때문에 놀랍게도 50 시간 현재 연속 불면 상태다. 잘하면 기네스 북에 오르겠다. 안그래도 젊은날 - 불과 몇년 전이다 - 전주 영화제 인가 뭔가에 연속 관람 이벤트 참가 기록 보유자다. 그래. 나는 영화라면 미친짓을 불사하는 영화 광이다. 밤내 혼자 울다 웃다 줄줄줄줄 눈이 진물도록 울고. 울다가 폭소하고. 미리 울고 미리 웃고. 웃고나서 울게 하고, 울고 나서 웃게 한 드라마. sbs . 홍보 대사 같구만.
* 맨처음 멋도 모르고 그 드라마를 발견한 나. (아하 ~ 드디어 드라마의 새 지평이 열리는 구나. 이제 김수현 시대도 가고, 놀라운 시대가 도래했구나.... ) 하하하 ~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또 김수현 작이다. 그분도 천재적인 감각에 이제 철듦 (성숙. 완숙) 까지 더해서 놀라운 작품이 탄생한 것일까? 우리시대 천재들과 함께 살고있는 내 인생은 아름답다. 난 오늘은 죽는한이 있어도 수면을 취해야 한다. 안그러면 어딘가 삐걱 몸이 신호를 보낼 것이다. 그럼에도 잠보다는 다 봐 버린 드라마가 ..... 기다려 진다. 밀린것 다 봤으니 이번 주말에 또 만난다. 드라마 한편 때문에 제법 거금을 들였다. 시간과 노고는 더하다. 통신사 한번 연결과 설치가 얼마나 골머리 쑤시는 일인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통화 한건에 두어시간 소요. ㅠㅠ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도 이 드라마 소개 해 주었다. 우리야 뭐 맨날 만나는 사이니까 ^^ '아하 ~ 본거 같아. 제주도 팬션 나오고.... 구천이....' 하길래 처음에 당황했다. 왠 구천? 팬션이 구천만원? ? ? 구천? ? 하하하 알고보니 아들놈 미국 떠나기전 토지 방영할때 주연급 배우 구천이로 나온 그이가 이번 드라마의 중심, 아버지역이라는 말이다. 드라마의 핵심? 게이 (동성애) 이야기를 하다가 아들이 이어가는 말,
'우리 직원 중에도 스페니쉬 게이가 있어. 착하고 순하고 늘 행복한 아이야.... ' 오죽하면 게이 (gay) 일까?.... 사전 찾아봐. 행복. 기쁨. 그런거야'
내가 아들과 대화하기 좋아하는 까닭. 톡톡 튀는 몇마디가 꼭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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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와~~!!! 우와!!!~~~잠팅이인 저의 경우 전에도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도저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장장 넌스텁 불면의 50시간이!!! 모모님 부족한 잠 폭폭숙면으로 행복하게 일어나셔욤^^
산책님 저도 그래요. 그보다 더한 잠보여요. 늦잠꾸러기로 유명하고 ㅋㅋㅋ 그러니까 저도 놀랍구만요. 뭐에 삘이 꼿히면 이변도 불사하는 우리들의 감성 ~ 뱍수 ! ㅎㅎㅎ
인생은 즐거워? 인생은 아름다워 아닌가? 하긴 뭐 제목이야 어쨌던간에 모처럼 저도 잔잔하고 평화로운 드라마 잘 보고 있답니다.. 요즘 월드컵 때문에 안하는거 같던데.. 근데 모모님의 드라마 이야기도 드라마틱하고 재밌네요 ㅎ.
한번 햇갈리면 영원히 햇갈리는 .... 이거참.... 내가 아름다워 하고 하지 않았던가 ? @ @ @ @ ㅋㅋㅋㅋ루나님 덕에 고치러 갑니다 ~ ^^
ㅋㅋ 저도 아리까리~ 했는데 맞네용 ㅎ .
모모님은 천재^^
그래도 잠은 주무셔야죠... 건강을 해칠까 걱정이 됩니다.
모모님의 광기도 대단하셔욤..지난 번에 '추노'가 볼만하다고 말씀하셨던 것 같은데..취향이 달라 안봅니다만 한국 드라마 수준도 꽤 높아졌나봐요..모모님이 이렇게까지 잠을 못주무시고~특히 김수현극본이라면 모 알만하지 않을까요..언어의 마술사 답게 재치있고 기발하면서 블랙유머스러운 대사들, 게다가 출연진을 직접 챙긴다는 말이 있던데 당연히 드라마 수준이 올라갈 것 같습니다.. ~ㅎ
으악! 어쩜 이렇게 코드가 같을 수가! 저도 번번히 기다려야 하는 드라마는 못본답니다. '성웅 이순신' 을 드라마 다 끝난 후에 비디오48개를 빌려다가 1주일동안 줄기차게 봤어요. '대장금'은 3일만에 끝냈구요. 모모님... 그래도 이제는 건강 생각하셔서 틈틈이 잠은 주무셔야죠... 50시간이면 2일 꼬박하고도 2시간 더인데... 잠고문 (아니지, 불면고문) 수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