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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봉덕대섬 원문보기 글쓴이: 달빛소나타
봉수가 노래를마치고 자리로 돌아오자 준태가 영훈과 머리를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다 봉수를 바라보며 약병을
흔들며 " 아따. 저번에 나가 여그서 여자를 꼬셔갖고 여관엘 가지 안았능가?. 그런디 괜히 이십만원을 헛간디
써 부렀당게. 여자랑 여관엘 갔는디 . 긍게 거시기 그것이 안서갖고 나가 챙피해서 . 아거 머시냐 가느다랐게
실눈을 뜨고 여자가 쩨려보는데 나가 챙피해서 디지는줄 알었당게. 아까운 돈만 이십만원 날려 부렀당게 ."
봉수가 맥주를 한모금 홀짝거리며 " 아니 . 자식들도 다 커불고 집사람 하고 둘이 산단시롬 멋이 걱정이라고
자지도 잘 슨담시롬 . 집사람 한테 자주 안간가?. 준태가 게면적게 웃으며 " 한 두어번 갈까 말까혀."
" 일주일에." " 아니 한달에." 봉수가 마시던 맥주를 입 밖으로 품으며 " 염빙하네 . 그렁게 멘날 마누라 한테
쥐어살제.제수씨가 봉게롱 멘날 보약 해다가 퍼믹여 쌑드만 진국은 엉뚱한디다 줘불고 어쩌다 한달에 한두번
옴시롱 찌끄러기만 주는디 좋다고 하것능가 ?. " 긍게 말이여. 집에서도 게 꼬막 보댔기 한시롱 멘날 토깽이
새끼 멘치로 마누라가 풀만 뜯어다 퍼 믹인께롱 나가 심을 쓸수가 있어야제. 그런디 다가 우리 셋이 만나면
멘날 코가 삐뚤어지게 술 퍼묵제. 그런디 집에 가서 먼 심을 쓰것능가 ? 안그리여." 곁에 앉은 영훈이 봉수를
바라보며 " 맞어 인자 나이도 잇는디 술잔 째끄만 묵어야제. 근디 손에든거 그건 뭔 약이여." 준태가 약병을
흔들며 무슨 보약이라도 돼는양 약병을 봉수 코 앞으로 뒤밀며 " 이것이 뭣이냐 하문 밀이여 . 그 서양에서
물건너 온것인디 머시냐 '일나그라 ' 라고 하등마 우리 처남이 성인용품 점에서 사온거라고 하든디 삼십만원
인가 줫단디 저번에 나가 한번 묵어 봤는디 비암은 아무것도 아니여 . 반쪽만 묵어도 근방 기별이 온다니께.
마누라가 어찌나 좋아 하던지 요새나가 집사람한테 대접 받고 산당께 ." 봉수가 약병을 처다보며 요것이 그리
좋단말이여. 비암 보다도 더 좋단 말이제 ! " 나도 한번 묵고 심좀 써보게 몇 알만줘. " " 아 뭔소리여 비싸게
주고 산거여." 봉수가 애가 탄지 " 아 글지말고 세알만 줘. 오늘 노래방 내가 쏠텡게....."
준태한테'일나그라'를 몇알 받아들고 벽에걸린 휴지를 부욱찢어 약을 싸들고 지갑에 넣고 신이난 봉수가
스텝을 밟으며 한바퀴 돌더니 그만 일어 나드라고 내일 부터 바뿔껀디. 카운터로 다가선 봉수가 지갑을 꺼내
들고 술값을 계산하고 먼저 노래방을 나선다.
아침 일찍 이장 성규가 봉수농장으로 찾아왔다 " 어이 ! 봉수 머한가 . 저어그 윗 마을에 소를 다섯 마리나
팔려고 내놨단디 한번 가 볼랑가 . 대촌에 혼자 사는 김 영감이 치매가 걸려서 아들네가 와서 읍네 병원으로
입원 시킨시롬 소를 팔려고 하든디 소가 인공 수정으로 임신을 해서 새끼를 가실께나 출산 한다고 하등마
급하게 팔려고 내놓은거라 잘하면 싸게 살수 있을끄네 ." 성규 소개로 임신한 소를 다섯 마리를 싸게사서
농장 한켠을 치우고 입식을 해놓고 이장 성규와 주막에서 막걸리 잔을 놓고 마주앉았다 .
한 여름의 무더운 해가 비봉산 넘어로 깔딱거리며 산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 들녘을 바라보며 봉수가 입가에
묻 은 막걸리 자국을 손으로 닦으며 " 오늘 이장님 덕분으로 나가 소를 다섯마리나 싸게 사 부렀소. 담에
읍네 나가면 같이 식사나 함께합시다 . 이장님 고맙소." " 아니 뭘 이런거 가지고 자네가 돈이 있으니 급하게
나온거라 싸게 산것이제 ! 요새 송아지 금이 좋아서 한마리에 한 삼백 꺼정 한다는디 다섯 마리면 그것만 해도
워디여. 자네가 복이 잇응께롱 자네것이 됄라고 그랬제 . 인자 가실에 새끼낳으면 잘 키우소......"
봉수가 주전자를 들어 이장 성규 잔에 술을 따르며 어둗 어둑 땅거미가 내리는 밭 언덕을 바라보며 " 복이라.
돈이 있으면 머한다요 물려줄 아들도 없는디 . 막걸리 를 마시고 잔에 남은 찌꺼기를 털며 어둠속을 무심이
바라보는 봉수 얼굴에 수심이 가득 어린다. 어둠저멀리서 몇해 전에 교통 사고로 저세상으로 간 아들 녀석이
'아버지' 라며 부르며 다가 올것만 같다." 집안에 대들보가 없는디 돈있으면 머할것이여," 봉수가 어둠속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중얼 거린다.
여름 철이라 일이 바빠서 한동안 혜진을 만나지 못했다. 조석으로 시원한 가을 바람이 팔영산을 넘어 해창만
들녘에 누렇게 익은 벼 이랑을 넘실거리는 초가을 아내 경애는 마늘을 심으로 동네 들녘으로 품앗이를 가고
농장에서 소 사료를 주고 난 봉수가 컴바인을 꺼내놓고 닦고 조이고 기름 치고 가실 에 쓸 농기구를 수리
하면서 따사로운 햇쌀아래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고 있는데 핸드폰이 진동을 한다 .
발신 번호를 보니 혜진이다 . 봉수가 기름묻은 장갑을 벗어들고 핸드폰을 귓가에 대고 주위를 살피면서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 " 어 . 혜진이 오렌만이여 . 그동안 잘있었지 요새 이 마트에 나간뒤로 통 연락이 없드만
오늘은 왠일이여." " 아니 ! 오빠는 저 가 반갑지 안은가 봐요.오렌만에 시간이 나서 딸아이도 수학 여행가고
없고 오빠 한테 저녁이나 대접해 드릴려고 했드만 ......." 봉수가 기름묻은 장갑을 뒤집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전화기를 왼손으로 바꾸어들며 " 아니 하도 오렌만에 반가운께롱 그러제 . 오후에 읍네로 나갈께
어디로 갈까?' 검게 그을린 봉수 얼굴에 근방 미소가 번진다 .
" 오빠 저가 오늘은 일찍 퇴근하니 오후7시쯤에 저 일하는 이마트 앞으로 나오세요. 저가 저녁 해 드릴께요.
오빠 오후7시 이마트 앞에서 봐요." " 그래 . 알었어! 나중에 보드라고." 혜진의 전화를받고 신이난 봉수가
컴바인을 시동을 걸어 창고에 넣어두고 집으로 돌아온 봉수가 사워를 하면서 콧 노래를 흥얼거린다 .
승용차 를 몰고 읍네로 나온 봉수가 이발소에 들려 머리를 빗어 드라이를 하고 농협 앞에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찾아 안 주머니에 넣고 시계를 보더니 지갑속에 알약을 꺼내서 입속에 넣고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들고
뜨거운듯 잇새 바람으로 불어가면서 홀짝 거리며 이마트 앞으로 승용차를 몰고 미끄러지듯 다가간다.
마트 앞에서 혜진이 검은 비닐봉지를 여러개 들고 서잇다 봉수 승용차가 미그러지듯 다가와 멈추자 차 문을
열고 올라 앉으며 안전 밸트를 어깨에 걸치며 손가락을 뻗어 가르키며 " 저어기 경찰서 뒤에 화목 아파트로
가세요. 거기가 저희 집이예요 . 오빠 저녁 맛잇게 지어 드릴려고 오늘 일부러 조퇴하고 . 내일은 비번이라
쉬는 날이예요. 딸아이도 제주도 로 수학 여행가고 저 혼자예요 . 오빠 오늘 저가 저녁 맛있게 지어 드릴테니
드시고 자고가요." 승용차가 아파트로 들어서자 혜진이 사는 동앞으로 승용차를 주차 해놓고 혜진의 손에든
비닐 봉지를 나누어 들고 승강기를 타고 혜진의 집으로 향했다.
딸 아이와 둘이 사는 아파트는 두 사람이 살기에는 조금은 커 보였다.
넓다란 거실엔 소파가 덩그러니 놓여있고 벽에는 혜진이 딸 아이를 가운데 두고 남편과 함께 찍은 사진속에서
밝게 웃고있다. 헤진이 비닐 봉지를 받아 식탁위에 올려놓고 리모컨을 켜자 거실 탁자 밑에있는 오디오 에서
음악이 잔잔하게 흐른다.. 혜진이 냉장고에서 쥬스를 유리컵에 한잔 따라들고 봉수에게 건네주며 " 오빠
조그만 기다리세요. 저녁 맛있게 해드릴께요." 혜진이 앞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저녁을 준비 하는 모습을
봉수가 두눈을 게슴츠레 뜨고 바라본다 . 아까먹은 '일나그라 ' 때문인지 봉수 거시기가 불끈 솟는다 .
" 아따 준태 말이 맡긴맞어 근방 기별이 온당게.오메 어차끄나 시도 때도 읍시 흐이고 나죽것네.에랏이 나도
모르것다." 주방에서 저녁 준비를 하고있는 혜진을뒤에서 껴안으며 봉수가 끙끙 거리자 혜진이 돌아서 봉수를
바라보며 " 오빠 된장국 쫄아든디 .여기서 아잉 ~오빠 짐승......" 헤진이 가스렌지 불을끄며 주방 바닥으로
쓰러지듯 드러누우며 봉수를 받아드린다. 아파트 베란다로 비추는 석양이 붉게 타며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저녁 노을이 아파트 창가로 타오르고 있다 .
격정에 순간이 지나자 아직도 조금전에 봉수와 치른 정사로 볼이 발그레 상기됀 혜진이 봉수 팔을배고 누워
가슴에 손을 얹고 눈을 감고 누워있다 . 봉수가 혜진의 가슴께로 손을 쓰다듬으며 " 혜진이 우리 아들 하나
낳을까?......" 말없이 듣고있던 혜진이 눈을 드고 봉수를 올려다 보며 " 늦동이..... 누가 키울려고요 . 오빠가
키울레. 집에 있는 사모님은 어쩌고....." 아들 하나 잇는게 먼저 저세상으로 가버려서.재산을 물려줄 자식도
없고. 집안에 기둥이 없으니,나가 요새 통 맘을 다잡을수가 없어서 ......" 혜진이 옷을 주섬 주섬 주워입고
가스렌지를 켜 됀장국을 덮혀 식탁에 음식을차려 봉수 손에 숱가락을 건네주며 " 오빠 ! 아들이 없으면
어떼요 ?.요새는 딸이있어야 비행기 타는 세상인데. 이렇게 오빠랑 언제까지나 만날수 있으면 좋겠다.
이제 오빠 없는 시상은 안꼬없는 붕어빵 인께롱. 난 인자 봉수오빠 없으면 못산당게요.
오빠! 힘내세요. 저는 언제까지 이렇게 오빠랑 함께 할수만 있다면 더 바랄게 없어요. 오빠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세요." "........." 봉수가 말없이 숟가락으로 된장국을 떠 입으로 가저간다.
혜진이 주방에서 설거지를 마치고 커피를 두잔 타서 쟁반에 받처들고 와서 봉수곁에 내려놓으며 리모켠으로
TV를 켜자 안주머니 에서 돈 봉투를 꺼네 쇼파에 올려놓으며 커피를 한모금 마시던 봉수가 " 혜진이 가실
끝나고 한 이틀 휴가내서 우리 어디 단풍 구경이나 같이 가자고. 이거 얼마 안돼는디 혜진이 써. 인자 나는
혜진이 없으면 못살거 같어." 봉수가 자고 가라는 혜진이에 손을 뿌리치고 나온다 . 저번에 은하수 다방에
춘자를 꼬셔볼라고 티켓을끊어서 식당에서 점심을먹다가 경애한테 걸려서 혼이 난 후로 여간 신경이 쓰여
자고 가라는 혜진을 뿌리치고 밖으로 나왔다 .
혜진과 정사를 치르고 난 뒤에도 봉수 거시기가 스그러들지 안는다 " 아따 반쪽만 묵어도 됀다든디 한알을
먹엇으니. 물건너온 거라 긍가 준태말이 맛긴 맞어 ? . 오리지날 어쩌고 하등마 ......" 집으로 돌아온 봉수 가
현관 문을열고 안방으로 들어서자 하루종일 마늘 심느라 품앗이를 다녀온 아내 경애가 추리닝 바지 차림으로
코를골며 피곤한지 세상 모르고 자고있다.
아내곁에 누운 봉수가 눈을 감고 누어 있어도 쉽사리 잠이 오지안는다. 봉수 거시기는 아직도 수그러 들줄
모르며 불끈거려 봉수가 아내를 돌아보며 엄지 발가락으로 꾹꾹 찌르자 피곤듯 경애가 돌아누우며 실눈을
가느다랏게 뜨고 " 오메 하루종일 들에서 일하느라 대 죽것그마 머땀시 옆구리를 찔러 됐싼다요 존일에...."
봉수가 아내 경애를 껴안으며 " 오늘 마늘 품앗이 한다고 힘들었제 일루 와봐 ." 봉수가 경애 스웨터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만지다 경애를 덮치자 잠결에 봉수를 밀어내며 " 오메 하루종일 일한다고 뼈마디가 쑤시고
허리가 쑤시고 어깨가 빠질려고 하는디 자다말고 왜 이런다요 .... 옴마 . 옴마 미경이 아부지~이....."
아내 경애가 옷을 주어들고 화장실로 가면서 남편 봉수를 돌아보며 " 오늘은 웬일이다요 . 다른 사람같이
기운이 쎄다요." 봉수가 웃음을 참으며 아내 경애를 쩨려보더니 " 아니 오렌만에 서방하고 잠자리를 함시롱
다른 남자를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여 시방 ." 화장실에 가려던 아내 경애가 방바닥에 털석 주저 앉으며
" 먼소리 다요 . 하도 오렌만 인께롱 좋아서 그러제 . 이날이 평상 나가 당신 하나만 바라보고 살었는디 . 나가
먼 벼락을 맞을라고. 그런 맘을 묵는다요.오늘은 별라도 기운이 쎈깨롱 좋아서 그러제 . 뭘 잡숴는디 오늘은
그렇게 기운이 쎄다요?....." 봉수는 속으로 가슴이 뜨금거렸으나 시치미를 뚝 떼고 " 응 . ! 영훈이 집에서
장어를 구어 먹었당게. 준태가 민물 장어를 갖고와서 준태랑 같이 구워먹었는디 영훈이가 '어두일미' 라고
해 싼시롬 지는 장어 대가리만 묵은시롬 나한테만 꼬랑지를 밀어 준시롱 많이 먹으라고 하드랑께' 영훈이 그
새끼가 어디서 주어들은 풍얼은 있어가지곤."
화장실에 들어가 뒷물을하던 경애가 봉수를 돌아보며 " 옴마 영훈이가 이녁을 생각해서 장어 꼬랑지를 줫그만
장어가 남자들 한테 좋다는디. 꼬랑지가 좋답디다. 영훈이가 이녁을 생각을 했그마. 앞으로 많이 잡수씨요.
나가 다음 장에가서 많이사다 줄텐께 인자 그만 나돌아댕기고 소 막사에 일좀 합시다 . 소가 새끼를 낳을랑가
내일은 소 막사에 청소좀 해야 쓰걷습디다 . 경애가 봉수의 팔을배고누워 손바닥으로 가슴을 쓸으며 봉수를
바라본다.. 눈을 감고 누운 봉수가 피곤한듯 팔을빼고 돌아누우며 코를곤다 .
몸이 방바닥으로 빨려 들어가는듯 피로가 밀려온다 젊은날 순천 아랫 장터에서 친구들과 건들 거리면서
주먹질 로 다저진 봉수도 흐르는 세월앞에 장사 없다고 이제는 많이 늙었다 .
오늘도 허리품을 두번이나 팔었다. 아내 경애가 봉수 얼굴에 흐르는 식은 땀을 닦아주며 " 얼릉 주무시씨요
내일 소 막사에 청소 할려면 ." 아내의 잔소리가 꿈결처럼 들려온다.
이튿날 아내가 어깨를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겨우 눈을 뜬 봉수가 아침을 먹고 농장으로 나가 트렉터 시동을
걸고 막사에 청소를 하고 기둥에 걸린 녹음기 에 테잎을 넣고 불륨을 높히자 송대관 이에 노래가 흘러 나온다
창고 에 처박아 둔 구형 녹음기를 소막사에 걸어두고 소들에게 음악이나 들려 주려고 걸어 둔거다 .
가을 햇살 아래 소들이 사료를먹으며 꼬랑지를 살랑 살랑흔들며 실없이 등에 달붙은 파리를쫒고있다 .
봉수가 기분이 좋은지 트렉터로 밀어 미끈거리는 바닥위에서 장화발로 스텝을 밟는다 .
출산을 앞둔 소가 새끼를 낳을려고 짚을 물어다 자리를 깐다.
신이난 봉수가 출산을 앞둔 소를 바라보며 손가락을 꼽으며 계산을 한다
송아지가 요즘 시세로 어림 잡어도 한마리에 삼백만원 인디 다섯 마리면. 기분이 좋아진 봉수가 트렉터로
소 똥을 치우고 나서 트렉터 바가지가 닫지안는곳에 똥을 치우다 녹음기에서 흘러 나오는 송씨 집안에 대관이가 부른 '차표 한장' 전주곡이 흐르자 미끌 거리는 소똥 위에서 스텝을 밟더니 삽을 들어 가슴께로 모으고
" 아싸라비아 .쿵다리 닭다 삐약 삐약 닭다리 잡고 뜯어 뜯어 사이다 콜라 톡 톡 싸. 엉덩이 살짝 볼기짝
돌리고 돌리고 . 순천 ,벌교 .고흥 찍고 녹동 터닝 오도 방정을 떨면서 미끄러운 소똥 위에서 스텝을 밟으면서
몸을 돌린다 스텝을 밟는 폼이 이제는 제법 자세가 잡혀 박자도 잊어 먹지안고 제법 잘돌아간다
요즘은 소가 옛날 같지않아 풀을 먹지않고 마른 짚에다 사료만 먹고 싸는 똥이라 미끄럽기가 얼음장같고
냄새도 고약스럽다 . 신이난 봉수가 다이아 몬드 스텝을 밟고 개다리 버전으로 몸써리를 치더니 다시 차차차
지루박.스텝을 밟으며 순천 .벌교.고흥.찍고 녹동.터닝 슬로우~ 슬로우~큌 퀵 녹동서 터닝을 해서 고흥으로
돌아서 나오다 오른쪽 장화발이 소 똥위에 미끄러지며 스텝이 뭉그러저 기우뚱거리며 비척거리다 소 똥위에
엉덩 방아를 찢으면서 그대로 나동그러지며 넘어진다. 새참을 가지고 나오던 아내 경애가 소똥에 미끄러진
봉수를 바라보며 " 워메 천빙을하요 천빙을해. 나가 살다 살다 인자 별꼴을 다 보요 . 어디서 그런걸
배워갖고. 요새 눈만 뻰하문 읍네로 싸돌아 댕기든마 . 그 빙을 할라고 .아이고 나가 복창이 터저서 못살건네."
아내 경애가 짚을 한움꿈 뭉퉁그려 봉수 엉덩이에 묻은 소똥을 닦으며 혀를 끌끌찬다. " 엉덩이 살짝 볼기짝
좀 그만 돌리고 언능씻고 농협에 볼일보로 간단시롬 누렁이 사료나 한포 사오시요. 어디 다친디는 없소. 오메
나가 애기를 됐꼬 산단께 애물단지여. 애물단지......." 봉수가 손에묻은 소 똥을 수도 꼭지를 틀어 물에다
씻으며 궁시렁 거린다. " 워메! 어제밤 꿈자리가 사납든마 사나이 가는길에 소똥이 브레이크를 걸어 분 다니께
아이고 워메. 엉치뼈야 하였튼 예술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든마 .아이고 내팔자야........."
한우회 사무실은 농협앞에 오이 작목반 사무실과 한 건물에 나란이 마주하고 있다 .
농협에 딸린 비료 창고를 사무실로 개조해서 오이 작목반과 나란히 같이 쓰고있다 .
사무실을 지키는 김양이 봉수 앞에 커피를 뽑아서놓으며 한우회 회장님이 읍네 군의회 에 들려 조금 늦는다고
점심을 근처 식당에 예약을 해 놨다고 기다리랍니다.
한우회 회장은 비봉산 아래 농장을하면서 작년에 군의회 의원으로 당선이 돼서 요즘 읍네로 나 다니며
열심히 한우회 사무실 과 군 의회에 출입하느라 좀처럼 만나기가 어렵다.
농협에 들른 봉수가 강아지 사료를 사서 화물차위에 올려놓고 사무실로 들어오니 같이 소를 키우는 영경이
동일이 희상이가 들어온다 .
" 아니 오늘 먼일로 모이라고 한것이여." 동일이 봉수를 처다보며 궁굼하다는 듯 묻는다 .
희상이 담배를 꺼내물고 라이타를 켜서 불을붙혀 한모금 빨아 연기를 내품으며 " 이잉 . 그 머시냐 긍게
우리 한우가 청정 한우로 선정이 돼 부러갖고 서울 어디 큰 백화점으로 납품을하게 됐디야. 글고 회장님이
작년 선거에 우리 한우회 회원들도움이 많어 땀시롱 점심이나 한끼 하자고 긍갑서. 인자 걱정할거 읍시 맘
푹놓고 소나 열심히 키우면 됀다고 회장님이 그래 쌑등마..... 아이 김양아 뜨근 뜨근한 커피나 한잔줘....."
김양이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서 테이불 위에 올려놓자 전화기가 울린다 .
김양이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받더니 전화기를 내려놓으며 봉수를 돌아보며 " 회장님이 지금 식당에 음식
준비가 다 됐다며 고흥 식당으로 오시랍니다 . 어서 그리로 가셔서 점심 드시고 오세요 ,"
희상이 담배를 재떨이에 부며 끄며 " 어이 . 김양도 사무실 문닫고 같이가서 점심 먹고 오드라고 잉."
" 아니예요 .저는 나중에 시켜 먹을께요 . 먼저 다녀오세요......" 김양이 컴푸터를 켜면서 마우스를 손에쥐고
희상을 돌아보며 웃는다.
종수가 경운기 에다 오이를 상자에 담아 농협 마당으로 털털털 거리며 들어선다. 올해 처음 수확하는 오이다
대형 화물차가 농협 마당 한켠에서 오이를 싣고있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새벽시장 시간을 맞추기위해
수거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일이라 아직 점심도 먹지못했다. 종수가 경운기를 몰고 한우회 사무실 앞을지나
농협 마당으로 들어서자 한우회 사무실에서 음악소리가 흘러 나오면서 봉수가 동일을 부둥켜 꿀어안고 있다
점심을 먹으면서 반주을 곁들었는지 가을 햇쌀에 익어가는 고추처럼 얼굴이 불그죽쭉 열이 나는지 창문을
열어 놓고 컴퓨터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에맞춰 스텝을밟던 봉수가 동일이 턴을하도록 어깨를 밀어
당기며 . "어이 영경이! 이것이 지루박인디 한번 배워보소. 읍네 노래방에 가면 여자들 끌어안고 신나게 밀고
땡겨보게. 젊은 아짐씨 들이 짤싹달라붙어 워메. 보듬고 한번 땡겨봐.전기가 짜릿짜릿 한당게....."
의자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던 희상이 김양을 돌아보며 " 김양 음악좀 신나는거 한번 틀어봐.
춤은 디스코가 줼이여 .한잔 묵고 몸써리가 나도록 신나게 흔들어 부러야제 . 남사스럽게 대낮에 숫놈들끼리
끌어안고 먼 빙이여." 김양이 컴퓨터 마우스를 클릭을 하더니 Bee Gees가 부른 토요일밤의 열기 OST 곡인
스테잉 얼라이브(Stayin alive) 틀어 볼륨을 높이자 희상이 담배를 재털이에다 꼬불처 커피를 부어 담배 불을끄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몸을 흔든다.
영경이 개다리 춤으로 몸을 흔들자 다이아몬드 스텝으로 엉덩이를 흔들던 희상이 허공에다 손가락을 찌르며
"이 음악이 존 트래볼탄 가 먼가 하는 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반 공일밤에 열기' 거그에 나오는 팝송인디
디스코는 이 음악이 쥘 이등마. 아 거머시나 디스코는 다이아 몬드 스텝에다 손꾸락으로 허공을 살살 찌르는
맛인디. 아~ 봉수형님 머단다요 이렇게 된장 고치장~ 된장 고치장~.신나게 흔들어 보랑게......."
봉수가 동일의 어깨에서 손을풀고 관광버스 막 춤을추자 템포가 빠른 디스코 음악에 경운기에서 오이 상자를
들어 화물차에 올려주던 종수가 한눈을 팔다 오이 상자가 손에서 미끄러저 땅바닥으로 떨어저 상자가 부서지자 주워들고 한우회 사무실을 처다보며 얼굴을 찡그리며 푸념을 한다. " 담구멍에 쥐새끼가 고양이 간장을
녹인다 등마 썩을 새끼들이 참말로 연빙을 하고 자빠젔네 대낮부터 쯔쯔쯔 .... 낮술에 취하면 지 애비 애미도
몰라 본다든마 . 벌건 대낮에 저걷들이 아까는 뚜엣으로 빙을 하등마 인자는 떼거리로 놀고 자빠젔당게 .
가실할라고 갯논에 도개 처놨등마. 어짜끄나 비오문 안됄끊디 저렇게 떼거리로 날굿이를 한걸 봉께롱 낼은
영락없이 비 오것그마. 문등이 들이 대낮부터 아조 생지랄을 하고 있그만 빌어멀을 놈들이 나가 자들한테
홀레갖고 아까운 오이만 한상자 땅에 낼차갖고 깨부렀네. 도리솔밭 귀신은 머한가 몰겄당게.
저것들잔 안 잡어가고 쯔쯔쯔....."
호석이가 어머니 병원에 모시고 다녀온다고 늦게 농협 마당으로 들어서 차를 주차장에 대고 종수를 보며 인사를 건네자
" 아따 ! 오늘 한우회 사무실에 먼 좋은일이 있능가 ? 봉수가 얼굴이 벌개갖고 설친걸 봉께롱 ."
호석이 차 문을 리모콘을 눌러 잠그고 영경을 돌아보더니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며 얼굴을 찡그린다
" 아따 먼 짖거리여 . 대낮에 남들 욕하는줄 모르고 . 어이 김양 음악좀끄소 정신이 하나도 없그만 ." 호석이
봉수를 바라보며 " 형님 대낮에 먼 짓꺼리요. 사람들이 욕하는줄 모르고 철딱사니 없이. 형수 혼자서 농장 서
쎄가 빠지게 일하등마 . 얼릉 집에 넘어 갑시다." 호석이 사무실 문을열고 나가자 분위기가 시들해저 하나 둘
한우회 사무실을 빠저 나간다 .
호석이는 봉수와 한 마을에 사는 열살 아래 동생이다 .
몇년전 봉수가 아내와 관광여행을 다녀오면서 밤늦게 도착해서 뒷방에 홀로 게시는 어머니 방을 들여다
보지도 안았다 이튿날 아침 어머니 민숙이 보이지 않자 그때서야 여기 저기 찾았으나 민숙은 보이지않았다 .
옆동네에 사는 외삼춘 집에도 전화를 걸어 확인했으나 어머니가 오지 않았다고 했다 .
마을 이장에게 부탁하여 회관에서 어머니를 찾는 안내 방송도 했으나 해가 저물도록 그 어디에도 어머니의
모습이 보이지않았다. 오후의 석양이 비봉산으로 깔딱거리며 자지러질 즈음 호석이가 찾아와 마을 뒷켵에
있는 남새 밭으로가서 함께 둘러보다 밭고랑 언덕에 머리에 피가 엉겨붙어 숨진 어머니를 발견하고 호석이
경운기 에다 어머니 시신을 싣고와서 장례를 치렀다. 홀로사는 호석이 항상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 다니면서
읍네 병원의사나 간호원들 사이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효자다 .
봉수는 어머니 장례를 치르고 난 후로 열살이나 아래 동생인 호석을 볼때마다 가슴 한켠에 어머니에게 불효한
죄책감 으로 호석이 앞이면 괜히 어깨가 움추려드는 걸 느끼곤한다.
봉수가 화물차를 몰고 농협을 빠저나와 마으로 돌아가기 위해 도로를 접어들어 화물차 악쎄례다 를 밟는다
점심으로 곁들어먹은 반주로 취기가오르며 졸음이 쏱아진다 .
젋은날 순천 아랫 시장에서 한가닥 했던 탄탄한 근육질로 다저진 봉수도 유수처럼 흐르는 세월때문인지
면 소재지를 벗어나 마을로가는길에 자꾸졸음이 쏱아진다. 봉수가 졸린듯 한손으로 핸들을 쥐고 창문을 연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드르르 드르르 진동을 해댄다. 봉수가 졸린듯 눈을 껌벅 거리면서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들고 번호를 확인하려고 액정을 살피다 핸드폰이 손에서 미끄러지며 발아래로 떨어저 드르르 드르르
진동을 한다. 봉수가 허리를 굽혀서 발아래 떨어진 핸드폰을 주우려고 손을 뻗어 더듬는 순간 화물차가
중앙선을 넘어서며 흔들거린다. 핸드폰을 주워들고 머리를치껴드는 순간 건너편 내리막 고개길을 과속으로
달려오는 대형 화물차와 정면으로 충돌하여 종이장처럼 구겨진 봉수차가 언덕 아래로 굴러 떨어저 버린다.
기철이 읍네 병원에서 당뇨병 치료를 받고 봉고차를 몰고 마을로 돌아오다 면소재지 를 벗어나자 비상등을
켠 119 구급차가 싸이렌을 울리며 다급하게 추월해가자 기철이 안전벨트를 당겨서 에깨에 걸처매고 고개길을
돌아가자 경찰 순찰차가 비상등을 켠체로 한쪽 도로를막고 경찰이 도로 한 가운데에서 차량을 통제하고있다
기철이 차에서 내려 다가가니 벼가 누렇게익은 논 바닥에 봉수 화물차가 종이장 처럼 구겨진 체로 처박혀있다
119 대원이 깨진 유리창 사이로 손가락을 뻗어 봉수목에다 대고 맥박을 확인하더니 고개를 가로젓는다.
찌그러진 창문으로 작기를넣고 차체를펴서 봉수를꺼내 엠불런스에 옮겨싣고 사이렌을울리며 읍네 병원을
향해 달려간다 . 기철의 연락을 받은 이장 성규가 정집사 밭에 마늘 품앗이를 하던 경애와 정집사를 태우고
사고 현장으로 나타나자 종이장처럼 구겨저 논바닥 처박힌 사고 차량을 레카 차가 견인하느라 논 바닥에서
끌어 올려 도로 한켠에 올려놓자 시뻘건 피가 줄줄 흘러 나온다 이를 본 경애가 떡썩 땅바닥에 주저앉자서
빨버둥을 치며 울다 그만 넋을 잃고 쓰러지자 정집사가 다가와 경애를 끌어안고 소매끝으로 눈가를 훔친다.